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높아져 더 이상 북극에서 살지 못하게 된 북극곰들이 도시로 왔다. 가슴에 번호표를 단 '기후난민 곰'들은 이집저집으로 분양되었다. 모두들 관심을 보였다. 북극곰을 위한 많은 냉장고를 생산했다. 북극곰을 분양하는 펫샵이 생겼다. 어느날 30번 곰은 펫샵 유리창을 통해 아기 북극곰의 눈을 보았다. 어쩐지 눈에 계속 아른 거린다. 살기 위해 인간들 세상으로 왔을 뿐인데, 이곳에서도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 북극곰들은 살기 위해 다시 한번 여행을 떠난다. 북극에서도, 도시에서도 살 수 없게 된 난민 곰들은 어디에 정착하게 될까.이 책은 환경문제, 반려동물 유기문제를 함께 다루고 있다.북극곰을 위해 마련한 신형 냉장고는, 구형 냉장고 쓰레기를 생성하고, 전력낭비를 일삼았다.우후죽순 생겨나는 펫샵들은 북극곰이라는 애완동물 붐을 일으키는 동시에 유기곰이 늘어나게 했다. 동식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자연은, 인간 편의 위주로 개발된다.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주는 황폐한 들판과 눈물맺힌 동물의 눈은 남의 일인듯 느껴진다.세상은 더욱 빨라지고 있고, 자연은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지구에서 인간이 제일 해롭다는 농담은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한 뉴스를 보았다. 인간과 거래를 하기 위해 바닷속 물건들을 꺼내오는 돌고래 이야기였다. 그 거래는 먹을 것을 얻을 때까지 시도된다고 했다. 어쩌면 인간의 품으로 찾아오는 난민 곰의 이야기는 상상에서 그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돌이킬 수 없기 전에, 모두 돌아보아야 한다. 조금 불편해지고, 조금 느려질 필요가 있다.자연은 인간의 것이 아니라 지구 상 모든 생명체의 것이다.
가르치고 싶지않은 역사를 숨긴다고 해서 그것이 없던 일이되는가.지금 일본은 대외적으로는 전범국이 응당 지녀야할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자신들이 저지른 온갖 악행을 하나 둘씩 지워나가고 있다.전쟁세대보다 전후세대가 더욱 많아진 지금, 전쟁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알고있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전쟁세대가 모두 사라지고 나면 또다시 전쟁이 벌어지는 것은 아닐까?자신이 교사이기에 '이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전쟁의 참혹함을 가르쳐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작가는 어떻게 해야 아이들에게 편향된 사상을 주입시키지 않고, 올바른 역사를 가르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한다.단순히 '위안부는 일본이 잘못한 일이다'가 아닌, '평화를 위해선 위안부 피해자에게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걸까요?' 라는 물음을 던지면서 학생들이 직접 생각하고 함께 고민하게 한다.또 '오키나와에 미군기지가 있기에 끊임없이 성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우리 일이 아니라고 멀리서 바라 볼 것이 아니라, 방관하고 있는 우리도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반성해야한다.'고 말한다.역사적 사실을 가르치는 것만이 아닌 사유하는 학생들을 사회에 내보내는 것이다.그럼 그 학생들이 자라서 '전쟁은 끊임없는 희생을 낳기에 숭배되어서는 안되고, 일본이 다시 전쟁가능국으로 바뀌는 것을 막아야한다'는 가르침을 후세에 전하게 되는 것이다.작가는 역사수정단체에게 끊임없는 공격을 받으면서도 신념 하나로 버텨왔다.'저는 고노담화를 근거로 응당히 가르쳐야 할 역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누구도 이것을 막을 권리는 없습니다.'라고 굳게 말할 수 있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압박이 있었을까.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 같다. 역사는 힘있는 자들에 의해 선택적으로 기록되기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것은 온전히 배우는 자의 몫이다.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그 지식은 어디서 어떻게 누구에게 배울 것인가. 결국 돌고도는 쳇바퀴이다.피해자인 한국에서 조차 역사를 왜곡하려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많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꿋꿋하게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작가가 멋있기도 하고 그의 학생들이 부럽기도 하다.'내가 행복해지려면 다른 사람의 행복도 지켜야한다'는 작가의 목소리를 들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이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