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探偵のおきて (文庫)
히가시노 게이고 / 講談社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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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제목만 보고 책을 고른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외칠 것이다.

“낚였다!”

추리소설일 것임을 조금도 의심치 않았건만 안을 들여다보니 웬걸, 이건 수많은 추리 소설 작가와 독자들에 대한 도전장이 아닌가. 추리 소설을 빙자하고 있지만 소설 안의 트릭들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주인공인 덴카이치 다이고로와 오오가와라 반조는 그나마도 부실한 트릭에 힌트까지 날려주시니 이 소설에서 멋진 반전 따윈 기대도 하지 마시라.

이 소설은 추리 소설에서 흔히 쓰이는 트릭을 12가지의 에피소드로 풀어냈다.

「독자가 범인을 맞추는 방법은 마치 경마와도 같다. (중략) 이렇게 모든 인물을 용의선상에 올려두고는 범인이 밝혀지면 ‘역시, 내가 그럴 줄 알았지’라나.」

「흔해빠진 트릭 밝히기를 읽어야하는 독자도 불쌍하지만, 그런 트릭을 밝혀내야만 하는 탐정도 상당히 괴롭다.」

이처럼 주인공들은 현실세계로 빠져나와 소설세계의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고, 독자들을 비난(?)하기도 한다. 이러한 전개는 다소 식상한 추리 소설과는 차별화 된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식상한 추리 소설의 트릭을 파헤치는 다소 내용이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물론 중간 중간에 웃음을 유발할 요소들이 보이긴 하지만 다소 미흡해 보인다.

어째서 작가는 추리 소설의 이야깃거리들을 모두 까발린 것일까. 어째서 자신뿐만 아니라 수많은 추리 소설 작가의 밥줄을 끊으려 한 것일까. 에필로그와 최후의 선택 장(章)에서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작가는 그 나물에 그 밥처럼 느껴지는 추리 소설들이 넘쳐나는 상황을 타개하고 싶었던 것 같다. 흔해빠진 트릭이 아닌, 정말 누구나 무릎을 칠만한 놀라운 트릭이 나오길 기대하며 전부 파헤치지 않았을까.

독자인 내 입장에서 ‘명탐정의 규칙’은 썩 재미있는 소설은 아니었다. 오히려 흔해빠진 일반추리소설이 훨씬 재밌게 느껴질 만큼. 다만 소설의 마지막 구절인 이 부분은 작가의 기분을 이해 할 수 있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난 지금 방아쇠를 당겨야하는가’

‘그러면 소설은 완성되는 건가’

‘그러면 추리 소설을 구할 수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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