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사회주의 산책 - 새로운 역사를 향한 우리의 성서 읽기
이덕주 지음 / 홍성사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회적 성공, 부와 명예 성취 등 세상적인 가치들이 교회의 가치들이 된 시대다. 세상의 위계  피라미드에서 상층부에 있는 직업군의 사람들은 교회 안에서도 사회에서와 마찬가지로 높은 대접을 받는다. 

교회에 들어온 세상은 교회가 '그리스도의 길'이 아닌 '황제의 길'을 걷도록 했다. 그래서 '신앙과 믿음 좋은 사람'은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부와 명예를 쟁취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는 실패하신 것인가? 참수형을 당했다고 알려진 사도 바울은 실패자인가? 자본주의 세상에서 세상적 성공을 신앙의 수준과 등치시키는 행태는 '비성경적'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거룩함'은 '하나님께 쓰임받기 위해 구별된 것'이라는 뜻이라고 볼 때, 오늘날의 교회에는 '거룩함'도 세상과의 '구별됨'도 찾아보기 힘들다.


비단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양극화 현상이 지속되며 자본주의가 그 부작용을 심각하게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지, 성공을 말하며,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것은 할 일이 아니지 않은가.

많은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책의 제목은 <기독교 사회주의 산책>이다. 사회주의가 '더불어 두루 함께 잘 사는 사회'를 건설하자고 하는 것이라고 할 때, 배려, 책임, 나눔, 섬김 등의 기독교 정신은 사회주의와 본질적으로 맥이 닿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공동소유 공동사용 공동분배'를 실천했던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모습은 이 같은 생각을 뒷받침해준다. 즉 기독교가 본질적으로 사회주의적인 요소를 담고 있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기독교 사회주의'라는 개념과 이름의 존재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책에서 근대 유럽의 소위 혁명의 시대에 '기독교 사회주의'도 태동했다고 한다. 혁명의 시대에 혁명을 주도하기는커녕 혁명의 대상이 되어버린 교회에 대해 1848년 '이건 아니다!'라고 외치면서 대안 모색에 나섰던 일군의 신학자와 성직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바로 '기독교 사회주의자'들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기독교 사회주의를 자기보다 남을 배려하는 기독교, 개인의 자유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독교, 모으는 것보다 나누는 것에 우선 가치를 두는 기독교를 지향한다고 밝힌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기독교 사회주의를 말하는 이유에 대해 통일 이후 한반도에서의 신학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와 통일을 지향하는 교회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같은 과정은 "새로운 역사를 창출할 영적 에너지가 오늘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밝힌 이 같은 이 책의 취지와 문제의식에 공감한다.

아울러 저자의 말대로 통일 이후 한반도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황제의 길'이 아닌 '그리스도의 길'을 가기 위해서도, 교회가 초대교회의 정신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도, 길을 잃은 교회가 다시 복음 앞에 서기 위해서도, <기독교 사회주의 산책>은 매우 긍정적인 영적 자극을 주는 책이라 생각한다.  

또한 후속 작업을 통해 '기독교 사회주의'에 대해 한 걸음 더 진전된 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