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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 초조해하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 사람에게 '둔하다'는 말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곤 하는데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라는 책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둔하게 행동해서 인간관계나 일을 망치곤 하는 제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 서두에 '나는 얼마나 둔감한 사람일까?'라는 둔감력을 체크할 수 있는 표가 있어서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둔감력이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8개로 예민 씨앗이 꿈틀대나 때로 대담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생각보다 후한 평가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저자는 '둔감하다'라는 말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둔감함은 무례한 사람 앞에서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나설 수 있게 해주고 나쁜 일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극복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합니다. 저자의 사례를 읽어보면서 어쩌면 둔감하게 살겠다는 말은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살아가겠단 말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살면서 다른 사람의 평가에 상처받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일이 있는데 그런 상황을 극복하지 못해서 오히려 일을 더 망친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간에 제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둔감한 자세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둔감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건강에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혈관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배탈이나 가슴 두근거림 등을 겪어 본 적이 있어서 많은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을 때 둔감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인생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신체가 너무 예민해도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너무 잘 보이는 눈은 쉽게 피로해지고, 너무 잘 들리는 귀는 집중력에 독이 되고, 너무 민감한 피부는 고통을 잘 느끼고, 너무 잘 느끼는 입은 음식을 가리게 만든다는 것이죠. 시력과 청력은 나쁜 편이라 그렇구나 했지만, 미각과 피부에 대해서는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비위가 약해서 만든지 조금 오래된 음식은 곧잘 게워낸 적이 많고, 알레르기에 민감한 피부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많이 포기하며 살고 있어서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심리적인 문제라면 어떻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신체와 관련된 문제는 고치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속상하네요.


 많은 '둔감력' 중에서도 으뜸은 '수면력'이라고 합니다. 일상을 활기차게 만들고 건강을 지켜주는 데에는 잘 자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이죠. 수면력이 약한 사람은 생각이 너무 많거나 신경이 예민하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면의 질을 높여서 수면시간을 줄이고, 아침을 상쾌하게 시작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매일 자는 잠이라도 하루 7시간을 자는 사람과 9시간을 자는 사람의 인생엔 지대한 차이가 있을것입니다. 물론 2시간을 덜 자더라도 그 시간을 의미있게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겠지만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들어보았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둔감력을 기르려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서 '우쭐거리는 재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의아했습니다. 동양 문화권 중에서도 일본은 체면과 겸손함을 매우 중시한다고 생각했는데 말 그대로 '잘난 체하며 뽐내는 능력'을 기르라고 하다니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을 읽어보며 천천히 생각해보니 납득할만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확신이 없이 위축되어있는 것보단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도 갖고 있는 편이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텅 빈 말이라도 자신감을 북돋아주면 의욕이 샘솟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도 상대방이 해주는 좋은 말을 꼬아듣지 않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 우쭐해하는 단순함, 둔감력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지나간 일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언젠가 인생을 살면서 괴롭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읽으면 이 책이 그대로 주저앉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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