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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춤의 운명은 - 살아남은 작품들의 생애사
정옥희 지음 / 열화당 / 2020년 12월
평점 :
춤과 함께 시간 여행을 다녀온 듯!
제목처럼 춤 하나하나에 역사와 사람과 이야기를 더해,
춤 하나하나가 각자의 세월을 오롯이 살아낸 듯 인생의 숨을 불어넣어 놓은 책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호두까기 인형도 백조의 호수도
그저 "오늘 저녁 무대 위 공연"을 보는 것이었다면,
앞으로는 이 춤이 오늘 밤 이 공연장까지 오기까지 겪어낸 몇 백년 혹은 몇 십년의 시간들을 함께 느끼며 감상하게 될 것 같다.
무용 비전공자들도 이렇게 재밌게 읽을 수 있게 쓰여진 무용사/평론 책이 또 있었을까?
진중하고 깊이 있지만 고리타분하지 않은 해석에
작가의 유연한 글재주와 생동감 있는 사진들이 더해져 한 페이지도 지루할 틈이 없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춤과 인물들의 다른 영상들도 하나하나 찾아보며
천천히 천천히 이 책을 한 권 읽으며 보낸 올해 첫 2주는,
작년 한해 코로나19로 취소된 공연들로 허기졌던 내 가슴을 다 채워 주었다.
흔히 두께를 자랑하는 예술사 책들과 달리 두껍지 않게 쓰여진 책이지만,
다른 독자들도 한 숨에 읽지 않고
느긋하게 여행하듯 읽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