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 일기
박명호 지음 / 인타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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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일상과 달라 ‘일등실 삼류, 삼등실 일류’란 말이 있을 법하다. 여행의 고수들은 결코 특실이나 일등실을 이용하지 않는다. 일반실은 일등실보다는 우선 확 트인 넓은 공간이 좋고, 많은 사람과 자연스레 사귈 수 있는 것도 좋다.”

여행 수필은 작가의 생각이나 느낌을 바로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박명호 작가님과 같은 세대가 아니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있었고 생소하고 어색한 부분도 있었다.

사진 속의 만주는 60~70년대의 우리나라 모습과 비슷했다.
우리와 같은 말을 사용하고, 깊은 뿌리에는 우리와 같은 정신이 잠재하고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동질감 같은 것을 느꼈다.

‘개산툰의 눈물’에 누나에 매달려 울고 있는 사내 아이와 망연자실 주저 앉아 있는 엄마의 사진이 실려 있다. 곧 기차는 떠난다. 어쩔 수 없이 이 이별을 받아들여야하는 누나는 엄마가 급하게 기차에 오르고서야 참았던 눈물을 터뜨린다. 엄마는 큰 가방을 가지고 한국에 가 돈을 벌 것이다. 그 가방보다 더 큰 아이들에 그리움을 이겨내며 참고 또 참으며 돈을 벌 것이다. 그 돈은 일에대한 대가이기도 그리움에 대한 대가이기도 할 것이다.

길림성에서 술 한잔 하고 ‘연변라지오방송’에서 들려주는 유치환의 ‘행복’ 이란 시가 낭송 되는 것을 듣는다. 그리고 밖에선백석 시인의 겨울밥처럼 싸락눈이 내린다. 싸락싸락 눈 내리는 소리가 난다고 한다.

시인과 당나귀 그리고 싸락눈.—백석 —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하략)

나는 이 책이 수능에 한 번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생소한 이야기들을 우리 청소년들은 얼마나 알고 공감할 수 있을까?
수능에 한 번 출제 되고 나면 아마 이 책은 여러 문제집에 실게 될 것이고
훌륭한 선생님들의 깔끔한 해설을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만주일기>를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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