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공부

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 공부 - 세 번에 한 번은 죽음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루시 폴록 지음, 소슬기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30여 년간 노인의학과에서 수많은 환자를 만나온 의사 루시폴록이 들려주는 나이듦에 대한 이야기,  "오십부터 시작하는 나이공부"가 윌북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모두에게 닥칠 죽음이라는 화두를 논리적이고 정의롭게 풀어낸다" 라는 글귀가 책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나이듦이란 무엇일까? 무엇을 알아야하고, 준비해야 할까?

 더 늦기 전에 우리는 나이 듦에 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노화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미래다. 

 그 자연스러운 흐름을 인식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할 때 우리는 오늘의 삶을 더 잘 바라볼 수 있다. 

 책속의 주인공들을 통해 긴 삶이 선사한 지혜와 여유로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은 성찰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나에게는 다소 생소했던.. 노인의학 전문의로 30년간 일해온 인사가 나이듦을 주제로 써내려간 이야기이다. 19개의 챕터로 나뉘어져있으며 각 챕터마다 환자와 그들의 가족의 이야기가 서술되어 있다. 

 멋지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오래살게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더 행복해졌다는 걸까?

 추가로 몇 해 더 살날을 얻는다해도 매우 의존적으로 누군가가 계속 돌봐주어야 하는 상태라면 기대수명을 늘려봐야 무의미하다는 것에 나또한 동의한다. 

 초고령에도 행복하게 사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은 하루하루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 걱정을 멈출것, 미래 계획을 잘 세울것, 유언을 쓰고, 주변을 정리하고, 생명보험 약관은 어디에 있는지 가족들에게 알려주고, 개 기술에 지지않게 노력할 것, 도움을 기꺼이 받을 것, 할 수 없는 일을 인정할 것 등. 

 책을 읽어갈 수록 앞으로 남은 나의 삶에 대해 진지해질 수 있었다.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이 책을 만날 수 있어 행복했다. 

 9장부터 꾸준히 등장하는 최강 보스 치매에 대한 이야기이다. 

 본인과 가족 모두 치매를 의심하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입밖으로 꺼내지 않고 있었던 가족들..  나였더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책을 읽어가며 만나게되는 여러 환자와 가족들의 사례를 보면서 나였더라면, 우리 부모님이셨더라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했던 시간의 연속이었다. 

 치매 자체로 죽는 건 치매에 걸린 사람이 우리에게서 멀어지는 것처럼, 몸이 먹어야 산다는 것을 잊는 것처럼, 맨 끝에 가서는 폐가 숨쉬는 것을 잊고 심장이 뛰는 것을 잊은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는 문구와 와닿았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복용해야하는 약의 종류도 양도 늘어나게 된다. 장기간 복용하게 되는 약이 있다면 장기복용의 이익과 위험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이익, 위험, 대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나의 몸이고, 내가 먹는 약인데, 지금까지 의심없이 한 입에 털어넣었다. 병력을 알고 있는 전문가와 상의 하여 내가 먹고 있는 약이 무엇인지 부작용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두어야겠다.  

 늙고 죽는 것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것인데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은 참으로 불편하다. "솔직하게 대화할 수 없기에 우리의 질문은 걱정거리가 된다."는 문구가 주는 울림이 컸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못하겠어"라고 말하기 보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함께 할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귀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