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촉각 공감각
조엘 살리나스 지음, 정유선 옮김 / 성안당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 조엘 살리나스는 다른 사람의 감정과 신체적 감각을 실제로 느낄 수 있게 하는 특별한 신경학적 현상인 거울 촉각 공감각을 지녔다고 합니다. 이름처럼 다른 사람이 촉각을 느끼는 것을 보면 자신도 그 감각을 느끼게 되는 능력이라고 하는데, 이런 공감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조엘 살리나스는 환자의 몸을 직접 살펴보는 진찰에 뛰어났습니다. 한 예로 몸 여기저기에 있는 양성 종양 탓에 자신의 통증을 제대로 느끼지도 표현하지도 못하던 환자를 그가 만났을 때를 들 수 있습니다. 그가 검사용 망치로 환자의 왼쪽 무릎을 살짝 쳤을 때 이미 위축된 환자의 다리에서는 반응이 거의 없었습니다. 평범한 의사라면 ‘반응 없음’으로 기록을 남겼겠지만, 살리나스는 거울 촉각 공감각이라는 능력을 통해 그의 왼쪽 다리에서 미묘한 촉각을 느끼고 환자의 상태를 진단해냅니다.


또한 살리나스는 환자의 통증 뿐만 아니라 환자의 감정까지 공유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거울 촉감 공감각이라는 것이 얼굴 표정을 일반인들보다 더 잘 인식하여 뇌의 거울 뉴런이 반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히 사람의 감정을 잘 읽게 되는 것입니다. 얼굴 표정을 잘 인식한다는 점은 조엘 살라나스가 의사로서 일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도 하였습니다. 환자에게 치료 경과를 설명하는 도중 그는 환자의 표정에서 불안정한 감정을 느꼈고, 대화를 해나가면서 환자를 안도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감각이 늘 장점이 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환자의 우울함과 분노를 고스란히 자신의 감정처럼 느끼게 되거나, 환자가 사망할 때는 그 역시 자신의 몸이 마치 바람 빠진 풍선처럼 텅 비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공감각이란 능력이 타인과 자신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일반인과 다른 뇌의 구조적, 기능적 차이가 만들어낸 한 의사의 특별한 이야기에서 인간의 공감 능력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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