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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 - 미공군의 공중폭격 기록으로 읽는 한국전쟁
김태우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평점 :
저자가 마지막에 썻듯이 박사학위논문을 기반으로 해외자료와 인터뷰 등을 보완해서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인류가 비행기를 발명하자마자, 사악한 목적으로 비행기를 활용하게 되었는데..단순 폭탄투하의 기능을 능가하는 "전략폭격"의 이론의 토대를 마련한 인간은 이탈리아의 '줄리오 두에' 입니다.
이 냉혹한 인간은 군사목표보다 공업목표를 중시해야하고, 전국의 도시에도 인정사정없이 타격을 가해야한다고 주장하여 민간인살상을 주장하고, 2차대전때 영국의 폭격기사령관 아더 해리스는 "지역폭격"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독일의 도시들을 파괴하면서 민간인살상에 앞장섭니다.
태평양에서는 커티스 르메이장군이 일본 도시들을 소이탄을 이용해서 파괴하고.. 책에 나와있듯이 인종적 편견을 가진 미국은 아시아인에 대한 살상에 거부감이 없이 한국전에서도 인간의 잔혹한 본성을 그대로 발휘하면서 무차별 폭격을 하게 됩니다. 평소에 북한의 미국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복수심의 근원이 궁금했었는데, 이책을 읽고나서 의문점이 해결되었습니다.
한때 "동양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릴정도로 기독교포교가 대성공한 지역이던 북한은 일제의 강압통치에 고생하던 주민들에게 동정적이던 미국선교사들의 교육, 의료선교활동으로 미국에 대한 호감이 높았지만, 한국전때 공업도시에 대한 전술폭격과 3년내내 이어진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폭격으로 소련자료추산 28만명의 폭격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지금처럼 반감을 갖게 되고, 제공권을 빼앗기면서 모든 건물, 심지어 저수지까지 폭격으로 파괴되면서 북한인들의 생활은 밑바닥수준으로 내려앉아서 휴전협정을 서두르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단순하게 미군 폭격기들이 전투원과 군사목표를 타겟으로 공격했다고 생각했지만, 일본에서 출격해서 한국상공에 머무는 10- 15분 사이에 목표를 발견못하면 흰옷을 입은 민간인들도 점령지에 체류하는 잠재적 적들로 간주하여 무차별 살상을 하였다는게 씁쓸합니다.
어릴적 본 영화 "배틀힘"에서 피난민들이 학살당하고, 귀환한 가해자 미군 조종사가 흐느끼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타국에서 자신들보다 훨씬 못한 민족이라고 생각하면 못할짓이 없는게 인간의 본성입니다. 미국이 잔인하다고 할수없는게 2차대전당시 독일과 영국, 일본도 제공권을 장악하면 별의별짓을 다했으니까요.. 한국전의 피해자입장에서 폭격이라는 주제로 다룬 흥미로운 책이고, 북한 항구에 대한 기뢰부설과 제거작전이 생략된게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