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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ㅣ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큰 아이를 입학시키면서 선생님으로부터 추천받은 책 -모모
익히 들어온 책제목이라 별다른 기대는 없었다. 어느 드라마에서까지 추천했던 책이라 뭐 흔히들 말하는 명작이니 식상할 것이다 라는 선입견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선생님이 추천하면서 모모가 어떻게 노는 지 한번 보세요. 우리 아이들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셨다. 그렇단 말이지...특별한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싶어서 알라딘에서 중고로 구입했다. 다행히 책은 깨끗했고 시작은 평이했다.
그런데 모모가 아이들과 노는 모습은 내가 어릴 적 동네친구들과 놀았던 바로 그 상상놀이였다. 함께 이야기를 만들고 연극도 하고 우리가 놀던 공터와 나무는 세상 어디든 될수 있었다. 모모의 옛 원형극장터처럼. 그리고 그 시간도둑-회색신사들은 우리에겐 너무도 익숙한 그 이미지가 아닌가 작가 자신이 쓴 것처럼 1970년대에 이미 2000년대에 다가올 현실을 내다보고 있었던 것처럼...아니 혜안을 지닌 자라면 자연스럽게 알게되는 것일까. 그걸 알려주고 싶었던 것일까...메말라가는 이 세상의 모습은 온정마저도 꾸며지고 공식화되는 이 세상을...사람들을...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끝없이 재생산되는 이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어딘가에 숨어있는 모모 같은 존재들이 그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이 오고가고 책을 놓울 수가 없었지만, 큰 아이 학교 챙기고 작은 아이 뒷치닥거리 하며 혹은 혼자 무언가에 빠져 며칠 걸려 간신히 책을 읽어낼수 있었다. 다읽은 지금은 궁금함을 해소하고 이야기의 끝을 보았다는 기쁨도 있지만, 이야기에 고파있는 내 자신을 바라볼수 있었다. 컴퓨터를 켜고 마하엘 엔데와 그의 이야기들을 검색하고 있는 걸보면...다음 이야기가 너무 기다려진다. 마음이 훈훈해지는 그 느낌, 시원해 지는 그 느낌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