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은 빼고 갈게요! - 10대끼리 떠난 파란만장 자발적 여행기 지식은 모험이다 13
아름다운재단 기획, 고우정 글, 이면지 그림, 공정여행사 트래블러스맵 도움말 / 오유아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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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병을 얻어 여행은 커녕 병원과 각종 치료원을 전전하는 처지라 남들이 호캉스니 해외여행이니 갈 때, 난 앉아서 여행하자는 심산으로 책을 골라본다. 청소년들과 예술수업으로 만나고 있으니 기왕이면 청소년 여행기로...요즘 청소년들의 욕구나 성향도 알아볼 겸...이 책이 딱이다. 아이들이 기획서를 써내면 아름다운 재단이 여행경비를 댄다, 아름다운 발상이다. 기업들이 기업홍보 차원에서 대학생 배낭여행을 지원하는 건 많이 봤지만 청소년을 후원하는 건 좀더 '난' 기획같다. 요즘 청소년들이 문제다 뭐다 하기 전에 청소년들이 자신의 욕구와 세상살이의 접점에서 자발적으로 다양한 체험할 수 있게 장을 마련해준다는 것ㅡ이것이야말로 '어른'다운 발상 아닐까.

기획과 스케줄 작성,역할분담,예산 집행까지 아이들이 했다. 책임있는 행동으로 의젓함을 보여주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는 실수와(숙소 체크아웃시 마지막 점검을 맡은 친구가 자기 짐을 까먹는다든지) 그 실수를 보듬는 우정, 닮은 듯 다른 각자의 취향의 발견들이 이어진다. 아이들의 인터뷰와 후기가 알차게 실려 그들의 육성으로 생생한 소감을 접할 수 있다. 그닥 관심없던 스리랑카 전통춤을 진지하게 관람하다가 돌연 눈요기 서커스식으로 진행되는 공연에 밥벌이를 비애를 느끼기도 한다. 버스킹 공연을 하며 관객들의 반응을 온몸으로 느끼고, 무인도에서, 또는 물범 있는 바다에서 자연과 크게 교감한다. 무엇보다 강정마을 방문이나 구룡마을, 개미마을,한국군에게 희생된 베트남 가정 방문에서 느낀 청소년들의 슬픔과 분노는 이 무뎌진 '어른'의 마음을 흔드는 '순수함' 자체였다.

새벽까지 이야기꽃 피우며 노느라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하고, 제주 흑돼지의 맛에서 대동단결하며,
생애 처음 독방체험에 온전한 자유를 느끼는 모습에서 절로 웃음이 났다. '웬수같은 사춘기'를 부르짖는 학부모나 교사라면 이 책에서 아이들의 사랑스러움 내지는 우리와 '닮음'을 발견할 수 있을 터.놀이와 소통, 자유에 굶주려 있는 나 그리고 우리...말이다. 여행에서 그 민낯을 서로 놀려먹고 때론 얼싸안아주며...아, 방콕 여행독서로 만족하려 했지만 역시 여행기의 제1의 미덕은 떠나고 싶게 만든다는 것! 옆옆 동네 뒷산이라도 여행하는 기분으로 오르고 학교서 만나는 아이 한명이라도 희귀행성에서 온 왕족외계인으로 만나볼까 한다. 혹시 나보다 여건이 좋으신 분들은 이 책에 깨알 팁으로 박힌 여행 잘 꾸리기와 여행 즐기기 팁으로 당장 여행계획을 세워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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