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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살아있다 - 찾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시인의 모든 것
민윤기 지음 / 스타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살아있는 셀럽이었다면 범인이 가지지 못할 엄청난 수준의 팬심 혹은 열정으로 만들어졌을 만한 책이다. 그만큼 시인 윤동주에 관한 주변인의 증언과 관련 기록들, 사진 등을 구석구석 수집해 만들었다. 많은 소중한 자료들이 여러 이유로 소실되고 인위적으로 사라졌음에도 작가를 비롯해 시인의 주변 인물들의 노력이 책에 묻어났다. 역사와 위인에 대한 이야기가 이렇게 사람들 모르게 잊혀 가는 와중에도 열심히 기록을 모으는 분들이 계시기에 독자로서, 한국인으로서 감사한 마음이었다.
내년 2022년은 어느덧 윤동주 시인이 돌아가신지 77주년이라고 한다. 십으로 떨어지지 않아도 뭔가 특별히 여길 만한 것이, 불과 얼마 전 느닷없이 중국에서 자기들 시인으로 뺏어가려 했기 때문에. 그 뉴스를 떠올리며 깊이 새겨둬야지 하는 마음으로 책을 폈다.
어릴 때 위인전 세트도 읽어보고 했지만, 윤동주 시인에 대한 내용은 많이 떠오르지 않는다. 시를 많이 썼고, 너무 안타깝게 광복을 눈앞에 두고 세상을 떠난 사실. 그래서 어떤 전기보다 세세한 윤동주 시인에 대한 이야기, 특히 가족과 집안 이야기는 그 자체로써도 흥미로웠다. 죽음과 탄압에 있어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충격적인 사실도 많았다. 한편으로는 당시 일본인들이 흠모하는 이가 많았다는 등 의외여서 놀라운 사실도 있었다. 다시 시를 보면 일제강점기 시절 모든 시가 그러했지만 당시의 참혹한 현실이 여실히 반영됨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꼈다. 특히다 타지에서의 외로움과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짙었던 이유 역시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런 아픈 역사를 들여다볼 때마다 생각하곤 한다. 내가 이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어떤 방송에서 역사 강사가 말했다. 요즘 애들과 옛날 그 시절의 위인들과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마일 같은 아이가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어떤 일을 해냈을지 모른다고. 그렇다 해도 나는 윤동주 시인과 같이 시를 써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자신의 소망을 담아 그토록 진중하게 언어로 표현해 내는 것은 범인이 해낼만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의 생은 비극적이지만 우리에게 남은 시와, 그의 기록을 이렇게 힘써 모아주는 이들의 노력이 아직도 뜨겁기에 그는 계속, 앞으로도 '살아있을' 것이다.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지원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