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사중주
김재준 외 지음 / 박영사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맺고 있다. 어떤 직업을 가졌던 학력이 어떠하던 간에 생계를 위해서나 인간관계를 위해서나 서로 이야기하고 듣고 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간다. 심지어는 우리가 혼자 있을 때에도 책을 읽거나 TV를 시청하거나 글과 말에서 놓여 날 수 없다.

그런데 우리 중에는 남보다 더 말과 글에 능숙한 사람이 있다. 물론 목소리가 좋거나 글씨를 잘 써 눈에 띄는 사람도 있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뭐니 뭐니 해도 말과 글의 내용이 무엇인가 남보다 다르고 전달방식도 효과적이어야 남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이번에 출간된 "언어사중주"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항상 부딪치고 있는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행위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느냐에 관한 책이다.

 

남들보다 조금 더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저자들을 깊이 생각하며 자기 나름대로 읽은 바를 정리하여 소화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어찌 보면 평범한 결론이지만 저자들은 소크라테스, 오이디푸스, 노트르담의 곱추 등 흥미로운 사례들을 통해 본인들의 주장을 독자의 손에 쉽게 잡히도록 보여주고 있다.

 

쓰기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알고 있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각 등장인물 나름대로의 입장으로 재구성 해보면 사뭇 다른 글이 될 수 있음을 보이면서 읽고 쓰기가 단순한 이야기의 전달이 아니라 어떤 사실에 대해 특정 입장을 대변하고 있으며 읽는 사람도 자신의 입장에서 읽게 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 있다.

 

이 책은 세계화시대에 걸맞게 영어를 잘하는법(?)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 영어를 어떻게 잘하느냐가 아니라 영어식으로 생각하는 법, 잘 쓴 영어문장이란 무엇인지를 사례를 들어가며 보여주고 있다. 또한 생활영어에만 매달려 평소에는 잘 생각해 보지 않았던 영어의 강세와 박자를 Eric Clapton의 Tears in Heaven이나 John Denver의 Annie's Song을 통해 독자들이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는 수학마저도 언어의 하나로 보고 수학 잘하는 법, 즉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평범한 독자나 특히 수학을 싫어하는 고등학생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재미있는 예시를 통해 자연스럽게 수학의 참맛을 느끼게 해 주고 있다.

 

이 책을 다 일고 난 후의 전체적인 느낌은 내 자신이 이 책을 일기 전에 비해 무엇인가 변화하였다는 점이다. 남의 글을 읽을 때나 내 자신의 글을 쓸 때에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고 영어나 수학을 접할 때에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들도 주장하고 있듯이 이러한 경험은 우리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초년생 시절에 경험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하루라도 먼저 남보다 이러한 경험을 하는 것이 좋겠지만 저자들의 화려한 학력과 경력을 감안할 때 중학생 이하에게는 조금 무리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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