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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혁명 : 현직 팀장들이 검증하는 실무 보고서 작성법
이성윤 지음 / 한빛미디어 / 2024년 6월
평점 :

이번에는 정말로 평소에 읽지 않는 분야의 책을 읽었다. 제목부터 보고혁명. 이름에서 묻어 나오지만 보고서를 잘 쓰기 위한 책이다. 직장 생활. 특히 한국에서는 더더욱 보고서의 중요성이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기존에는 ERP 업무를 맡았기 때문에 몇 년 동안이나 보고서를 직접 쓸 일이 많지 않았다. 정형화된 테스트 결과서만 쓰면 됐고, 그마저도 특정 시기를 지나면 쓸 일이 별로 없었다. 다시 지원 부서로 복귀한 후에는 너무나도 달라져버린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이 보고서. 단기간에 스킬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었다.
택은 이성윤 님이 썼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재학 시절 5개 기업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졸업 후 현재까지 대기업, 글로벌기업, 중견기업 등에서 회사 생활을 14년째 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아디다스 코리아에서 팀장 역할을 하고 있으시다 한다.
책은 분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그것도 앞의 2개 장은 보고서를 잘 작성해야 하는 이유와 팀장들이 말하는 보고 능력에 대해 설명한다. 물론 이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나는 이런 보고서를 잘 써야 하는 이유보다는 보고서를 잘 쓰는 기술 그 자체가 더 중요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가볍게 읽고 넘어갔다.
현역 팀장님이라 그런지 국내외 최고 기업 팀장 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도 많이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20명이라는 표본집단이 충분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적절하게 설문조사 결과를 해설하고 부연 설명을 덧붙였기에 꽤나 도움이 될 것 같다.

3장부터가 본격적인 보고서 작성요령이다. 3장은 B2WHEN의 공식으로 설명하고, 4장은 보고 유형별 보고 공식이 활용된다. 사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정말 별의별 일들이 다 생기기 때문에 특정한 보고서의 유형화는 매우 제한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머리가 커졌는지 "아. 이거 이렇게 쓰면 안 될 것 같은데." 또는 "이것보단 이렇게 쓰는 건 어떻까?" 하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 역시 정형화된 유형으로 만들기에는 또 한계가 있는 편이니까. 아무래도 저자의 경우는 영업조직이라서 그런지 내가 쓰는 보고서보다도 더 정형화 & 요약이 가능했다. 내가 속해 있는 부서는 다종다양한 이벤트를 보고서로 녹아내려야 하다 보니 조금 더 살을 붙여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 더 도움이 많이 되었던 부분은 5장부터 7장까지의 내용이었다. 5장 잘 쓴 보고서의 특징, 6장 다양한 구성 기술, 7장 B2WHEN 활용법 같은 곳들 말이다. 5장에서는 잘 쓴 보고서의 특징도 중요하지만 이걸 보고받는 상사나 팀장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고민하게 되었다. 물론, 보고를 하는 실무자의 입장에서도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참 쉽지 않지만 말이다. 특히 보고를 할 때 보고 내용의 한계가 있는 경우도 많지만 어쨌든 스토리라인에 대해서도 한 번 더 고민해 보게 되었다.
6장 보고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다양한 구성 기술 역시 도움이 되었다. 어릴 때는 표라든지 그림 같은 다양한 보조적 수단을 활용하려고 했는데 이런 수단들은 제일 먼저 시선을 잡아끄는 역할을 하게 되므로 꼭 필요한 부분에 필요한 만큼만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번 더 고민하고 보수적으로. 그리고 부수적으로 활용하고자 노력한다. 그래도 보고서의 완성도를 높이는 몇 가지 스킬들이 있어 앞으로는 나도 보고서에 잘 활용해 보고자 한다. 하이라이트 등 이미 잘 쓰고 있는 것들이 많았지만 효과에 대해 객관적인 제3자 시각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쓴다는 건 또 다른 의미라 생각하니까.

나도 회사를 십 년 넘게 다니다 보니 이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저자의 견해나 표현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적지 않았다. 저자와 내가 담당하는 영역이 많이 다르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보고는 늘 긴장되고 힘들지만 이 책을 통해 기본기를 튼튼하게 다진 느낌이다. 보고서를 쓰는 스킬 자체도 중요하지만 뿌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