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 관용과 카리스마의 지도자
아드리안 골즈워디 지음, 백석윤 옮김 / 루비박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가 고대전쟁사가라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는 카이사르 전기였다. 전기 작가의 거장이라고 알려진 슈테판 츠바이크의 경우 시적 언어라는 도구를 통해 인물의 내면과 심리를 깊이 파고든다. 인물의 내면세계는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기에, 그 깊이에 빠지게 되면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더해서 언어의 미적 감각이 뛰어날 경우는 몰입도는 더할 나위 없다. 


그러나 골즈워디가 작가 이기 전에 학자로구나 싶었다. 내가 기대했던 것은 시대적 배경에 대한 스케치보다는, 카이사르와 그의 정신이었다. 그러나 골즈워디가 그려준 것은 카이사르와 더불어 로마 중기의 모습들이었다. 골즈워디는 학자답게 사료들의 진위여부를 가려내고, 사실에 다가서려는 사가적 소신과 알 수 없는 부분은 알 수 없다고 진솔하게 고백하는 학자적 양심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골즈워디의 신중함이 되려 카이사르의 카이사르다운 면모를 가리지는 않았는가 싶다.


불꽃같은 정신, 끓어 오르는 열정, 한계를 뛰어넘는 용기들을 더 적나라 하게 표현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영웅에 대한 전기에는 영웅적 언어가 필요한 건 아닐는지..


어찌되었든, 카이사르의 모습을 객관적인 위치에서 다각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책이었다. 카이사르에 대한 책들이 많이 소개되었지만, 책장 한켠에 꽂혀있는 필립 프리먼의 "카이사르"도 분위기는 별반 다를 것 같지 않아 조금은 씁쓸하다. 존경을 넘어 찬양하는 듯한 어조로 그려낸 시오노 나나미의 카이사르를 만나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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