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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머릿속에서 나오라 - 생각의 공격, 그리스도인의 해법
제니 앨런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1년 5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나와서 내 머릿속에서 들어왔다가 나간걸까?
아니면 우리집 어딘가에 CCTV를 설치한 걸까?
이런 말도안되는 질문을 쓰며 글을 시작할 만큼,
저자는 내 마음속에 아니,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각의 과정과 그 결과로 나타나는 행동과 관계의 양상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덕분에 나는 안심이 되었다.
'나만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서 허덕이는 건 아니구나. 다들 비슷하게 힘들어 하는구나.'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내 머릿속의 생각들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지는 않게 되었다.
저자는 책의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힘주어 말한다.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
사실 처음엔 이 문장에 정말 그럴까? 하는 의심이 자꾸 찾아왔다.
하나님께서 나의 선택 또한 이끄시고 사용하시며 그렇게 구원의 과정을 인도하신다고 배운 내용들이 생각이 났다.
그렇지만 저자는 결코 구원에 관련하여 이야기 하고 싶은게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내가 혼동했던 것 같다.
성경 속 다양한 예시와 인용구절들로 친절하게 설명해주니
차츰차츰 '아! 그렇구나! 내가 선택할 수 있구나!'로 생각이 옮겨졌다.
창피하지만 늘 이런 종류의 거짓말에 끌려다녔다. 그냥 믿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예 거짓말 위에 삶을 지어왔다.
이 문장이 곧 내 고백이다. 내가 반석이라고 생각했던 대부분의 생각의 땅들은 모두 진실이 아니었다.
모래 위에 지은 집은 늘 쉽게 무너졌다.
어디서부터 삶을 바로 잡아야 하는지, 내 생각 속 거짓들은 이제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고민이 시작될 때쯤 저자의 처방도 시작되었다.
7가지 생각의 공격을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하나씩 알려준다.
방해와 소음 -> 큐티
수치심 -> 공동체
두려움 걱정 -> 믿음
냉소주의 -> 예배
교만 -> 겸손
정당화 자존심 판단 -> 감사
피해의식 - > 섬김
7가지 모두 해당되지 않는 생각이 없어서 쉴틈없이 내 생각의 현주소를 보았다.
그중에서도 내가 예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건 냉소주의와 피해의식이었다.
주님을 영접한 이후로 하나님과 타인에게 흘러간 나의 사랑과 섬김과 노력이 모두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찾아온 이후로
나의 삶은 급속도로 냉각되었고, 섬김을 가장 최소한 삶을 유지해왔다.
이렇게 지내도 되나 싶을 만큼 편안했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이렇게 지내도 괜찮겠다고 마음이 기울때쯤 이 책을 만난 것 같다.
내 마음이 고장나있고, 내 생각이 공격받고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것이 솔직히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주님은 내게 편안한 삶에서 불편한 삶으로, 나만 바라보는 삶에서 하나님과 타인을 바라보는 삶으로 초대하시는 듯 하다.
걸어들어가면 그 좁은 길이 생명의 길임을 깨닫겠지만, 넓은 길에서 볼 때는 가고싶지 않은 길이기도 하다.
저자의 모든 글에 대부분 지적 동의를 함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 이곳 저곳엔 거짓과 왜곡이 가득차있음을 앎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이유가 이렇게 나로하여금 멈춰서있기를 선택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계속 멈춰서있고 싶지만은 않다.
내가 그렇게 살도록 창조되지 않은 까닭일것이다.
지금은 물 아래 밖에 바라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물 위로 그 너머에 계시는 분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나는 그분께 시선을 고정하고 그분만을 바라보며
그분께서 날 위해 하신 일들앞에 감사로 믿음으로 기쁨으로 나아가게 되리라 믿는다.
생각의 공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집중하기보다
나의 모든 생각이 그리스도의 마음에 온전히 사로잡히기를 바라며 그 생각에 집중해보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