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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첫줄

2018.05.12.

서명 : 경애의 마음
저자 : 김금희
출판사 : 창비

2018.05.03. 창비출판사로부터
경애의 마음 서평단에 선정되었다는 문자를 받았다.
그리고 다음날 대한통운을 통해 가제본을 받게 되었다.

사실 요즘 너무 추리추리미스테리스릴러한 도서라이프를 보내고 있어서
조금은 따뜻한 책을 읽고 싶었기에

"경애의 마음, 공경하고 애정하는 마음".
이 얼마나 따뜻한 제목인가 하는 생각으로 서평단을 신청하게 되었던 터라

잠시 스릴러는 밀어두고 가제본을 펼쳐 읽어내려갔다.

그.런.데.

글을 읽어 내려가기도 전에
가제본의 제책방식이 발목을 잡았다.

모아찍기 + 양면인쇄 + 상단제본 방식이라
가독성 면에서 너무나 힘들었다.

올 초 받았던 범죄자 도입부 제본판에 비하면 상당히 아쉬운 제본형식이었다.

이부분은 창비출판사에서 조금만 신경써줬으면 좋을텐데 말이다.

각설하고 책 내용을 살짝 들여다보자면

반도미싱이라는 회사 아래에서 박경애씨와 공상수씨의 삶을 다루고 있는게 이 소설의 굵은 줄기를 차지한다.

어차피 서평은 주관적이고,
서평단이라고 좋은 말만 써야하는건 아니니까

선정된 300명 중 다른 299분이 좋은 얘길 하실테니
나는 삐딱하고 아쉬운 소리나 좀 해보고자 한다.

공상수씨와 박경애씨는
반도미싱의 동료지만
그들의 삶은 은총이라는 친구로 이어져 있다.

그런데 이 은총은 1999년 인천 호프집 화재사건의 희생자라는 설정이 책 속에 녹아 있다.
또한 경애 역시 그날 그 자리에 있다 잠시 자리를 빠져나와 생존한 생존자의 지위에 있기도 하다.

여기서 이 소재의 선정에 대한 몇가지문제점을 제기해보고자 한다.

첫째, 소설가라는 직업은
현실에 있음직한 이야기를 그려내야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20년이 지났다고 해도
그 피해자들이 살아있을 것이고, 유가족이 살아있을 것이고, 희생자를 기억하는 인물들이 살아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걸 굳이 또다시 현실의 이야기가 아닌 가상의 이야기로 끄집어내서 남겨진 사람들의 상처를 후벼팔 이유가 있을 까 싶다.

남겨진 자들의 아픔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으면
그런 상황을 창조하면 된다.

인천, 청소년, 호프집, 화재, 정경유착, 주인의과실치사 등의 몇 단어를 조합하면
사회문제에 조금이라고 관심이 있었다면 대충은 기억할만한
현실에서 존재했던 사고를 소설속에 굳이 등장시켜가며 수면으로 들어올릴 이유가 꼭 있었느냐 반문하고 싶다.

반도미싱, 대학교, 재수학원, 페이스북 페이지는 다 작가가 창조했으면서
왜 굳이 현실에 존재했던 끔찍했던 나날을 자신의 책 속에 굳이 집어넣었느냐는 이야기다.

둘째, 작가와 출판사는 명예훼손의 법리를 감당할 자신이 있는가?
작중, 인천호프집화재사건을 다시 수면위로 끌어올릴 뿐 아니라, 당시 호프집 주인이 돈을 받기 위해 문을 잠궜던 점, 경찰에 상납했던 점, 그리고 지금은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 까지 작가는 굉장히 디테일하고 여실히 그 상황을 전한다.
작가가 이야기하지 않은건 그저 상호와 영업주의 이름정도.

이 책이 이대로 출간된다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상당히 시끄러워질 소지가 있어보인다.

형량이 낮고 어쩌고를 떠나
이미 법에 의한 처벌을 받은 사람을 다시한번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글이나 다름없으니까

형법 309조와 310조의 법리에 따라 판단해야겠지만
피해를 입은쪽에서 해보자고 달려들면
한동안 꽤나 피곤해 질 수 있을 사안이니.

이미 300부나 펴낸 상태이긴 한데
어쩔수있는가...
상상과 현실간에는 각각 책임의 범위가 다르니

책 자체는 나쁘진 않다.
다만 그 소재의 선택이 너무나 불편할 뿐.

이걸로 창비에서 더이상 서평단은 안뽑아줄 가능성이 높겠지만 그래도 할말은 해야겠다.

피해자는 그 기억에서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고
범죄자도 일사부재리에따라 처벌받은 이상, 일반 개인에 의해 또다시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건 부당하니까.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작가의 약력을 보니 인천호프집화재사건이 있던 시기에 인천에서 대학을 다녀서 더 기억에 남는 소재여서 이 소설을 쓴 것 같은데,

소설가는 있음직한 이야기를 다뤄줘야한다는 게
내 개인적인 견해다.

있는 이야기에 살을 붙이다간 어느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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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16주년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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