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 보림문학선 8
레이프 에스페르 안데르센 지음, 김일형 옮김, 울리치 뢰싱 그림 / 보림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는 1,000년 전쯤 북유럽 일대를 누볐던 바이킹 시대를 배경으로 한 두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눈에 보이는 노예제도는 사라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권력'이라는 이름의 노예제도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권력의 제도 속에서 어린이들 역시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권력이라는 힘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 책으로 진정한 '힘'이란 타인을 지배하는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안과 나이가 같은 아스케는 5년 전 이 마을 남자들이 바이킹 항해로 잡혀 오면서 이 마을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머리카락이 새까맣고 피부가 거무스름해서 불에 탄 나무토막 같다고 해서 아스케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밤, 느닷없는 습격으로 마을은 불 타고, 사람들은 모두 끌려 갔습니다. 5년 전 고향 집에서 아스케가 당했던 일처럼 말입니다.

이 소동으로 족장의 아들 안과 노예의 아들 아스케만이 유일하게 살아남게 되었고

이들은 자유인과 노예라는 신분의 굴레 속에서 심리적 긴장감과 갈등을 겪게 됩니다.

노예 아스케는 홀로 남은 안에게 더이상 복종하지 않고 안은 그런 아스케의 모습이 낯설고 화가 납니다.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경계심과 거리감으로 절대 친해지지 않을 것 같던 두 아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가까워집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자유인과 노예가 구분됐고, 누가 노예고 누가 자유인이란 말인가?하는 의구심과 함께

어른들이 그어놓은 금은 이제 더이상 무의미하고 불필요하고 오히려 방해가 되는 요인들이었습니다.

대장장이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아스케는 "스스로 방어해야 할 때가 있을 거야. 내가 어쩔 수 없이 널 죽이려고 하면 너 자신을 지켜."라는 말과 함께
 자신이 직접 만든 칼을 안에게 선물합니다. 이 한마디에 족장의 아들 안의 마음은 움직이게 됩니다.

진정한 힘이란,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타인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통해 타인으로 하여금

깨달음과 존경심을 얻을 때 비로소 생기는 것이라고...

 

<불에 탄 나무토막 같구나 아스케>에서는 열네 살 두 소년의 심리적인 갈등이 아주 잘 표현되어 있어,

두 소년의 갈등 속에서 흐르는 긴장감이 생생하게 전달되어 읽는내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습니다.

두 아이가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어 갈등을 극복하고 성장통을 겪으며 한뼘 성숙해지는 모습 또한 아름답게 그려졌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이름으로 존재하는 차별이 있습니다.

어른들의 세계에서뿐 아니라 아이들의 세계에도 강자와 약자가 있고, 부자와 가난한 이가 마치 신분구조처럼 나뉘어집니다.

아스케는 "언제나 가장 강한 자가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어. 가장 강하다는 이유로. 힘은 권력이야.

하지만 그게 옳은 건 아니야. 오히려 잘못됐지"라고 속삭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권력의 굴레 속에서 살던 안이 아스케를 통해 얇은 껍질을 벗고 나와 새롭게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듯이

우리 아이들도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잘못된 힘 앞에서 당당해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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