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투력 - 끝내 목표에 도달하는 힘
스콧 에이믹스 지음, 서정아 옮김 / 미래의창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자기계발서를 고등학생때 이후로 읽어본 적이 없다. 아니 중학교때 읽은 성공하는 십대들의 열몇가지 습관을 이후로 처음 일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 때도 오체불만족이나 역경을 딛고 일어난 에세이(와 자기계발서 경계에 있는)는 많이 읽었지만 자기계발서엔 손이 가지 않았다. 감동이라도 주는 에세이와는 달리 자기계발서는 앞으로 읽은대로 살아야할것 같은 은근한 부담을 줘서 내 삶과 책속에 바람직한 삶의 괴리감만 보여줄 뿐이었다. 물론 어릴 땐 나도 한 며칠, 가끔은 몇주 그렇게 살고자하는 다짐을 하기도 했지만 그 약발은 오래가지 못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찾는 젊은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니다. 성공을 향해 보다 빠른 지름길로 가고 싶은 마음이나 시행착오를 겪은 후 알려주는 꿀팁과 주의사항, 성공의 비결, 그 엑기스를 빨리 배우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다만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건 이 세상엔 수억 수조 개의 기질을 지닌 사람과 또 그 수만큼의 각자 다른 상황을 지녔기에 책에서 제시한는 심플한 몇가지 법칙을 마냥 의존하고 따르기엔 무리가 있다는 나의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 후에는 자기계발서는 흥미가 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게 다 결과론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런 이유로 “분투력”이란 책의 첫인상은 매력적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책 분투력은 중요한 메세지 하나를 던져주며 나같은 쫄보를 움찔하게 만들었다.


”안전지대에서 나와라” 


분투력은 성공을 원하는 사람들, 그리고 성공에 대한 강렬한 열망과 자질을 가진 사람들이 꼭 알고있어야 할 마지막 팁을 알려주고 있다. 다양한 성공법과 그에 대한 자기계발서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 책이 강조하는 독특한 점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성공을 정의하는 방식도, 그에 이르는 길도 다양해지는 다변화된 시대에 어디든 어울리는 팁이었다

그 점은 바로 안전지대를 나오라는 메세지이다. 오랜 역사속 인물이나 다른 여러 나라의 다양한 사례를 근거로 삼아 위험을 감수하고 안전지대를 나온 이야기를 제시하며 그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 안전지대라고 해서 어떤것도 보장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한다.

그리고 저자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나누는데도 주저함이 없다. 그것이 성공이든 실패이든, 자랑할만한 것이 아닌 이야기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가 강조하는 분투력을 발휘해 온몸으로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독자들에게 그것의 중요성과 효용성을 입증하며 당신도 함께 해보자고 독려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스콧 에이믹스’라는 영어 이름이 무색하게 한국 출신이며 미국으로 건너간 초등학교 시절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데에서 오는 어려움을 겪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은 한국독자들에겐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전형적인 백인 중산층 가정을 배경으로 지닌 소위 말하는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가 아니기에 그의 이야기는 성공스토리임과 동시에 분투력으로 살아온 산 증인이기도 하다.


“당신의 여정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달라”


그는 단순한 자기계발서를 쓰고 싶었다기 보단 본인의 분투를 들려 주고 싶었던거 같다. 그리고 독자에게 분투의 여정을 들려달라는 이야기로 글을 마친다. 중요한 것은 나 같은 쫄보가 이 책을 읽고 계획만 하던 일의 첫 단추를 꿰었으니 스캇은 적어도 나에겐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불편함을 감수하는것, 노고를 감당하는 것, 위험을 껴안는 것. 참 어려운 말이다. 쉽지 않다. 더구나 한번 발을 삐끗했다간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기 힘들어 보이는, 뭐든 열린듯 하지만 사실은 무엇 하나 열린 길 없어 움직임에 신중해지다 못해 무력해지는 요즘 세대에겐 더더욱 힘든 소리로 들린다. 나조차도 그 와중에 있기에 감히 말하지만 분투는 누군가에겐 불가능한 말로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냉소와 비관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기에 다시 한번 순진하게 자기계발서를 믿고 분투를 해보려 한다.

우리 모두 어느 책 제목처럼 부디,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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