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의 유서
하루비 지음 / 맑은소리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내가 존재 밑바닥에 죽은 아기를 안고 있다면
그들도 보이지 않는 백일홍 무덤들을 하나씩 안고 있으리라."
여기저기 덕지덕지 묻어있는 가슴저린 삶의 언어들이 또한번 내 가슴을 울렸다.
글에도 향기가 있다.
어떤 사람에겐 그저 한이 되어 평생 가슴치며 울어야 될 사랑이야기를
진희는 절제된 세련미와 질낮은 싸구려 옷감으로 옷을 입히지 않았다.
정갈하면서도 고고한 품격이 있는 이 글의 향내를 맡으면서
그냥 흘려내보내야 했던 내 젊은 날의 가슴팍 시린 추억들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죽어가는 내 감성의 세포들이 일제히 신음을 하며 되살아나는 소리가 들린다.
독이다.
사람을 죽이는 해로는 독이 아니라,
살아있음으로 피워내야 할 어떤 운명같은 수액을 내 안에 넣어주는 독이다.
<꽃잎의 유서> 이 글을 보는 모든 사람들의 가슴엔 진한 삶의 애착들이
꽃잎처럼 피어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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