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망이세요?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3
부연정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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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망이세요?'는 중고거래 마켓 플랫폼 ‘당근마켓’을 오마주한 ‘피망마켓’이라는 일상적인 소재와 소설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원귀라는 소재를 결합하여 새롭고 유쾌한 괴담을 펼쳐나간다. 사건을 거듭하며 점점 합을 맞춰가는 주인공들의 ‘케미’ 역시 돋보인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당하고, 그 사실을 숨겨야만 했던 시온과 승진만을 위해 남들을 배려하지 못했던 준서가 서로 힘을 합쳐 원귀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모습은 독자에게 즐거움뿐만 아니라 따뜻한 울림을 제공할 것이다.

#청소년추천도서 #청소년문학추천


연관도서로 같은 저자분의 '소리를 삼킨 소년'을 추천한다. 문체가 비슷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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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은 처음으로 그 얼굴을 마주 보았다. 늘 눈이 마주치기 전에 고개를 돌려 피했던 검은 그림자는 시온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눈 두 개, 코 하나, 입 하나의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 그 사실이 몹시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p. 40

뭐랄까, ‘원귀’라는 명칭과 이 책에서 시온의 시선으로 바라본 모습은 모두 검고 어둡고 두려움을 주는 느낌인데 시온이 친구를 구하기 위해 원귀에 대한 마음을 연 순간 나타난 모습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람의 모습이라 충격적이었다. 책에서 시온이가 충격받을 때 나도 같이 충격받았다. 어느 책에서도 귀신을 다룰 때 이렇게 ‘다른 사람과 별다른 모습이 없는’ 모습을 부각하진 않는데 이 책에서는 이 점을 부각하며 원귀도 결국 우리 주변의 흔한 사람이었다는 걸 강조해서 새로웠다. 역시 ‘소리를 삼킨 소년’ 작가님이라 그런지 주변의 흔한 모습을 잘 살리는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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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끝나고 너무 오랜만에 책을 읽어서 잘 읽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도 책을 집어 들고 단숨에 끝까지 읽었다. 그만큼 이야기가 재밌었고, 읽기 쉬웠다. 이 책 마지막에, 작가의 말에서 ’소리를 삼킨 소년‘에 이어 ’피망이세요?‘도 청소년이 읽어 본 장편소설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분명 그럴 것 같다. 당근마켓을 오마주한 피망마켓이라는 소재는 사실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이 책의 이야기 속에 드러난 청소년의, 원귀의 이야기는 결코 책 속에 한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본인만의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사실 나는 이 책을 받을 때 ’피망마켓‘이라는 소재를 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했다. 그래서 피망마켓을 통해 사건을 의뢰받거나, 피망마켓에서 원귀 씐 물건을 사서 처리(?)하는 이야기일 것이라 예상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사실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이목을 끌지 않는다. 지나가는 설정 느낌으로, 그러나 맥거핀은 아니게 간간이 얼굴만 비추는 정도다. 이 점이 나는 제목과 살짝 거리가 있다고 느껴서 아쉬웠지만, 오히려 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설정이라 원귀와 시온, 준서의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전반적으로 읽기 편했고 각각 다른 이야기가 ‘남들과 다른 것을 보는‘ 시온과 준서를 통해, 특히 시온을 통해 진행되면서 시온이와 준서가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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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세계와 먼 우리 안전가옥 FIC-PICK 4
이경희.전삼혜.임태운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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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요즘 책 표지 사진 찍을 때 색감이 마음에 안 든다… 묘하게 노랗게 나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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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옴니버스 픽션 시리즈 FIC-PICK의 네 번째 책 '가까운 세계와 먼 우리'는 멀어진 우리를 연결함으로써 점점 가까워지는 세계, 메타버스를 다룬다. 국내 SF 소설계를 멋지게 이끌어 나가고 있는 이경희, 전삼혜, 임태운 작가가 현실과 닮았으면서도 분명한 차이점을 보이는 가상 세계의 모습을 웰메이드 게임처럼 경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 냈다.

 

평생을 메타버스에서만 살아온 세대가 갖는 의문을 통해 현실과 가상의 의미를 묻는 '멀티 레이어', NFT 시장을 무대로 디지털 작품의 소유권을 되찾기 위해 10년 만에 뭉친 대학 동창생들을 그린 '구여친 연대', 메타버스 내에서 암약하는 범죄 조직에 잠입한 비밀 요원의 활약상을 담은 '바람과 함께 로그아웃' 총 세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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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출판사 연작소설 '모래도시 속 인형들'을 추천한다. 진짜 재밌었는데 이 책이 취향에 맞는다면 모래도시 속 인형들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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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팬을 체포할 생각이 없답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2억 명은 분명히 엄청난 숫자이지만 메타 월드의 총 인구수에 비하면 10분의 1도 되지 않죠. 본부에선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벤투스의 실제 효과를 확인하려는 것 같아요."

바람과 함께 로그아웃 - p.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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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돌아온 안전가옥 단편집! 이번에는 메타버스를 다룬다. 총 세 편의 이야기 중에서 나는 ‘바람과 함께 로그아웃’이 가장 재밌었다. 내 취향!

전반적으로 미래의 것들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다루는 주제가 다르다. 첫 번째 이야기인 ‘멀티 레이어’는 냉동인간(은 아니지만 비슷한 상태)과 가상현실을 적절히 융합해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고 두 번째 이야기인 ‘구여친 연대’는 요즘 핫한 NFT를 소재로 한다. 세 번째 이야기인 ‘바람과 함께 로그아웃’는 ‘멀티 레이어’와 비슷하다. 로그아웃이 가능하다는 점은 다르지만.

멀티 레이어는 가상 세계에서 오래 살아온 탓에 적은 노력 많은 보상에 익숙해진 후 로그아웃을 바라거나 막는 이야기를 다루는데 구체적인 바깥 상황 등 결말도 열려 있어서 아쉬웠다. 닫힌 결말을 조금 더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하지만 나름의 상상하는 재미는 있었다.

구여친 연대는 NFT 예술 작품을 다뤄 예전에 읽은 기사가 떠올랐다. NFT뿐 아니라 디지털 예술 작품을 전반적으로 다루며 무명 작품을 카피하거나 그대로 가져와 만든 작품, 가상으로 만들어진 작가로 브랜딩하는 브랜드 홍보 등을 다뤘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그리고 그 속에 빛나는 여성 연대! 멋있었다.

바람과 함께 로그아웃은 진짜 재밌게 읽었다. 동화 속 인물들의 이름을 따온 것도 재밌었고, 사실 내가 좋아하는 설정들(넓은 가상세계, 느와르, 범죄 소탕, 사회부패 등)이 가득해서 세계에 푹 빠져 읽을 수 있었다. 제목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따온 것 같아서 어떻게 이 제목을 짓게 된 건지 궁금해졌다.

사실 내가 알고 있는 메타버스와는 다들 다른 느낌이라 읽으면서 ’이게 메타버스라고?‘ 싶었다. 내가 아는 메타버스는 온라인 공간에서 3D 캐릭터가 움직이는 거지 감각이 연동되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타버스에 대해 조금 찾아봤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을 모두 포함하는 상위 개념이라고 한다. 즉 가상현실은 증강현실에 포함되니 모두 메타버스를 다루는 것.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라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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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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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세계와 먼 우리 안전가옥 FIC-PICK 4
이경희.전삼혜.임태운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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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를 바탕으로 근미래 인간의 삶을 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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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지적이고 싶을 때 꺼내 읽는 인문고전
유나경 지음 / 모들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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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인문고전을 깊이 읽게 돕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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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지적이고 싶을 때 꺼내 읽는 인문고전
유나경 지음 / 모들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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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지적이고 싶은 어느 날, 꺼내 읽기 좋은 인문 고전!

역사를 알아야 인문고전이 쉬워진다!

‘소크라테스의 변론’부터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까지,

한 번쯤은 알고 싶었던 인문고전을 시대적 배경과 함께

쉽게 이해하게 되는 책!

 

문득 지적이고 싶은 어느 날, 인문학적 소양을 얻기 위해 큰 맘 먹고 고전 인문을 들춰 보지만, 앞 페이지 몇 장을 넘기기도 쉽지 않죠. 왜 그럴까요? 일단 고전 텍스트 자체를 읽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에요. 대부분 외국 도서이다 보니 번역된 용어들도 많아 어렵죠. 하지만 진짜 근본적인 이유는 고전 인문을 둘러싼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고전 인문은 인문학적 배경지식을 좀 알아야 흥미가 생기는 책입니다. 인문 고전이 쓰여 지던 당시의 시대 배경이나 흐름을 알고 있다면 얘기가 좀 달라져요. 기본 배경지식이 있는 경우엔 어려운 인문고전이 잘 읽히고 이해도 잘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책은 이를 위해 지어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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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등장하는(소개되는) 책들이 모두 연관도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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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는 단순히 인문고전을 소개하는 책일 줄 알고 가볍게 읽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자 단순히 소개만 하는 게 아닌, 아래 사진처럼 시대를 알려주고 질문을 던지는 등 특정 인문고전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책이란 걸 알게 되었다.

 

위 사진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부분인데, 알고 있는 내용뿐 아니라 질문 꺼내 읽기를 통해 '죄를 용서하는 주체'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범죄를 저지르고 난 뒤 제 3자를 주체로 이루어지는 심판은 과연 공정할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는 사회 질서 유지 등을 위해 필연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부분이겠지만 말이다.

이 외에도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올리버 트위스트', '이방인'이다. 아무래도 알고 있는 고전을 다루는 게 더 이해하기 쉬워서 그런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궁금해진 책도 몇 권 있어 방학동안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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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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