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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도의 취미 ㅣ 도의 취미 1
라임별 지음 / 마롱 / 2017년 12월
평점 :
남주.도우진-도현그룹의 차남,도현예술재단 대표
무언가를 창작해 내는 능력은 없지만 작품의 진가를 알아보는 예술적 감각과 그걸 사업으로 이을 감각이 한데 섞여 잘 재련된 우진은 어린시절 어머니의 죽음 이후 악몽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부친인 도회장은 그를 눈여겨 보기 시작하며 경호원을 두어 감시하고 누나인 예슬과 후계 경쟁을 시킨다.
그로인해 우진은 생존본능으로 점점 본인을 변형시켜 비뚤게 자라고 머리로 감정을 짓누르며 통제하기 시작한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사생대회에서 그림을 그리는 이경의 모습을 보게 되고 처음에는 그녀의 그림을 보고 느껴졌던 강렬하고 찌르르한 갈증이 그녀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으로 더 나아가 그녀 자체를 원하게 되고 안식을 갖게 되면서 사랑하게 된다. 그렇게 이경을 향한 도우진의 괴하고도 무서운 취미가 시작된다.
"네 그림도 좋지만 그림을 그리고 있는 네 모습에서 눈을 뗄수가 없거든. 그날 이후로 자꾸 생각나고. 이경아, 서이경. 너는 모를 거야.지금 네가 내게 뭘 하고 있는지. 성난 파도를 잠재운 게 엊그제 같은데 또 다른 파동을 일으킨다, 너는. 이렇게 좋은걸 여태 참았다, 여태. 곁에 두고 계속 주위만 맴돌았지."
여주.서이경-미술학원 강사,
열여덟 이경은 빗속에서 자신에게 우산을 건넨 우진을 보며 두근거리고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우진을 마음에 품고 혼자 그의 모습을 좇고 설레어하며 우연히 마주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즐거움이자 남에게 말못할 취미가 된다.
그런 이경에게는 우진과의 접점이 없고 그때 도현그룹 비서실에서 이경을 후원하겠다며 미대 진학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몇 점의 그림을 그려줄 것을 조건으로 내걸며 다가온다.
이경은 우진과의 간격을 줄여보고 싶고 그를 좀 더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후원을 받아들이지만 그것은 순수하고 순진했던 열여덟 소녀의 운명을 바꾸는 무거운 추가 된다.
".....네가 무서워, 우진아."
모친의 죽음으로 악몽과 불면증의 트라우마를 안고 도회장의 감시와 누나와의 경쟁으로 자신을 누르며 살아가던 우진에게 이경의 그림은 숨구멍이었고 안식처였다.
그러나 이경의 그림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그녀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에서 나아가서는 그녀 자체를 사랑하게 되고 조심스러워 지켜본다. 그러다 비오는날 우산을 건네는 걸 계기로 더욱더 그녀의 곁에 가까이 있고 싶고 소유하고 싶기에 집착하고 감시하려 계략을 짜고 실행한다.
어린시절부터의 인연과 대학에 가며 5년간 연인으로 함께 지내고 이경의 모든 것을 가지고 싶은 우진은 범죄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을 몰래 치우기도 하고 감시하기도 한다. 자신이 계획하고 통제했던 일들이 어긋나면 불안하고 짜증이 치솟지만 이경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우진에게는 안정감을 준다.
넌 언제나 의도하지 않고서도 너무나 쉽게 나를 감동시키고 나를 진정시키고 또 나를 미치게 만들어.
그러나 비밀은 우연한 기회에 드러나고 그냥 우연들.
우연들이라고 치부하고 싶은 장면들.
달콤하게 속삭였던 표정과 목소리가 이제는 검은 음영이 드리워진 채로 다가오고
'.....거짓말.'
설마, 네가. 우진아 설마, 네가.
한 곳으로 몰리기 시작하는 가정은 어느새 가정사실이 되고 우연이라고 생각하며 희망을 가져보려 하지만 결국 진실을 알게 되는 이경. 혼란스러워 하는 그녀에게 숨고르기 할 시간을 주지만 그녀는 사라져 버린다.
"난 널 놓아줄 생각이 없어. 그러니까 제발 오래 걸리지 마. 내가 무슨 수를 쓰기 전에 그냥 얌전히 돌아오는 게 좋아."
그렇게 시작된 이경과 우진의 지겨운 추격전.
끝나지 않는 술래잡기. 영영 바뀌지 않을 술래.
"언제쯤 나타날까."
머리카락은 보이기 시작했는데 정작 몸통은 어디에 그렇게 숨겨 두었는지...우진은 2년간 이경을 찾아다니고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그리는 그림으로 꼬리를 잡으려 하면서도 이경이 돌아와 주기를기다리기도 한다.
그런데 왜 네가 그런 눈을 해...
나한테 그런 짓을 저질러 놓고도 네가, 왜.
세상의 모든 상처는 네가 받은 것처럼.
내가 꼭 네 심장을 도려 놓기라도 한 것처럼.
내가 받은 고통은 비할 바가 안 되는 것처럼.
왜, 네가, 왜.
우진과 함께 했던 좋은 기억이 강렬해서 그가 어떤 사람이든 다 상관없이 그 좋은 기억들만으로 만회가 될 수 있다는 거.
아무리 생채기를 내도, 그 기억들 속에 파묻혀 있다보면 치유가 되는 것 같은 그런 거.
이경은 우진과의 좋았던 기억들로 그를 잊지 못하고 결국 긴 세월 그에게 길들여져 돌아오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우진이 자신의 행동을 사과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행복해진다.
그냥 한남자의 비틀린 집착으로 시작된 사랑에 곁들여진 후계경쟁과 그들 사이를 오가는 이실장이라는 여자의 간계.
남주인 우진의 집착이 좀 과하다 생각되었는데 여주는 오히려 그의 행동에서 안정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초반 프롤의 강렬함에 두근거리며 시작했으나 뒷부분에서 좀 흐지부지한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던 것 같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인 <너를 거닐다>의 남주가 초반에 나온 온시재관장님이라고 하니 조만간 읽어보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