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사람을 사랑하고 싶었다. 다정한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었다. 사실은 불쌍해서가 아니라, 저보다 가여운 무언가를 돌보는 마음이 아니라. 그마저도 아쉬워 손을 거둘까 헐레벌떡 양손을 잡았던 것이 자신이었어도 실은 다정에만 기댄 동등한 사랑을 하고 싶었다.
"휴식이 길어. 그만 이륙할 시간이야."
<크리스에게. 다녀와서 함께 펍에 가요. 넬리가.>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그러니까 한 번 잤다고 우리 사이에,"
"착각 좀 하면 어때."에셀이 바지 지퍼를 올리고, 벨트 버클을 채운 다음 바닥에 떨어진 티셔츠를 주워 입었다. 익은 과일처럼 벌어진 상처가 곧 티셔츠에 가려졌다."어차피 감정은 내 것이고, 너는 신경도 쓰지 않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