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가는 늑대들 2, 회색 도시를 지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8
전이수.김나윤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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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작가 전이수가 엄마인 김나윤 작가와 공동작업을 마쳤다.
평소 전이수 작가의 아이다운 생각과 자유로운 그림체가 좋아
부엌에 그의 그림이 담긴 캘린더가 봄,여름,가을,겨울을
알려주곤 있는데 오랜만에 만난 그의 신간이 무척 반가워졌다.
동물을 자주 주인공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그의 코끼리책 새로운가족의 벽화가 궁금해
제주도의 미로공원에도 찾아가곤 했었는데
제목으로 미루어 보아 이번에는 늑대들의 이야기인가보다.

늑대들이 바라보는 회색도시
우리 인간이 살아내는 고층 아파트속
깜깜한 소통의 부재의 모습은
마치 작가가 제주도에서 자동차에 벽에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내고 자유로이 살다가
얼굴도 모르는 도시속 사람들과의 소통하고자 하는 그만의 새로운 방식처럼 보인다.


건물속 사람들은 빛이 나는 네모난 상자만 쳐다보고 있는데
버스를 타도 전철을 타도 집에 가족들이 모여도
작은 직사각형 핸드폰, 조금 큰 직사각형 피씨 모니터, 매우 큰 직사각형 티비만 쳐다보는 우리의 모습과 다를바가 없어 보인다.
그 사람들은 슬픈 눈과 도드라져 보이는 입을 바쁘게 움직이며 목소리를 높이며 하나같이 귀가 없다.
마치 새의 얼굴을 하고 있는것처럼 말이다.
자기 말만 하고 듣지를 않으니 귀는 퇴화된것 같다는 늑대의 말에 괜히 마음이 뜨끔해졌다.
회색도시가 답답해진 늑대들은 '마누'라는 한 소년을 만난다.
바다도 숲도 산도 모르는 마누와 함께 늑대들은 파란하늘의 존재를 알고 있는 또다른 소년 '유하'를 만나러 간다.
깊은 굴이 드러났을 때 마누는 바다와 숲의 존재를 부정하고 되돌아가버린다.
마침내 한줄기 빛을 좇아, 파란하늘을 마주했을 때 늑대들과 유하는 용기를 내고 힘을 다해 구멍 근처를 열어 하늘을 더욱더 만끽한다.
유하의 모습에서 회색빛이 옅어지고
나뭇잎 밟는 느낌이 바스락거리며
지금에 집중하는 순간 늑대들은 안개속으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다.
이제 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유하는 드디어 끝이 보이지 않는 파란 바다를 만난다.


유하가 꿈꾸는 세상은 사람들이 컴퓨터에만 집중하지 않고 우리를 바라봐주고 우리말을 조금이라도 들어주는 세상이었는데 우리는 그 세상이 어디에 있었는지조차 잊고 살고 있었다.
유하는 청년으로 자라 입은 들어가고 귀는 자라고 있는채
회색도시로 돌아갔지만 더이상 회색빛에 물들지 않았다.

모든게 불분명한 세상에 아이들을 키워내면서 저마다의 색깔을 자존감에 덧칠해 이 험난한 회색 세상을 물리치길 바라지만
결국 어두운 회색빛속에 본인의 색깔이 가리워질까 두려움에 시도조차 안해본거 같다.
다시한번 용기내어 아이들옆에 길잡이 역할이 되줄
늑대 한마리가 되어 아이들 손을 꼭잡고
하늘을 숲을 바다를 보러 모험을 떠나봐야겠다.
그리고 내 아이가 다른 아이들이 마누처럼 용기내지 못할때 유하처럼 조금더 힘낼 수 있도록 격려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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