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디스 이즈 뉴욕 (2019~2020년 최신개정판) - 뉴욕, 보스턴, 워싱턴 DC, 필라델피아, 나이아가라 폭포, 시카고 (휴대용 맨해튼 대형지도 & 뉴욕 지하철 노선도 증정) ㅣ 디스 이즈 시리즈
윤영주 글.사진 / TERRA(테라출판사)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2019년, 3번째 허니문이라 명명한 보름간의 유럽 여행을 마치며
다음 여행은 어디로 할까, 생각했지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 신랑의 오래된 여행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가 바로
몇 살에 어디에 가야지. 몇 살에 어디에 가야지. 하는 계획이던데...
나와 결혼하기 전부터 그런 소중하고 예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서,
가능하면 그 계획만큼은 꼭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였다.
함께 늙어간다는 게 바로 그런거지.
그런데 신랑의 목표 중의 하나는 바로 뉴욕, 그것도 실현해야 할 때가 머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엔 진짜 뉴욕 여행에 대한 적금이라도 들어야하나, 생각하고 있었다.
신랑과 허니문을 제외하고서도 두 번의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지만
한 번은 2주 전에, 또 한 번은 3주 전에 갑자기 비행기표를 끊고 다녀왔기 때문에 ;;
더군다나 뉴욕은 신랑의 평생 인생계획을 실현시키는 멋진 순간일거니까.
꼭 차근 차근, 하나씩 준비해야지 생각을 했다.
그런 와중에 테라 출판사의 '디스 이즈 뉴욕'을 보는 순간 눈길이 확~!
여행책자는 정말 많다.
내가 처음으로 자유해외여행을 갈 때 심사숙고해서 골랐던 여행책자가 있는데
그 이후로는 다른 고민한다는 게 싫어서 그 출판사의 책만을 샀었다.
그런데 이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이라니.
다른 나라도 아니고,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대표도시인 뉴욕에 딱 어울리는 디자인 아닌가!
화려하기만 하고 정신없는 건 딱 질색인데, 정말 너무 마음에 들었다.
책을 결정하는 상당부분은 표지가 차지하는 게 너무 많은데
심지어 첫 장을 여는 순간 심장을 강타당하는 느낌.
"뉴욕과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 10가지"
뉴욕을 여행해야 하는 이유, 이런 평범한 제목따위가 아닌
강렬하고 직설적으로, 당신은 뉴욕과 사랑에 빠질 것이다, 빠질 수 밖에 없다! 라고 대담하게 말하고 있는 이 제목이 더 좋아...!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많은 영화, 드라마 들이 있으니
이렇게 딱 언급해주며 소개해주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다.
저 매그놀리아는 나도 직접 보았었지~
(전 색스앤더시티보다 프렌즈가 더 좋은데요 >.<)
"내가 좋아하는 뉴욕 여행법" 이라니,
요즘같이 자유롭게 여행다니는 사람들에게 딱 어울리는 카테고리.
20대의 나에게 여행은 정말, 관광이고 숙제이자 목표였다.
그래서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도 2시간이라 정하고 무릎이 나갈때까지 달리면서까지 보았었는데
30대의 나는 파리 세느강변에 앉아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몇 시간씩 앉아있었다.
이제 여행은 그런 것이다. 오죽하면 '여행은 살아보는 것' 이라는 슬로건도 있지않나.
두 번 다시 이곳에 오지 못할거야, 그러니까 뽕을 뽑아야해- 라는 마음보다는
지금 이 순간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가 여행의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었으므로.
그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축덕들은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직접 영국으로, 스페인으로 떠나는데
시간만 맞는다면 메이저리거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지, 그게 바로 여행의 묘미지.
한국에서도 직관을 하면 가슴이 뛰는데,
꿈의 구장에서 직접 경기하는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경기를 보면 얼마나 설레고 행복할까.
이 뉴욕을 즐기는 여행법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뒤쪽에는 눈이 번쩍 띄이는 깨알같은 팁들.
사실 이 부분들이 더 좋았다.
관광지에 대한 것들은 다른 여행책자들도 얼추 비슷할텐데
이런 깨알같은 부분은 책자를 만든 사람들이 얼마나 신경을 썼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어쩌다보니 결혼하고 2~3년마다 유럽에 가게 되었는데
가면 무조건 신랑의 옷과 신발을 사와야만 하는,
우스갯소리로 '우리는 좋아서 가는게 아니라 정말 생계형으로 가야해...ㅠ' 라고 말해야하는
왕발의 남편과 함께 사는 입장에서는 이 옷 사이즈표를 넣어준 부분이 얼마나 좋던지.
햄버거매장 하나를 가도
케첩을 공짜로 주는 우리 나라와는 달리 일일이 달라고 요구해야만 케첩을 주고,
또 개별적으로 다 돈을 받던 나라도 있었지.
27살의 나는 런던에서 케첩없는 프렌치프라이를 먹으며 '인종차별하는거 아냐-_-' 심각하게 고민했었는데
그런 귀엽고도 슬픈ㅠㅠ 무지를 방지해주는 이런 레스토랑 팁도 정말 유용하다.
사실 자유여행을 망설이는 이유 중의 하나는 관광지를 찾아가는게 무서운 게 아니다.
이런 게 정말 리얼이고 무서운거지.
밥 한 그릇도 혼자 못 사먹을까봐.
뉴욕 여행만큼은 정말 오랫동안 준비해보기로 했기 때문에
책 한 장 한 장이 내게 너무 소중했고
신랑의 버킷리스트를 달성해나간다는 기쁨이 점점 몰려왔다.
뉴욕에서 신나게 '디스 이즈 뉴욕!'을 외치는 그 날까지, 이 책과 함께 잘 준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