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책 - 제3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12
강미 지음 / 푸른책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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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이상하게 첫 단어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 ‘필남’ 이라는 촌스러운 이름부터가 마음에 안든 것이다. 그래도 한 3장정도 읽다가 많은 수식어에 신물이 나서 읽기를 그만 뒀던 책이다. 그러다가 2년이 지난 지금 독서 수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읽게 되었는데 전보다 거부감이 훨씬 덜 든다. 그때는 왜 그렇게 이 책이 읽기 싫었는지 모르겠다. 생각보다 재밌는데 말이다. 글은 쓰면 쓸수록 실력이 는다고 했던가? 이 책에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월부터 12월까지의 소제목이 진행되는 동안 점점 글이 나아지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첫 장인 2월에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수식어가 많아서 읽기가 매우 산만했다. 하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문장이 적응이 돼서 그런지 아니면 진짜로 수식어가 줄은 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산만하지 않았고 나리와 필남 간의 이야기도 점점 더 재미를 더해갔다.

  길 위의 책의 재미라고 한다면 책의 중간 중간에 끼여 있는 과제 발표 내용이다. 이 책은 읽는 사람을 하여금 안에 나오는 <The Killers>나 『외딴방』같은 책을 읽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소설인데 설마 내용이 재미없었을까? 물론 내용도 재밌었다. 특히 나리의 일탈을 그린 부분을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내 생각에 나리는 이 일탈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으리라고 본다. 똑똑하고 빈틈없는 게 자신의 다인 줄로만 알았던 나리도 이런 일탈이 엄마에게 자랑스러운 모습만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생겨난 모범생 콤플렉스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 혹 몇몇이 보기엔 이런 생각 자체가 사치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리에게는 이런 기회가 없었다면 아마 평생 후회하며 살았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에서 또 눈여겨 본 부분은 나리가 필남에게 현지의 집안 사정을 얘기 해주었을 때의 필남의 태도였다. 거기서 솔직히 나는 필남이 무서웠다. 전체 내용으로 봐서는 필남은 꽃을 좋아하고 친구도 많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도저히 이런 냉정한 성격이 아닐 것 같은데도 말이다. 이런 점은 한 번 더 책을 읽어봐야 할 부분일 것 같기도 하다. 중학생으로서 여고생의 마음의 이해하기란 쉬운 것이 아닐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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