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 죽기 전에 꼭 1001가지 시리즈
마크 어빙 외 지음, 김희진 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인류가 수렵과 채집 그리고 유목생활에서 점차 농경문화로 삶의 터전과 생활상이 바뀌게 되면서 정착생활을 하게 되었고 그런 삶의 환경에서 고정된 형태의 건축물이 자연스레 생겨났으며 가족중심의 씨족 개념에서 국가형태의 집단거주 지역으로 문명이 발전하면서 건축기술 또한 발달하게 되었는데 고대의 건축물들은 대부분 절대 권력을 상징하거나 신전 중심의 제의적 성격이 강하였으며 중세시대로 오면서 유럽을 대표했던 건물들 역시 왕이나 귀족들을 위한 건물들이거나 종교적인 건물들이 대표적이었지만 근대이후 과학의 발달과 기술로 그동안 인류의 문명들이 도전하지 못했던 마천루들이 각 나라를 대표하고 상징하는 건축물로 도심마다 세워지게 되면서 소수에서 다수로,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중심축이 옮겨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인간의 필요에 의한 단순한 건축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속에는 인간의 복합적인 요소들(정치, 경제, 문화, 생활환경)이 결합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여행을 하거나 길을 가다가 시선을 멈추게 하는 건축물들을 볼 때면 그저 그 웅장함이나 때론 세월의 모진 풍파 속에서도 당당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위엄은 옛 장인들의 숨결을 느껴보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현대의 마천루들은 서로를 경쟁하듯 더 높이를 추구하는 인간의 교만함마저 느끼게 된다. 그러나 현대의 건축물들만이 과학기술을 힘입어 신의 영역이나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인류사에 있어서 고대시대 우르의 지구라트는 제왕적이거나 제의적인 상징물이었지만 성경에서는 신의 영역에 다가가려 했던 인간들의 교만의 상징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그런 인간의 야욕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동력을 착취했을까를 생각해 보면 장엄함 앞에서의 탄성보다는 씁쓸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인류의 모든 건축물들이 씁쓸함만을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는 최근에 마로니에북스에서 출간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건축학과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건축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100여 나라의 1001개의 건축물을 소개하고 있어서 인류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건물을 통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과 책을 통한 색다른 여행의 경험을 해 보고 싶었기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의 구성은 고대에서 르네상스로, 제국에서 혁명으로, 모던의 탄생, 모더니즘에서 글로벌리즘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의 등장, 미래 속으로의 구성으로 편집되어 있으며 고대보다는 현대의 건축물들을 많이 소개를 하고 있으며 서구, 중국, 인도의 문명을 중심으로 세상을 봐왔던 선입견 때문에 서양 건축가와 건축물이 많이 소개가 되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되는 건축물들은 대부분이 좋은 건축물에 대하여 소개를 하고 있다. 좋은 건축물이란? 물음에 저자는 “감동을 주는” 건축물이 좋은 건축물이라고 언급을 하고 있으며 좋은 건축물을 짓기 위한 조건들에 대해서도 서문에서 언급을 하고 있다. 반면 인간의 야만적인 것과 무모한 도전 그리고 독재의 병폐를 보여주는 건축물도 소개를 하고 있는데 100여 나라의 건축물을 언급하는 책에서 가장 궁금한 건축물들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나라의 건축물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건축물이 언급되어 있다면 몇 개나 그리고 어떤 건축물이 언급되어 있을까? 인데 책으로 확인하기 전에 생각해 봤던 건축물들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에 실망을 했지만 내가 모르고 있던 혹은 이런 건축물이 세계에서 꼭 봐야할 건축물이라니 저자는 어떠한 의도에서 이런 건축물들을 선정했을까? 궁금해 졌다.


우리나라에서 봐야할 건축물은 총 6개가 언급되고 있는데 모든 건축물들이 사진과 함께 소개가 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 했던 건축물과 현대의 건축물이 조화롭게 소개가 되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물론 멀고도 가까운 나라인 일본과 비교를 한다면 같은 동양권이지만 일찍이 서양의 문물을 받아 들였다고 하여 현대 또는 근대적 개념으로 건축물을 평가하고 또한 고도의 기술로 포스트모던과 미래의 건축물로 대거 소개가 되는 것을 보면 괜스레 샘이 나고 약이 오르지만 그나마도 소개되지 못한 나라의 건축물과 비교를 한다면 자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으리란 생각을 해 본다. 또한 첨부된 사진이 없어서 확인하지 못 했던 우리나라의 건축물들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은 추억 여행이 되리라 생각하니 나쁘지 만은 않다.


책장을 넘기면서 특별히 가보고 싶었던 곳과 가봤던 곳을 만나게 되면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게 된다. 그것은 대부분 고대의 건축에서 느끼는 감정들인데 그곳은 역사의 현장이며 꼭 가봐야 할 여행지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진을 통해 그곳을 보고 건물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설명들은 그 감동을 한층 더해준다. 또한 세계역사의 중심지인 유럽의 건물들을 보며 찬란했던 문화의 현장들과 예술의 혼을 담은 건축양식을 볼 때 제국의 위용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현대와 미래를 연결해주는 건축물들 또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관광 명소가 되기도 하는데 자연친화적인 건물에서부터 실험정신과 도전정신으로 완성된 건물, 때론 역사적 바탕에서 세워진 건물 등 다양한 기법과 소재로 뛰어난 예술적 작품으로 평가 받는 건축물들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생각하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건축은 “그 이전의 모든 것들과 뚜렷하게 다르며, 후에 오는 모든 것들에 영향을 끼치는 작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것은 새로운 시대의 획을 긋는 것이며 새로운 시대를 창조하는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을 통하여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건축물들을 만나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 감동과 함께 예술적 감성과 역사적 현장 그리고 미래 속에서 인간의 오만과 무모함이 아닌 좋은 건축에 대한 새로운 눈을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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