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아오바 유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카는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한다. 늘 똑같은, 변화 없는 날을 보내고 있는 어느 날 유튜브 앱에서 더 노이즈 오브 타이드 라는 무명 밴드의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라는 노래를 듣고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더 노이즈 오브 타이드의 홈페이지에 일 년 전 보컬 기리노 줏타의 사망했다는 소식이 새로 올라와 있었다. 그가 왜 죽었는지, 왜 죽은 지 1년이 지난 후에야 알려진 걸까.


이 책은 기리노 줏타의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라는 노래를 듣고 여섯 명의 각자의 ‘무언가’를 찾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모든 것은 이어져야 하기에 이어져 있다”라는 책속 말처럼 여섯 명은 하나의 노래로 이야기가 이어져있다. 그들은 줏타의 노래를 들으면서 전율을 느끼고 알 수 없는 예감이 들었다. 무언가 새로 시작 될 거 같았다. 기타를 치면 저절로 나아가게 된다고 말하는 줏타의 믿음 때문이었을까?


줏타의 첫사랑 나쓰카의 이야기에서는 설렘을, 세이라의 이야기에서는 눈물 뚝뚝, 잔잔한 울림을 느끼면서 읽었다.

잊고 있던 나 자신에 대한 꿈과 설렘, 열정을 돌아볼 수 있는 책.



---------------------------- 



음악은 늘 현실에서 동떨어진 곳으로 데려다 준다. 무수히 겹쳐지는 음에 신경을 집중하고 흘러가는 가사에 몸을 맡기면 소리가 오롯이 몸에 스며드는 기분이다.(...) 그 시절 마음속에서는 늘 거센 파도가 쳤다. 그러나 지금은 마음속 파도의 진폭이 서서히 잦아든 것만 같다. 이건 성장한 걸까, 아니면 익숙해진 걸까. p.12~13

 

 

“소중한 건 반복해야 돼. 몇 번이든, 끝없이. 잊어버리지 않도록, 꺾이지 않도록,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몇 번이든, 끝없이. p.65

 

 

줏타는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다. 그건 사람인지, 다른 형태를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 공백이 있다. 줏타는 그걸 메우기 위해 살고 있다. 그러나 메워질 리가 없다. 숙명이라든가, 운명이라든가, 그런 종류의 공백도 있는 것이다. 퍼즐의 빈자리를 채울 한 조각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p.133

 

 

“우리는 누군가와 이어질 수밖에 없고, 누군가로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영향을 받게 돼. 나는 나고, 타인은 타인이야. 자기 일은 자기가 정하면 돼. ....그런데도,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말이야, 거대한 연결 속에서 흔들리는 파도의 일부가 되어 있어. 나중에 돌이켜 보면, 내 행동이 내 의지가 아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어.” p.198

 


“줏타가 가르쳐 줬어요. 동경하는 걸 믿고, 계속 앞을 바라보면 된다고, 다른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할 줄 아는 게 수영뿐이어도 괜찮다고. 그냥 수영만 하면 돼요. 그 외에는 전부 사소한 일이에요. 나만 나를 인정하면 된다고, 그렇게 믿고 지금까지 왔어요.” p.28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