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폼 셀프 인테리어 - 업사이클링, DIY 생활 속의 행복
박인정 지음 / 성안당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날 가구를 새롭게 배치하고 나니 보이지 않던 벽지의 색바램이 자꾸만 눈에 들어왔다.

'저걸 어쩌면 좋지? 벽지를 새로 발라야 하나?' 하면서 시작된 나의 고민은

셀프인테리어와 DIY 라는 신세계로 이어졌지만 '와 정말 멋지다. 대단해' 하고 감탄하면서도 막상 도전해 보기엔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좀 막막함과 '망치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려움 때문에 쉽사리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런 내게 리폼 셀프인테리어, DIY계에서 유명한 블로거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주저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에 용기도 필요하다' 라고 고백하며 자신도 그러했다며 용기를 내라고 조용히 응원하는 책을 만났다.

'업사이클링, DIY 생활 속의 행복, 리폼셀프인테리어' 박인정 지음 / 출판사 성인당

셀프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그와 관련된 분야의 책을 최근 몇 권 훑어 본 적은 있었지만 '업사이클링, DIY 생활 속의 행복, 리폼셀프인테리어'는 기존의 책과는 좀 색다른 느낌이었다.

기존의 책들은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집중되어 있는 정보 위주의 가이드북이라면 이 책은 '이 가구에는, 이 소품에는, 이 리폼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숨어있어요'라면서 DIY하고 리폼하면서 느꼈던 고민과 행복, 그리고 소소한 기쁨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담아내 마치 한 권의 에세이 포토북을 보는 기분이었다.

책을 굳이 분류하자면 '에세이 + 리폼 가이드북' 이라고 할까?

그만큼 따뜻한 감성이 담긴 글과 예쁜 사진들이 마음과 눈길을 사로잡았다.

'연년생 아이 둘을 키우면서 창밖의 세상과 단절된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로 시작해서 리폼이란 세계를 처음 만나게 되었던 스토리는 나 역시도 그런 시절을 보낸 두 아이의 엄마였기에 깊은 공감과 울컥함마저 느껴졌다. 이젠 어느 정도 내 손에서 육아의 힘듦을 내려놓고 나선 지금에야 난 내가 있는 공간, 주방, 거실, 아이 방을 둘러보면서 새롭게 변화시키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것만이 다를 뿐...

또 책엔 가감되지 않은 저자의 행복한 일상과 가족에 대한 애정이 엿보인다.

그래서 더욱 더 따뜻한 감성이 담긴 책으로 완성 되었고 저자가 만든 작품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공감 때문인지 저자와 책에 대한 친근함과 따뜻함이 느껴져 더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은 집의 각 공간에 따라 저자가 만든 작품들에 스며들어 있는 스토리가 주를 이룬다.

물론 셀프인테리어 가이드북인 만큼 그 작품을 만들 때 각각 어떤 준비물이 필요하고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처음 책을 받고 나서 훑어 볼 때는 만드는 법이 너무 간략하고 모르는 재료 이름이 나와서 나 같은 초보자에게 diy 책자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까란 걱정은 좀 되었지만 좀 더 세심하게 읽어보니 이건 어느 곳을 고정할 때 사용되는 거구나, 이건 이런 기능을 하는 재료인가 보다 하면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동안 나온 셀프인테리어나 diy 책을 보다 보면 원목을 활용해서 재단하고 연결해서 붙이고 하는 큰 작업들이 많아서 초보자인 나는 감히 도전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었다. 그에 비해 리폼셀프인테리어는 부피가 큰 가구를 만드는 소개는 적은 편이다.

대신 '공간마다 스토리가 담긴 집을 꾸미면서 기법 위주가 아닌 생활 속의 작은 팁을 담았습니다'란 발간사처럼 우유곽, 옷걸이, 택배상자 등 실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서 초보자도 쉽게 도전해볼만한 재활용품 리폼과 간단하지만 독특한 아이디어가 숨은 소품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어 '글로 리폼을 배웠어요'하는 리폼 초보인 내게는 안성맞춤 가이드북이었다.

그 중 내 눈을 사로 잡았던 재활용 리폼 아이템이 있다면 바구니와 니트를 리폼해서 만든 전기선 정리함이었다. 나 역시도 멀티탭에 휴대폰 충전기가 꽂혀서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을 보고 어떻게 깔끔하게 정리할까를 고민했었는데 저자의 바구니 리폼 전기선 정리함은 기발한 아이디어에 멋스러움이 더해져서 '어 이건 정말 꼭 만들어 보고 싶다'는 아이템이 되었다. (안 입는 니트는 있는데 바구니가 없어서 당장 저런 바구니 하나 어디 없나 찾아보고 있다는 ^^)

책엔 그 밖에도 택배상자를 활용한 액자, 종이상자 가방, 헌 냄비 활용 야채과일 수납함처럼 다양한 리폼 아이디어를 보여주는데 이를 보다 보면 '발상의 전환=리폼'이란 것을 깨달게 된다. 그전까지는 '상자=상자일 뿐이란 생각만 했었다면 저자의 '택배상자를 활용한 액자'를 보고는 '상자=액자도 될 수 있다'로 생각의 폭이 커지는 것이다.

(종이가 재료인만큼 가벼워서 못질하지 않고 시침핀이나 꼭꼬핀을 이용해서 벽에 걸 수 있으니 정말 좋은 아이디어다.)

거기에 덧붙여서 저자는 택배상자를 잘라서 액자를 만들었다면 '나는 택배상자 대신 따로 자르거나 접을 필요없는 속옷상자를 활용해서 원단을 딱풀로 붙여서 액자를 만들어야겠다'라는 좀 더 편한 리폼 방법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에게 좀더 무한한 상상과 아이디어를 주는 책이 이 '리폼 셀프 인테리어'란 책이 가진 매력 아닐까?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따라해 보고 싶은 창고문 칠판페인팅을 비롯한 아이 방 소품들과 발코니 인테리어 diy, 부부를 위한 안방 인테리어 tip 까지도... 예쁜 색감과 기발한 아이디어 때문에 놓치지 않고 필독하게 만든다.

풍선을 활용한 털실 볼 모빌을 보고는 아이디어 feel 받아서 우리집 침실 스탠드 전등갓을 리폼했다 ^^ 유리로 되어 있던 전등갓을 깨뜨렸는데 맞는 전등갓을 찾을 수 없어서 그냥 알전구 상태로 사용 중이었는데 풍선 볼을 보는 순간 '이거다!' 싶어서 얼른 만들었다. 집에 풍선이 없어서 대강 신문지를 동그랗게 뭉치고 랩으로 칭칭 감고는 그 위에 털실을 감고 풀칠을 해서 모양이 길쭉해지고 찌그러져서 풍선처럼 예쁜 모양으로 완성이 안 되었지만 그래도 도전해봤다는 게 중요한 것 아닐까? 요즘엔 코튼볼이라는 작은 볼 형태의 전구가 많이 눈에 띄던데... 요것도 이걸 응용하면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참, 나처럼 이 아이디어를 활용해서 전등갓이나 코튼볼을 만들 사람이라면 털실보다는 종이재질로 되어 있는 끈을 활용해서 만들고 전구를 LED 등으로 활용해야 된다. 물론 풀을 먹였기 때문인지 짧은 시간 동안만 스탠드를 켜놔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털실이 그을리거나 타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안전을 위해서는 LED 전구 교체는 필수일 것 같다.

과정샷은 생략 ~ 만드는 과정은 '리폼 셀프 인테리어' 책을 참고하면 누구나 충분히 만들 수 있으니까 ^^

그리고 좀 더 용기를 내어 본다면 나 역시도 내가 결혼할 때 준비했던 장롱을 페인팅하고 손잡이도 새롭게 교체해서 리폼해보고 싶다. 물론 요건 좀 더 리포머로 경력이 쌓인 후겠지만...

내 신혼시절의 이야기가 담겨있고, 딸과 아들 방에서 지금도 훌륭히 옷장 역할을 해주고 있어서 애정하면서도 세월의 낡음을 비껴갈 수 없는 그 장롱에 새로운 생명력을 넣는 그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

그래도 이런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건 '실패를 웃으며 넘겨야 하고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저자의 경험담 때문인 것 같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하는 건 아니니까... 실패를 통해서 배우고 또 성장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게 된다.

리폼, diy, 셀프인테리어라는 무궁무진한 신세계~

참 그 무한한 세계가 요즘 들어 너무 좋고 재미있다. (무한 애정, 무한 중독이다)

'리폼 셀프인테리어'를 읽고 나니 그 좋음에 덧붙여서 이 책의 저자 꼼지락 하이디처럼 나 역시도 앞으로 만들어 가게 될 무엇인가에 우리 집만의 히스토리, 가족들의 이야기가 담긴 그런 리폼과 diy로 공간을 채우고 만들어 가고 싶단 조그만 소망 하나를 더하게 되었다.

기술보다는 어떤 이야기가 담긴, 어떤 추억이 담긴 리폼과 셀프인테리어를 하게 될지에 대해 더 생각하게 만드는 책 '리폼 셀프인테리어'

책장을 덮고도 따뜻함이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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