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빅토리아 턴불 지음, 김영선 옮김 / 보림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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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월 다 갔네. 
그렇게 생각했던 게 며칠 전 같은데 어느새 11월도 마무리되고 있네요. 바로 이틀 전은 수능일이기까지 했고요. 
지진과 한 차례 미뤄지기까지 한 날짜까지, 이번 수능은 수험생들의 마음을 이래저래 타들어가게 했는데요. 4년 전 제가 느꼈던 감정들도 떠오르고, 동생도 없고 주변에 수험생도 없어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도 괜히 마음이 아릿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그런 마음을 토닥토닥 어루만져줄 작품을 골라봤어요.

 

빅토리아 턴불의 <판도라>예요!

 

 

복슬복슬 주황빛 털을 가진 여우 판도라는 이 회색빛 숲에서 살고 있어요. 이웃도, 나무 한 그루도 없고 오직 망가지고 버려진 것들만이 있는 황량한 곳이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이곳에서 망가진 물건들을 고치며 살아가던 판도라. 어느 날, 처음으로 ‘고장난’ 생명체를 만나게 돼요!

 

판도라의 정성들인 보살핌 덕에 활기를 되찾은 파랑새. 둘은 곧 마음과 온기를 나누는 사이가 돼요.

 

 

늘 어디론가 날아갔다가 그곳에서 발견한 걸 입에 물고 돌아오는 파랑새.

 

 

 

하지만 어느 날, 파랑새는 물고 온 씨앗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아요. 판도라의 세계는 다시 잿빛으로 변해버리죠.

하지만 판도라가 몰랐던 사실, 바로 씨앗이 조금씩 싹을 틔워내고 있었다는 건데요.

햇살에 눈을 뜬 판도라의 눈앞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어요. 그리고 그 옆엔 어느새 파랑새가 조용히 앉아 있죠.

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표지도 조금 특별한데요.

 

벨벳처럼 보들보들한 표지 덕분에, 손으로 쓸어보면 실제 판도라를 쓰다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요. 온갖 버려진 것들이 울창한 넝쿨처럼 얽혀 있는 디테일도 돋보이구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판도라는 마지막 남은 희망을 상징하는 존재죠. 이 작품 속 판도라도 삭막해진 세상에 한 줄기 희망을 전하는 존재가 아닐까 싶어요. 

4년 전, 저는 수능이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건 그저 첫 발걸음일 뿐이었더라고요. 그 한 발짝을 떼고 난 후에 더 많은 일들을 겪게 되고요. 첫 발걸음을 어떻게 떼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의 경험들을 통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성장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그냥 제 생각이지만요...ㅎㅎ

아무쪼록 모든 수험생 여러분들 정말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이번 주말엔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주는 그림책 한 권 어떠세요? :)
지금까지 아티비터스 2기
전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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