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킨제이 보고서?

제리 - 2010 제34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ㅣ 청춘 3부작
김혜나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다. 이 책 보고 오늘의 작가상에 대해 다시 좀 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심사위원들도 누군지 확인해야 했다.   

이런 주제를 다룬 적이 없어서 상을 준건지? 20대가 처한 비참한 현실태를 잘 묘사하여 상을 준건지? 아니면 뭔가 어렵고 현학적이어야 상 받을 만하다는 내 편견때문인지... 오늘의 작가상이 불편하게 다가왔다(이것도 참 웃기는 얘기다. 상 받은게 불편하다니...배아픈것도 아니고, 당연히 나는 문학지망생도 아니거든...) 

 어쨌든 심사위원들 말마따나 읽는 내내 불편한 감정을 지니게 하는 힘은 가지고 있는 것 같다. 20대의 성(sex)에 대한 킨제이 보고서라고 책 표지에 본 것 같은데 성은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비중 있는 하나의 소품 정도로. 그저 그런 용도로써 성은 도구적으로 사용됐다.  

 그 외에는...? 2년제 대학도 겨우 진학한, 주변에서 쉽게, 흔히는 볼 수 없는, 콧구멍에, 배꼽에, 혓바닥에 피어싱 하는 아이들 이야기라는 거... 그 피어싱이 고통의 상징으로 좀 나온다는 거... 그렇게 쓰레기 취급당하는 인생의 당사자들이 발악을 하면서 그 구조에서 헤어나오려고 하는거, 뻔하겠지만 그럴 수록 헤어나올 수 없다는 거... 

 그 와중에 어렴풋이, 흐물 흐물 거리는 자신을 발견하는 나. 

기성의 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기막힌 사회구조... 어디로 빠져나갈 데가 전혀 없는 일상... 여기에 20대의 몸으로 저항하는 이야기...? 정도로 하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