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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
박애진 외 지음 / 사계절 / 2022년 3월
평점 :

정명섭 작가의 ‘옛이야기를 SF로 재해석한다’는 한 줄 기획에서 시작된 ‘고전XSF 앤솔러지’가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로 출간되었다. 박애진, 임태운, 김이환, 정명섭, 김성희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흥미로운 글을 쓰는 작가들이 이 기획에 참여했다. 각자 ‘심청전’, ‘별주부전’, ‘해님 달님’, ‘장화홍련전’, ‘흥부와 놀부’를 SF라는 장르로 재해석해 전혀 새로운 소설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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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진 '깊고 푸른' (심청전)
- ‘정부고위’에게 눈을 빼앗긴 아빠. 그런 아빠를 위해 청은 공장에 나가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아빠에게 물려받은 손기술로 기계들을 만지다가 십장과 정부고위의 눈에 든다. 얼마 전부터 심상치 않은 인당수 타워에 내려보낼 기술자가 필요했다며, 청에게 아빠와 마을 사람 모두를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한다. 실패하면? 청이도 아빠도 죽는다. 반드시 살아서 돌아오리라 다짐하고 바닷속으로 뛰어들지만, 깊고 푸른 바다는 결코 만만치 않다.
임태운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코닐리오의 간' (별주부전/토끼전/토생원전)
- 용궁주의 명령으로 육지에 있는 ‘클론’의 간을 구하러 간 안드로이드 타르타루가. 수백 번 수행한 명령이지만 단 한 번도 실패한 적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클론’은 좀 다르다. 코닐리오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호락호락하게 간을 내어줄 것 같지 않다. 심지어 간을 가져가려면 버킷리스트 이루는 데 협조를 하라는데. 타르타루가는 용궁주를 위한 싱싱한 간을 무사히 배달할 수 있을까?
김이환 '밤의 도시' (해님 달님/해와 달이 된 오누이)
- 인공태양이 망가져 낮이 없어진 ‘밤의 도시’. 그곳에 사는 소녀 루비와 대학 입학 에세이를 쓰기 위해 낯선 도시로 여행을 온 소년 럭키의 이야기다. 두 아이는 들어가서는 안 되는 폐허로 들어가 오래된 문명의 흔적을 찾아 헤맨다. 과연 어른들도 못 찾은 새로운 걸 우리가 찾을 수 있을까?
정명섭 '부활 행성-홍련의 모험' (장화홍련전)
- 우주비행사 홍련은 탐험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계모에게 “언니가 실종됐다”는 말을 듣는다. 장화의 우주선을 추적해본 결과 접근 금지 구역에 해당하는 ‘부활 행성’에 갔다가 실종된 것이 밝혀진다. 장화는 왜 접근 금지 구역에 갔을까? 홍련은 언니를 찾을 수 있을까?
김성희 '흥부는 답을 알고 있다' (흥부전/흥부와 놀부)
- ‘흥부의 과학’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과학 이론. 이로 인해 엄청난 부와 인기를 얻은 흥부. 그런 흥부의 자서전에 등장하는 최대 빌런 놀부는 억울하기만 하다. 박놀부 독점 인터뷰를 통해 ‘흥부의 과학’이 도대체 무엇인지, 두 형제는 무슨 사연으로 등을 돌리게 되었는지, 놀부는 왜 억울한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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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도 그랬을 테니까. 자기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세상에서 남을 어떻게 챙긴단 말인가.
깊고 푸른 - p. 16

"오히려 멋진 이야기인걸. 신기하지 않아? 우리가 그 역사 속에 있다는 게. 그렇게 사람들이 떠나고 남은 폐허를 우리가 걷고 있는 거야. 우리도 진행하는 역사의 일부분인 거야. 신기하지 않아?"
밤의 도시 - p.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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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감탄하고 행복하게 읽었다. 읽고 나서 오랫동안 여운이 오래 남는, 그것도 긍정적인 여운이 오래 남는 책은 많지 않은데 이 책은 그런 책이라 좋았다. 만족스러움을 가시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면 분명 가장 높은 모습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일단 고전을 각색한 SF 앤솔러지라는 데서 1차로 치이고(복선 추리하고 어떤 등장인물이 어떤 이름으로 등장하는지 맞춰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각색한 과정에서 등장인물의 성격과 행동이 조금씩 달라진 점에서 2차로 치였고 갈수록 조금씩 짧아지는 소설 길이 배치에 3차로 치였다. 개인적으로 소설집을 읽을 때 길이가 제각각이라 길었다 짧았다 하면 호흡 조절하는 데 힘듦을 느낄 때가 있는데 갈수록 길이가 줄어들며 호흡 조절하고 적당히 과몰입과의 거리를 조절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센스가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당신의 간을 배달하기 위하여'다. 당간배는 왜 이 택의 제목으로 걸었는지 알 수 있을만큼 대작이었다. 당간배 읽으면서 오지는 복선 회수에 눈물 흘리고 감... 사실 모든 이야기가 다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 3모 지문으로 나온 춘향전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3모의 3만 들어도 짜증나지만^^그래도 춘향전은 좋은데.
이야기가 샛길로 샜는데 좌우지간 다섯 편의 이야기가 모두 좋았고! 2탄도 나왔으면 좋겠다 ㅎㅎ 사계절 관계자 분들..보고 계신가요...:) 제가 기대 많이 하고 있겠습니다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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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강추...진짜 꼭 꼭 읽길 강권한다!! 내가 SF도 사랑하고 고전도 좋아하는데 두 장르 만나니까 극락이 따로 없음...ㅋㅋㅋㅋㅋ 이게 너무 주접 멘트긴 한데 진짜 최고입니다. 최고.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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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이야기 속 인물들을 미래에 데려다놓으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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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