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마타, 이탈리아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감상평 >

청소년 소설만 쓰시던 작가님의 생애 첫 에세이라니!

이건 꼭 읽어야해. 라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에필로그부터 작가님의 따뜻함과 귀여움이 뭍어나서 피식피식 웃으며 책을 읽어내려갔다.

(출근길에 읽다보니 길게 못 읽어 ㅜㅜ 좀 끊기긴 했지만.. )


인생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어 두렵지만 그 덕분에 겁 없이 내디딜 수도 있는 것이리라.

p.20



작가님이 친구분과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하게 된 것도 이런 생각으로 진행된게 아닐까?



두려움을 이기는 힘은 옆 사람과 맞닿은 어깨에서, 그와 함께 나누는 온기에서 나오는 거니까.

진과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지나온 내 삶이 그랬던 것처럼.

p.34



나는 늘 내 인생의 한치앞도 모르기에 두려움만 가득찬 삶을 살았다.

(그래서 더 많은 걸 못해본건지도..)

페르마타, 이탈리아를 읽으며 불안하고 초조하고 걱정되었던 부분들이 있다. 나같았다면 어땠을까. 이래서 나는 못가.. 라는 생각을 마음속으로 하며 책을 읽어갔는데.. 죽으란 법은 없다는걸 몸소 체험해서 알려주신 작가님! 그 덕분에 나도 언젠가는 해외여행을 자유여행으로 가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났다. 그날이 오긴 하겠지?


작가님의 청소년 소설의 마지막은 늘 '희망'을 이야기 해주셨었는데..

이번 이야기에서는 어릴적 '금이'를 돌아보며 다독여주고 괜찮았다고 잘했다고 말해주는것 같았다. 어릴적 나를 생각한다는건 그만큼 나를 사랑한다는 뜻이기도 할테니까.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해주기 위해 과거의 이야기를 하는거겠지. 그만큼 애썼다고 말해주는거니까.


나는 나의 어릴적 생각은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인데 그래서 기억도 잘 나지 않는데.. 언젠가는 어릴적 나에게도 얘기해주고 싶어졌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을테니까. 잘했다고. 잘 컸다고.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한달간의 여행이야기는 읽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무사히 돌아오셨으니 에세이도 완성되었겠지 싶은 생각에 안심을 하기도 했다.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보낸 이 이야기가 부러웠다. 나도 언젠가는.. 꼭 가보리라..


작가님의 귀여움과 가끔은 허당?의 모습도 보이셔서 넘 좋았다. 같은 사람이라서! 모든 사람은 완벽할수만은 없다는것을.. 또 한번 느꼈다.


늘 그랬지만 이번 에세이도 책을 덥는 마지막 순간에 '참 잘 읽었다'는 생각을 하며...


< 마음 기록 >


p.30

갔던 곳을 또 여행하노라면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처음 읽을 때는 글쓴이의 의도를 따라가기에 급급하지만 두 번 세 번 읽다보면 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도 보이고 나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할 여력이 생긴다.

- 내가 날북을 하며 느꼈던 부분이다! 그래서 그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p. 49

오랫동안 동화를 썼지만 이 땅의 어린이를 위해서라고 내세우기는 어렵다. 욕망과 결핍을 품은 채 가슴속에 남아 있는 어린 나를 위해서였다는게 더 솔직한 말일거다.


p. 62

욕심의 무게는 다름 아닌 삶의 무게다. 그 동안 내게 지워진 삶의 무게를 힘겨워하며 살았으면서, 짐을 벗어던지고 자유로워지자고 떠난 여행에서조차 나는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p. 82

내가 온순하고 말 잘 듣는 아이였던 건 착한 아이 콤플렉스 때문이다. 자라서는 착한 여자 콤플렉스로 이어져 무던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내 본성은 꽤나 예민하고 까탈스럽다는 걸 나이 들수록 느끼고 있다. 착한 아이 노릇을 하며 억눌린 채 살아야 했던 내 안의 아이는 충분히 이해받고 존중받기 전에는 아마 떠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동화를 쓰는건 동심을 간직한 순수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자라지 못한 그 아이 때문임이 분명하다.


p.123

누군가 말하길 어떤 일이 햇빛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고 했다. 이탈리아에서 보내는 진과 나의 일상도 밤바다 뜨는 달빛에 물들며 우릐의 신화가 돼가고 있었다.


p.132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가지 않은 길'을 품은채 살아간다. 기억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그 길은 실패한 길이 아니다. 부서지고 무너진 채로도 무대이기를 포기 하지 않는 타오르미나 극장이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p. 141

쉰이 넘어서도 나이 밝히는 걸 주저했던 적이 없다.-(중략) 저절로 흐른 세월이 아니라 성실하게 한 걸음 한걸음 걸어 도달한 나이 아닌가. 그동안 살아낸 세월 덕분에 웬만한 방지턱은 여유롭게 넘을 수 있는 삶의 내공을 갖게 됐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숨은 길 찾기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금이 작가님의 시리즈 중 마지막 이야기

너는 하늘말라리야를 읽고 소희의 방을 읽고..

마지막인 숨은 길 찾기..



이 세가지 이야기를 읽었을 때 나의 반응은! 마지막 이야기에서 다 울컥했다는것.

숨은 길 찾기의 마지막을 버스에서 읽었는데.. 눈물 콧물을 다 짰다.

왜 가슴속에서 울컥함이 올라왔을까.

그렇게 울컥한 이야기가 아닌데 나는 왜.. 그랬을까?

아마도 세 아이들의 희망을 봤기 때문이겠지..



철없이 어디선가 사고를 칠것만 같았던 미르

마음의 문을 닫아서 입을 열이 않았던 바우

친엄마에게 가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던 소희



그랬던 아이들이 꿈을 찾아 한발한발 내 딪는 과정을 보며

나의 어릴적 생각도 났고.. 나는 그맘때 어떻게 보냈드라? 잠시 생각도 해보았다.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이 아이들처럼 나도 그랬겠지.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좋아했던 남자아이도 있었을 것이고 나를 좋아해주던 남자아이도 있었겠지? ㅎㅎ (제발~ )



이금이 작가님 책을 볼때마다 느끼지만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을 이렇게 대신 표현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내아이에게도 이렇게 해줘야지 싶고 또 그러지 말아야지 싶고...



아이키우는게 참 어려운데.. 이런 소설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볼수 있다니!

정말 최고다. 어른이지만 청소년 소설을 읽어야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이들 책이라고 나몰라라 하지말고 내 아이 마음을 들여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앞으로는 청소년소설책을 읽어야겠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좀 더 존중하고 믿을 필요가 있다.

자기에게 닥친 일인데 아이라는 이유만으로-아이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결정이나 판단에서 소외되고 제외되는 것, 진짜 기분나쁘다. p195


- 이제는 더 기억해야할 이야기... 더 존중해기.. 더 믿어주기..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잖아. p154


- 중요한건 내 자신이고 아이 자신인데.. 자꾸 나에게 끼워 맞추려는 나... 반성하자

스스로 할수 있게.. 자존감을 키워주자..




< 마음에 남는 글귀 >



p8

불행을 걱정해 주는 것보다 행운을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사람이 더 진정한 친구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친구에게 닥친 불행을 함께 슬퍼해 주는 건 행운을 내 일인양 기뻐해 주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다.



p38

세상 모든 건 관심을 갖는 순간부터 새로운 의미를 지닌 존재가 된다.



p106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이별하고 또 언젠가는 소멸한다. 백 년도 못 사는 사람은 물론 오백 년이나 살아 있는 느티나무도 언젠가는 제 명을 다할 거다. 45억 년 된 지구조차도 영원할 수는 없다.



p125

인간에게는 자기 인생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가 있어. 그리고 주어진 삶을 살아 내야 하는 의무도 있고.



p132

꽃은 지니까 예쁜 것이고 벌 나비가 날아들어야 진짠 거지, 천년만년 피어 있고 벌 나비도 못 받는게 암만 예쁘면 뭔 소용이야!



p147

마음을 착하게 가지면, 욕심을 비우면, 전혀 기대하지 않으면 행운의 신이 손을 내밀어 주지 않을까.

행운의 신만큼 깜짝쇼나 반전을 좋아하는 신도 없는 것 같다. 그 신은 행운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보다는 그런게 세상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에게 '옜다." 하고 던져 주는 악취미가 있었다.



p161

어차피 인간은 자기 부모를 선택할 수 없게 돼 있으니까 운명이다. 하고 받아들여.



p190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면 그 일에 될 수 있는 대로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게 현명하다.



*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 제공받았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희의 방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도 하늘말나리야를 읽고 소희의 뒷이야기가 궁금했다.



소희를 돌봐주던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아직은 어린나이이기에


보호자가 필요했던 나이. 다행히 얼굴은 모르지만 아빠의 형제라는 이유로


작은집으로 가게되었던 소희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독자들의 물음을 지나치지 않으시고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서 '소희의 방'을 쓰셨다고 했다.


소희의 이야기를 쓸때는 작가님의 어릴적 회상이 아닌 지금의 내 아이들을 생각하며 글을 쓰셨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작가님 시절과 한참이 지난 아이들의 시절은 다를테니까.


그럼에도 이렇게 책속에 폭 빠질 수 있게 글을 쓰신 건 작가님의 맑고 순수한 그리고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으니 가능한게 아니었을까?



소희는 작은집에서 녹록지않은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친엄마가 찾아온다.


그러면서 소희의 이야기가 전개 되는데..


처음엔 엄마도 소희도 서로에게 어색하다. 그 어색함을 없애야하는건 소희 자신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엄마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자신이 초라해진다. 노력할수록 더 멀어지는 것 같은 가족들. 그러다 사건 하나로 인해 집을 나와버린다. 갈곳이라고는 고모집 뿐이었고, 고모의 진심어린 말에 소희는 그동안 쌓였던 어른아이의 짐을 내려놓게 된다. 그리고 찾아온 엄마에게 그동안 못한말을 다 쏟아낸다. 그렇게 엄마와 조금은 가까워지고 엄마도 소희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어주며 아직은 어색하지만 행복한 가족으로의 한발을 내딛게 된다.


그리고 소희가 힘들었을때 의지가 되었던 친구들이 있어서 소희가 잘 견대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친구들에게 의도했던, 의도 하지 않았던 거짓말을 했던 소희, 하지만 나중엔 다 솔직히 털어놓았으니까. 그리고 솔직하게 말한 소희를 거짓말쟁이라고 매몰차게 대하지 않았던 친구들. 소희에겐 친구들이 큰 희망이었던것 같다. 함께해준 친구들이 고맙다.


채경이, 지훈이, 재서. 그리고 미르와 바우까지.




p.313


아이들은 결코 일찍 철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더 확고해지고 있다. 아이들은 제 나이다운 모습으로 살 권리가 있고, 어른과 사회는 아이들이 그렇게 자랄 수 있게 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소희는 어쩔 수 없이 조숙한 아이로 성장했다. 하지만 자기만의 방에서 조금씩 조금씩 본성을 되찾아 간다. 독자들도 소희처럼 스스로를 사랑하며 자기다운 모습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작가님말씀처럼 아이는 아이답게 클 수 있게 어른과 사회가 책임을 져야하는게 아닐까?


너무 일찍 철이 들어서 모든 인생을 스스로 책임져야한다면 그 아이 인생은 너무 힘들고 우울할테니까.



'소희의 방'에서는 처음엔 어른아이였던 소희를 점점 제나이에 맞게 다시 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청소년 소설에서는 늘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던 작가님 답게 마지막은 늘 미소와 함께 책을 덮게 만들어주신다!


감사합니다!




- 개인적인 생각



나도 닉네임을 '하늘말나리'로 바꾸고 싶었다.


소희의 늘씬한 몸과 키가 부러웠다. 소희의 엄마도!


지훈이는 왜이리 멋있는고야~ 재서도 그렇고!


모든 친구들이 커서도 행복하게 잘 지내주기를 ~!!


소설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신기한 소설 ^^




< 마음에 남는 글귀>



p.35


작은엄마는 비싼 파마 손님을 대할 때의 스무 배쯤 되는 아부가 섞인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엄마 손가락에서 반짝거리는 반지를 보고는 짧은 한숨으로 미소를 마무리 지었다. 소희는 그 한숨으로 작은집에서 받았던 설움을 모두 잊기로 했다. 갑작스레 찾아온 행운에 대한 소희식의 예의였다.



p.41


관계가 가까워지려면 어느 쪽이든 먼저 손을 내밀어 잡아야 한다. _ 소희는 자신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p.68


빚에는 돈으로 갚을 것과 마음으로 갚아야 할 게 따로 있다고. 돈으로 갚아야 하는 빚을 마음으로 눙쳐도 안 되고 마음으로 갚아야 하는 빚을 돈으로 해결해서도 안 되는 법이라고. 소희는 엄마가자기에게 진 빚이야말로 돈으로 갚을 수도 없고, 갚아서도 안 되는거라고 생각했다.



p.110


소희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현재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보다 미래를 물어보는 사람들이 더 좋았다. 그 질문 자체가소희에게 환한 미래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p.209


똑같은 공간인데 조명만으로 이렇게 바뀌는 걸 보니 사람ㅁ음도, 마음 자체가 바뀌는게 아니라 어떤 빛을 어느 부분에 비추는가에 따라 다르게 여겨지는 것 같다. 소희를 향한 조명이 이제 파티는 끝났다는 듯 마음의 가장 어둡고 씁쓸한 부분을 비추고 있었다. 소희는 곤두박질칠 일만 남은 롤러코스터 위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p.238


약정 시간이라는 말이 새롭게 다가왔다. 나는 잘못하는게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일찍 철들어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시간들을 되찾으려는 거다. 그런 말을 어른이 해 주니까 응달진 마음에 볕이 드는 것 같았다.



p.250


마음과 시간을 함게하며 정지됐던 약정의 시간을 채워 가는 거였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도 하늘말나리야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해마 그림 / 밤티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록색 바탕에 친구 셋이 걸어가는 모습은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어떤 이유가 있어서 저렇게 걷고 있는걸까?

첫번째 주인공 미르이야기

미르는 서울에 살다가 부모님이 이혼하는 바람에 어느시골 한 마을로 이사를 온다. 아빠와 관계를 엄마가 망친거라 생각하는 미르. 엄마에게 복수라도 하듯이 학교생활도 그곳의 생활도 적응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야 엄마가 속상해 할테니까.

두번째 주인공 소희이야기

소희는 부모님이 안계시고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어른아이라는 말이 딱 어울만큼 기특한 아이. 6학년이 되어 전학을 온 미르라는 친구와 가까워지려했지만 자꾸만 밀어만 내는 미르.. 그리고 같은 동네 친구인 바우의 든든한 오른팔친구 !

세번째 주인공 바우이야기

바우는 엄마가 갑자기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말을 하지 않게 되었다. 내 말은 무조건 맞다고 맞장구쳐주는 엄마가 없기에 다른 두려움으로 입을 닿게 된다. 그런 바우를 잘 아는 친구소희가 든든하다. 미르라는 친구가 궁금하지만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어찌보면 참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 같다.

부모님이 이혼해서 엄마나 아빠와 사는 아이들.

부모님이 일찍돌아가셔서 조부모 손에서 크는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 중 한분이 돌아가셔서 엄마나 아빠와 사는 아이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폭풍 오열을 할뻔했다.

특히 소희와 바우 이야기에서...

나는 할머니 손에서 자라지도 않았고 부모님중 누군가가 돌아가시지도 않았는데 왜 유독 그 부분에서 눈물이 났을까?

겪어보진 못했지만 내가 부모가 되고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그런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너무 기특해서 그랬을까? 안타까웠을까?

아니. 내 아이들이 떠올랐을까? 만약에 내가 죽었다면? 남편과 헤어졌다면?

그래서 다른 누군가의 손에서 자랐다면?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울었는지도... 너무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장에서는

미르도 마음을 열고 소희도 마음을 열고 바우는 닫았던 입을 열고! 서로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이 친구들의 결말을 보며 희망을 보지 않을수 없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들로 거듭났으니까.

작가님의 개정판을 읽으며 중간중간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는데

그건 소위 지금 유행하는 단어들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작가님의 책사랑 글사랑은 작가의 말에서 정말 많이 느껴진다.

" 무엇보다 그 사이 변화하고 성장한 시민 의식을 거스리는 내용이나 표현들을 세심하게 살펴 시대 감각에 맞게 고쳐야 한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세계 시민으로 자랄 어린이들이 읽을 책이니까요. "

이 문장만 봐도 작가님이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지지 않는가.



책을 다 읽고 책을 다 보니 제법 재밌는 그림이다...

강아지를 따라 쭈루룩 서서 산책가는걸까? 본인들이 좋아하고 추억이 있는 느티나무로 걸어가고 있는걸까? 세아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


손이라도 닿을 듯 낮게 여겨지던 하늘이 끝도 없이 깊어 보였다. 미르는 눈 내리는 허허벌판에 점으로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p53

나는 미르를 이해하기로 했다. 그 애가 보여 준 게 아니었다고 해도 혼자만의 얼굴을 본 사람이 가져야 하는 아주 작은 예의이다. 그러지 않으면 그건 남의 일기장을 봐 놓고 남들에게 그 내용을 떠들고 다니는 짓이나 마찬가지다. p81

죽는다는 건 그 사람만 세상에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 더 많은 것들을 함께 잃는 일이다. p88

'상처 입은 조개만이 진주를 키울 수 있다'

조개 속의 상처가 시간을 거치면서 진주가 된다고 했다. 나는 내 마음을 조개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안에 진주를 키우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상처 입는 일이 크게 무섭지 않은 것 같다. p98

돈으로 갚을 빚, 마음으로 갚을 빚이 따로 있는 법이여. 돈으로 갚어야 하는 빚을 마음으로 눙쳐도 안 되는 법이고, 마음으로 갚어야 하는 빚을 돈으로다 해결해서도 안되지. p113

그곳에도 우리가 사는 세상처럼 하늘이 있고, 산이 있고, 시냇물이 흐를 거라고 상상했어요. 땅속 마을에선 꽃이나 구름, 날아가는 나비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여겼어요. p138

엄마, 난 아빠처럼 늙어 가는 엄마 모습이 너무 보고싶어요.p153

엄마가 지금까지 내 자식이고 아직 어리니까 너를 내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앞으론 조심할게. 그리고 네가 엄마를 엄마이기 전에 한 여성으로, 한 인간으로 이해해 줄 때가 오기를 기다릴게. p201

** 여기에 나오는 소희 이야기로 소희의 방이라는 책도 있다는데.

정말 궁금하다! 도서관엔 소장되어 있으려나? (방금 찾아보니 있다! 꼭 읽어봐야지! 소희가 어떻게 지낼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금단 현상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오승민 그림 / 밤티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낯선 이웃과의 관계

짝사랑하는 아이와의 관계

학교에서의 친구와의 관계

부모님과의 관계

그리고 장례에 대한 생각까지..

어릴적 나는 낯선 이웃에 날을 세웠다.

짝사랑은 고백도 해보고 숨겨도 보았다.

나름 잘 버텼지만 은따의 경험도 있다.

부모님과의 관계는 내가 원하지 않은 경험을 해야했다.

장례에 대한 생각은 누굴 위했던걸까.. 나는 해보고 싶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생각을 못해봤다. 그래서 많이 아쉽다.

그맘 때 왜 그런것들에 모든 날을 세웠는지...

그런데 지금의 아이들도 보면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세월이 변했지만 여전하다.. 아니 더 심하다.

그리고 은따보다 더한 괴롭힘이 판을 치는 세상.

그래서 세상을 져버렸다는 소식이 넘쳐나는..

이책에서도 그러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마지막은 '희망'이다.

낯선이와의 만남에서 받은 선물로 마음이 따뜻해졌고

지금은 생각도 못할 '장난전화?' 이야기를 통해 내 속 마음을

털어놓을수 있는 단 한명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의 흠이라고 생각해서 감추려다 들켰을때

차라리 잘됐다 그래 나는 원래 이런사람이야! 당당하게 말할수 있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그래! 내가 뭐 어때서~!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부모가 되고 나서 지금까지도 아이를 내 손에 쥐고 ? 있으려했다.

그런데 이책에선 얘기한다. 아이들이 크기 전까지 그냥 임시보호해주는게

부모 역할이라고... 와 뼈때리는 글에 반성하며...

그래... 부모역할만 하더라도 벅차니 그 이상을 바라지 말자! 생각하게 해준

명언이었다. 현실에선 좀 다르지만? 그래도 잊지말자!

임시보호!

이렇게 아이들의 마음에 '희망'을 선물해주시는 이금이 작가님의

개정판을 다시 읽어 볼수 있어서 정말 좋다!

좋은 책 내주신 이금이 작가님 감사합니다!

벚꽃 구경 나왔단다. 저 봐라, 꼭 등을 켠 것처럼 환하지 않니?

마음도 같이 환해지는 것 같지? 살면서 좋은 시절은 벚꽃 피는 봄날 저녁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구나.

꽃이 진 자리 p 12

우리 가족 중 도시로 이사 와서 더 행복하거나 즐거워진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한판 붙어볼래? p35

금단현상. 내가 지금 그렇다. 엄마가 인터넷 서비스를 정지시켰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할수 없게 되자 할 일이 하나도 없는 것 처럼 허전하기도 하고, 또 해야 할 일을 안하고 있는 것처럼 초조하고 불안하다.

금단현상 p52

선물인데 엄마가 대신 해 주면 무슨 의미가 있어요?

사주는 선물보다 이런 게 더 의밌죠. 그래야 소담이가 감동을 먹는다구요.

아닌데, 엄마가 돈 보다 정성이 더 있는거라고 그랬어. 아빠, 내가 문방구에서 재료 사다 줄까?

십자수 p83, 92

부모역할은 자식을 임시보호하는 거지, 애 인생을 평생 책임져 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엄마 말처럼 부모님은 나의 임시보호자이지 영원한 보호자가 될 수 없다.

임시보호 p123,1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