영혼의 무기 - 이응준 이설집
이응준 지음 / 비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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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의 블로그 junbunker의 모든 글을 탐독하던 시절, 그의 거침없는 냉소적 해학과 첨단을 달리는 통찰에 신명나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글들은 지워졌고, 블로그는 폐쇄되었다. <무정한 짐승의 연애>, <국가의 사생활>, <미리 쓰는 통일 대한민국에 대한 어두운 회고> 등 그의 책을 사모았지만 항상 동시대의 사안에 대한 그의 논평을 실시간으로 듣고 싶어 갈증이 났다. 그가 연재하는 것을 알게 된 Littor, axt를 매월 축복처럼 구입하고 있다. 그의 방황과 투쟁은 누군가를 향한 위로이자, 사막같은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격려, 용기이다. 대체 무엇을 위한 투쟁인가, 독립군을 방불케하는 그의 독백이 때론 과장스럽기도 하지만 그러므로 그는 아직 젊다. 내 나이를 자주 잊듯 그의 나이를 상상하는것을 그만둔다. 반려견의 죽음에 무덤덤할 수 있는 어른이 되지 못하는 그를 격려하고 위로해주고 싶다. 하지만 나는 그가 말하는 그의 책을 읽지 말아야 할 부류일지도 모른다. 전력투구하지 못하고, 쉽게 체념하는 위선자. 언제나 착한 사람이지만 그러므로 제 적을 가질수 없는 무용한 자.

어머니의 두번째 수술. 옆에 있을 보호자로서 전주에서 광주로 이동한다. 이럴 때면 이응준의 글이 그립다.

그의 글이 800p 가까이 담겨있는 그의 책은 이런 나를 위한 선물이다. 이응준이여, 만수무강 하시라. 당신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나를 위해서.

벌써부터 갈증이 난다. 이응준의 책은 계속해서 출판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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