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완역 난중일기 교주본
이순신 지음, 노승석 역주 / 도서출판 여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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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위인을 꼽는다면, (아마도) 언제나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명예의 전당 가장 높은 자리를 두고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다. 치세로는 세종대왕을 따를 이가 없고, 난세 구국의 영웅으로는 이견없이 이순신 장군이 최고이다. 그리고 두 분의 남다른 애민의 마음은 언제나 우리를 감동시킨다.

개인적으로는 꼬맹이 시절부터 이순신 장군에 조금 더 매료되었던 것 같다. 전쟁 영웅, 그것도 신기에 가까운 전술로 기적에 가까운 승리를 연거푸 따내는 셰계 해전사 최강 제독의 위풍당당함에 소년의 가슴은 말그대로 웅장해졌다.

 

꼬꼬마 시절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던 문고판 '난중일기'는 난중일기에 기반하여 재구성된 스토리텔링이었다. 철들고 나서는 언제고 제대로 된 난중일기를 한 번 읽어봐야지 했는데,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이제서야 완역본 난중일기 교주본을 접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는 임진년(1592년) 1월 1일부터 무술년(1598) 11월 17일(이틀 후 노량에서 이순신은 전사한다)까지 7년 간 무려 1595일치의 기록이다.(전쟁 중에도 중단없이 기록을 이어나간 장군의 성실함이 빛난다)

처음부터 모든 날짜의 기록을 순서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전쟁 이전의 일기는 특별한 기록이 없이 대부분 군무에 임했다의 반복이다) 임진년의 전쟁 발발 이후 장군이 참전한 주요한 전쟁 날짜의 일기들부터 챙겨 읽었다. 익숙한 인물들과 사건들이 기술되는데, 스토리텔링보다는 거의 객관적 사료에 가깝다.하지만 전장의 한복판에서 문득문득 토해내는 장군의 울분과 한탄에 나의 감정 또한 울컥해진다. 가족들, 특히 어머니에 대한 걱정이 자주 언급되는데, 이 불세출의 전신(戰神) 또한 우리와 똑같이 따듯한 피가 흐르는 사람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그럼에도 군무에 흐트러짐이 없는 모습은 보기에 안타까울 정도이다.

 

어릴적 기억에 기댄 기대만큼의 스펙터클한 글들은 아닌고로 페이지가 쭉쭉 넘어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의 영원한 올타임 영웅 이순신 장군의 글들을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곱씹어 읽어 보리라 다짐한다.

난중일기에는 없는 기록을 만나기 위하여 뒤늦게 영화 '노량'을 예매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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