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 스캔들
장현도 지음 / 새움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처음에는 교활해 보이고 다소 사나워 보이는 여자의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고..

누굴 저렇게 보는 건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는데.. 뒤표지에는 예쁘면서도.. 강인해 보이는 여자가 있었다.

여자끼리 대결하는 건가? 흥미진진하겠다는 생각과 함께 만만치 않은 책일 거란 느낌이 팍~!!!


<< 미국 켄터키 주에 위치한 ‘포트 녹스’.

이곳에는 전 세계에서 거둬들인 막대한 양의 황금이 보관되어 있다.

그런데 매년 포트 녹스의 금괴 입출고 현황을 조사, 감독해야 할 미 재무부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2001년부터 전혀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포트 녹스의 금괴 보관소가 텅 비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


  
 

 핏트레이더의 목표는 단 한 가지뿐이다.

가능한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것.

즉, 달러 기호($) 뒤에 최대한 많은 '0'을 붙여내는 일이 바로 그들이 이곳에 존재하는 이유다. 그 유일무이한 목적을 위해서 온갖 계략과 기만, 사기 등이 서슴없이 벌어지며, 심지어 바로 옆 사람이 심장마비를 일으킨다 할지라도 누구 하나 개의치 않는 곳이 이곳 거래소이다.

  - 본문 중에서 -

 
 

 

 

 

화폐의 역사는 ‘금 죽이기’의 역사였다!

금본위제를 부활시키려던 미국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암살된 사실을 아는가.

IMF 당시 우리가 모았던 금은 어디로 사라졌던가.


금과 달러를 둘러싼 로비스트와 트레이더의 빅 매치!


세계 경제를 조종하는 두 여자의 숨 막히는 두뇌 게임 


한서연 - 스물아홉 살.

현재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핏트레이더.

도쿄와 뉴욕 거래소에서 각각 2년을 근무했고..

현재 CME에서 1년 근무.. 총 5년 동안 플로이를 누벼온 그녀는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유능한 직원.


아라비아 해, 인도 뭄바이 서쪽 240킬로미터 해상.

벌크선 라크슈미 호는 순조롭게 항해 중이었다.

이 배에는 전직 군인으로 구성된 사설 업체 나이트핀드 소속 용병들이 타고 있다.

그들은 VIP 경호 및 수송, 시설 보안 같은 단순한 일부터 분쟁지역 정찰, 비밀 침투, 게릴라 작전 같은 군사 활동까지..

매우 광범위한 임무를 수행하는 준군사조직이다.

의뢰가 들어오면 일을 진행하지만.. 리더 빌 테이넘은 확고한 사리분별력을 가진 사람이라

테러 행위나 민간인 사살, 반국가적 군사 활동 같은 의뢰는 맡지 않았다.

이들은 지금 인도의 선박회사로부터 화물선 라크슈미 호를 경호해 달라라는 의뢰를 받고 해당 선박에 탑승해 있는 상태..

빌과 교대한 메이슨 콜먼.. 그가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선박 후미에서 폭발음을 듣게 되고..

빌은 무전을 통해 공격받고 있으니 탈출하라고 명령한다.

그와 동료들이 탈출하려던 순간.. 최첨단 무인 공격기.. 프레데터 MQ - 1이 나타나 하늘에서 그들을 공격했고..

결국 메이슨 콜먼만 살아남게 된다.

그리고 가까스로 살아난 그는 사건을 추적하지만.. 혼자 힘으로 알아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라함 중령에게 도움을 청한다.


켈리코라는 헤지펀드의 트레이더 하워드 베르너.

한수연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아내게끔 만들더니.. 어느 날 갑자기 그녀에게 다가가..

자신은 한서연이 무슨 상품을 거래할지 모두 알고 있다는 말과 함께..

앞으로 그녀에게 든든한 러닝메이트가 되겠다고 말한다.


'늪'이란 별명을 가진 로비스트 캐서린 올리에.

로비스트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답게.. 그녀는 자신이 맡은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목숨도 하찮게 여길 만큼 냉정하고 비정한 사람.


일반인이 내가 전혀 모르고 있고... 쉽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계 경제의 시장...

그곳에서 일하며 그 거대한 시장을 쥐락펴락하며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의 욕망과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였는데.. 어느 순간 하나로 연결되면서

상품거래소의 긴박한 모습 못지않은 긴장을 느꼈으며..

미스터리 하면서도.. 허구와 현실이 절묘하게 교차되면서 읽는 재미가 더욱 커졌던 <골드 스캔들>


실제로 이 책의 작가 장현도 씨는 증권사에 입사해 다양한 분야에 경험을 쌓았고..

비합법적 사금융업체를 설립하여 젊은 나이에 큰 성공과 실패를 맛본 인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살려 글을 쓰게 됐고..

<돈, 어느 신입사원의 위험한 머니 게임>은 <범죄와의 전쟁>의 윤종빈 감독이 현재 영화로 제작 중이라고 한다.


작가가 증권사에서 근무도 했고, 사금융업체를 설립해 봤기에..

돈의 흐름에 대해 이토록 사실적인 묘사가 가능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책을 읽는 동안 그동안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게 됐다.

우리나라 IMF 외환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이 금 모으기 운동을 했는데..

과연 그 많은 금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

IMF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가..

또한 석유 산유국과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 등등..

지금의 경제 상황과 세계 금융 위기 등..

금에 관해서는.. 그저 재테크의 일종으로만 생각했던 나에게..

이 책은 금과 달러에 대해서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다.


처음에는 잘 모르는 낯선 경제 용어들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워낙 빠르고 매끄럽게 이어져서 글을 따라 읽다 보니 경제에 대해서도

조금은 더 알게 된 것 같다.

거대한 경제 시장..

사람보다 물질이 더 중요하고 그것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이것이 현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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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다시 사랑하다 - 사랑의 거품이 빠진 사람들을 위한 관계 테라피
린다 캐럴 지음, 정미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사랑과 심리에 관한 책을 읽었다.

베테랑 커플 심리 치료사 린다 캐럴.

30년 넘게 활동한 그녀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상담했고..

자신이 살펴보니.. 얼마 전에 사랑에 빠진 사람이나 수십 년간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나.. 사랑의 단계는 거의 다르지 않았다며...

일명 '러브 사이클'이란 이름의 다섯 단계를 이 책에서 논리 정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러브 사이클...

첫 단계는 결합 - 사랑의 로맨스가 시작되는 단계를 말한다.

여기서는 서로를 속속들이 마음에 드는 솔메이트로 느끼며 심지어 완벽한 이상형으로까지 여긴다고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의심과 부정의 단계로 사랑의 미약이 주는 효과가 점점 약해지고 파트너와의 일상이 뻔해지는 상태로 접어드는 순간이 찾아오게 되고..

연인을 이전보다 덜 호의적인 관점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특히 여기서는.. 갈등에 대해서.. 파트너에 대한 자신의 이상과 파트너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씨름하는 요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다음 장에서는 이른바 여섯 가지 필수 스킬을 이야기하며 교제 중에 피할 수 없는 문제점인 실망감과 차이에 직면했을 때 관계를 순조롭게 유지시키는 요령을 알려준다.

세 번째 단계는 환멸이다. 갈등이 점점 깊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심각해져서 관계가 아슬아슬해진 순간에 그녀를 찾아온 몇 커플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문제와 해결에 대해 쉽게 풀이하고 있다.

네 번째 단계는 결단.

여기서는 일명 '벽'이라고 지칭할만한 위기에 이르고.. 어떤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속에서..

몇 가지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선택에 따르는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정리도 해준다.

다섯 번째 단계는 진심을 다하는 사랑.

갈등과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잘 되지 않았더라도.. 혼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요령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지금 나는 러브 사이클 중에서 어떤 단계에 있는지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는 퀴즈가 실려 있다.


책에 나온 말처럼 우리는 흔히 사랑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나의 삶이 바뀌고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것도..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사랑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 같다.

그리고 사랑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사랑만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또한 어렵긴 하지만.. 평생을 서로만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러브 사이클의 다섯 단계 중에서 나는 지금 어디쯤에 있을까..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진심을 다하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해서 결혼을 하지만.. 그 사랑이 일상이 되면.. 사랑의 모양이 변하는 것 같다.

질량은 그대로인데.. 모양이 결혼 전과는 많이 다른 것 같은 느낌..

주변을 살펴보면.. 결혼 괜히 했다면서 신세 한탄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나 역시도 상대방에게 실망할 때면..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라면서.. 그땐 그랬지.. 이런 생각을 하곤 하는데..

그럴 때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실망하고 회의감이 들 때.. 나는 왜 이런 것일까.. 생각할 수 있고 또 해결책도 알 수 있기에..


책을 읽으며 결혼은 도대체 무엇일까..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했다.

예전에는 사랑의 완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생각해보니...

결혼은 미성숙한 내가 또 다른 미성숙한 인간을 감싸 안고 보듬어 주는 일 같다.

감싸 안고 보듬어 주는 과정이 다소 힘들기도 하지만.. 나 자신도 어쩌지 못해 안절부절못하고 끙끙거리는데..

이런 상황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끌어안는다는 것은 당연히 힘든 일일 것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위로가 되고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연애 초기의 그런 열정적인 두근거림은 아니지만.. 여전히 나는 그를 보면서 두근거림을 느낀다.

그리고 동시에 편안함과 예전보다 더 깊어진 친근함을 느낀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콩깍지가 벗겨지면.. 그땐 무엇으로 살아갈까? 부모님은 어떻게 수십 년을 함께 할 수 있는 걸까?

그 대답이 이 책 안에 있었다.

사랑과 결혼, 인간의 심리까지.. 모든 것을 잘 설명해주는 책이라..

지금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지고.. 권태기에 접어든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부부, 다시 사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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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믿고 보는 작가 중의 한 명인 김려령의 신작 <트렁크>

이번 이야기는 성性​에 대한 솔직한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거침없고 솔직한 표현들이 저질스럽거나 거북하지 않고 술술 읽혔다.

마치 목넘김이 좋고 맛있는 맥주를 마셨을 때... 그 맛을 느끼는 순간 짜릿함과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처럼...

또한 곳곳에 재밌는 말이 많아서 이야기가 무겁게 가라앉는 것을 막아주고 있고,

끝까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상한 남자와 관련된 반전!!!

이렇게 끝나면 안 된다는 말이 저절로 나올 만큼 그 뒷이야기가 궁금해지고 혹시 2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마저 들었던 책. <트렁크>


<<이제는 배우자도 임대하는 세상이 됐구나.

고액의 연회비와 혼인성사 자금을 지불하는 NM 회원들에게,

이런 아내는 어떠신가요? 하고 내미는 기호품이 된 기분이었다.

몰랐고, 끝까지 몰라도 됐을, 모르는 게 더 나았을 그런 세계가, 내 손을 그렇게 잡았다.>>


주인공 노인지. 스물아홉 살, 여자.

업계에서 손꼽히는 결혼정보 회사 W&L에 근무 중이다. 입사 6년차...

그녀는 이곳에서도 VIP 전담부서 NM 소속이고 직급은 차창이다.

NM 이란... W&L의 비밀 자회사로, 이곳에 소속된 직원들은 VIP 회원의 기간제 배우자로 근무하고 있다.

계약 결혼, 또는 위장 부부....

VIP들이 비싼 비용을 내고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선택하고 직원들이 동의하면 두 사람은 일정 기간 같이 사는 것이다.

법적 결혼은 싫다며 스스로 비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배우자 역할이라.. 모든 것이 비밀리에 진행되고

W&L의 다른 직원들조차 NM에서 하는 일을 모르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녀에게는 몇 개의 결혼반지가 남았고 이제 곧 서른이 된다.


계약 결혼.. 일정 기간 서로 부부로 지내고 그 후엔 깔끔하게 안녕하며 다른 배우자를 찾거나

아니면 같은 사람과 재계약을 하거나...

누군가는 사랑 없이 이런 삶이 가능하겠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글쎄... 세상은 넓고,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 실제로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도 모르게..

돈이 많은 사람들.. 사랑보다는 돈을 우선시하고,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다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계약 결혼이나 부부로 위장하는 일 등등.. 이런 일들이 불가능해 보이지도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도 혼전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결혼식은 하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도 있으니깐..

또한 결혼도 하기 전에 이혼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어느 방송인의 말처럼..

젊은 사람들은 점점 결혼은 해도 이혼할 때 질척거림은 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미연에 방지하거나.. 살면서 선을 긋는 경우도 많아지는 것 같고...

책 속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P. 35

 

"그만한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 왜 이런 결혼을 하는 걸까요?"


"법적 결혼을 하면 사는 것보다 헤어지는 게 더 복잡하고 피곤하거든.

상대한테 치명적인 실수가 없으면 순탄하게 끝낼 수가 없어.

하지만, 같이 사는 사람이 싫은데 더 큰 이유가 있나.

통통한 발이 곰발로 보이기 시작하면 사는 게 괴롭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에 자유롭고 싶은 거야. 그런 면에서 합리적이긴 한데 끈끈한 정은 없지."

 이 부분을 보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관계는 NO, 부담 없이 원하는 것만 주고받는 사이는 YES.

즉, 책임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고 인간관계가 그렇게 변하고 있음을 느꼈다.


VIP 회원들.. 갑의 입장인 그들은 돈과 명예, 능력까지.. 다 갖췄는데..

굳이 피곤하게 결혼 생활을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비밀리에.. 가볍게 만나 일상을 함께 하며 즐기는 편이 더 편하겠지..

또 비싼 금액을 감당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사람을 골라 만날 수도 있고..

언제든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으니..

하지만.. 주인공 인지의 생각을 읽을 때면.. 저런 직업을 갖고 있는 것이 얼마나 피곤할지..

사람에 대한 믿음도 사라지고.. 사랑이나 결혼에 대한 깊은 회의감만 쌓일 것 같다.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붕 떠있는 느낌이 들고.. 그녀가 좀처럼 행복하게 보이지 않았다.

과연 그녀는 자신을 찾고, 행복해질 수 있을까?


사랑과 결혼, 그리고 이혼... 또 성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아름답게 미화하거나 보기 좋게 포장하지 않은 채..

이런 속사정도 있지... 인간의 속물적인 욕망을 민낯 그대로 덤덤하게 드러내는 글 속에서..

때로는 통쾌함과 시원함을, 때로는 부끄러움을, 때로는 깊은 슬픔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결혼 이후에는 모든 삶이 관여당해. 심지어 국가가 헤어지는 것까지 관여하잖아. 둘이 합의했는데 왜 법원을 가야하지? 혼인신고처럼 파혼신고 하면 안되나? 그러면 앞다퉈 이혼할 줄 아나봐. 나라가 나서서 이혼하라 해도 하지 않을 사람들은 절대로 안해. 이혼 대책으로 같이 살 배우자를 마련해주는 것도 아니면서.
- p. 58 -

아주 어렸을 때는 어른만 되면 세상이 나를 알아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어른이 된다는 건 내가 세상을 알아버리는 것이었다.

저 바깥세상이 언제 우리를 두 팔 벌려 환영한 적 있었나.
소주가 목을 할퀴면서 넘어간다.
- p.69 -

내 짐이 무거워 남의 짐을 들어줄 여유가 없다.
너도 나만큼 무겁구나, 공감하고 바라봐줄 뿐이다
- p.77 -

나는 이들이 선택한 NM 결혼에 왈가왈부할 생각 없다.
결혼제도가 긴 세월 검증된 삶의 형태라 하더라도 이들은 그것이 불편하다.
대안이든 쾌락이든 이 결혼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역으로 관습과 제도에 익숙한 것을 진부한 삶으로
조롱하는 듯한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익숙함이 곧 진부는 아니며, 제도로 보호받아야 하는 사람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 p.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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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서 식탁까지 100마일 다이어트 - 도시 남녀의 365일 자급자족 로컬푸드 도전기
앨리사 스미스.제임스 매키넌 지음, 구미화 옮김 / 나무의마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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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판 삼시세끼란 글만 보아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일지 예상이 될 것이다.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프리랜서 기자 두 명이 1년 동안(2005~ 2006년) 거주 지역 100마일 (160km​) 이내에서 생산된 음식만 먹는다는

원칙을 세우고 실천하면서.. 각각 자신의 입장에서 기록한 것을 책으로 만든 것인데..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라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30대 기자 커플인 제임스 매키넌과 앨리사 스미스는..

어느 날 우연히 북아메리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 재료들이 평균 1,500마일(서울과 부산을 세 번 왕복하는 것과 맞먹는 거리)를 이동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무작정 충동적으로 원칙을 만들고 시행하게 됐다고 한다.

충동적이라곤 했지만.. 사실 먹거리의 이동거리가 석유 사용량과 거의 비례한다는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데..

이 부분은 생각하지 못 했던 것이라.. 책을 펼치자마자 충격을 먹었고...

내가 늘 먹는 음식 재료들을 생각하게 됐다.

평소 원산지를 꼼꼼하게 살펴보는데.. 솔직히 국내산이라고 해도 이게 진짜인지 아닌지 쉽게 믿을 수가 없다는 생각과

외국에서 왔다고 해도 그저 멀리서 왔겠다.. 농약이나 방부제 같은 것들만 걱정했지.. 석유 사용량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더욱 읽고 싶어졌다. 앞으로 어떤 내용이 적혀있을지..

과연 이들은 100마일 안에서 생산되는 음식만 먹고 살 수 있는지.. 1년간의 여정~ 과연 어떻게 될까?


처음 그들이 바꾸려고 한 것은 단순한 것이었지만.. 실천해보니 원칙을 지키는데 어려움도 많았고..

그걸 이겨내기 위해 직접 텃밭도 만들게 되고, 각 지역 농업인들이나 어업에 종사하시는 분들과 관계를 맺게 되고..

건강한 먹거리, 잃어버렸던 자연의 맛에 점점 익숙해지는 과정..

그리고 캐나다의 자연환경과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우리 부모님들이 살던 시대는.. 먹거리가 많지 않았고.. 가격이 높아 먹고 싶어도 못 먹었던 것들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지금 우리는 엄청나게 풍족한 먹거리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대해서 신경 쓰며 몸에 좋은 건강한 음식을 먹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나도 조금 번거롭고 귀찮더라도 앞으로는 건강한 음식을 먹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다.


 

최근에 자급자족 생활방식을 표방한 TV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그야말로 ‘100마일 다이어트’를 읽으면 좋을 시기가 무르익은 셈이다. 이 책에도 오직 낚싯줄과 통발만으로 물고기를 잡는 어부가 등장한다. 부족한 재료들로 한 끼를 정성스럽게 차려내는 아줌마 같은 남자도 있다. 그러나 모든 면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한 수 위다. TV 속 주인공들은 주어진 시간 동안 오로지 하루 세끼를 챙겨먹는 게 일이지만, 이 책에 나오는 이들은 무려 1년 365일이 ‘리얼 유기농 라이프’이기 때문이다.
-「옮긴이의 말」중에서

요즘은 별 모양 열대과일인 스타프루트와 열대과일의 왕 두리안을 대형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러니 자본주의의 초고속 세계화야말로 우리의 식탁을 다채롭게 만드는 최상의 방법이자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급속한 세계화로 인해 고유한 음식 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다.
-「7월: 모험」중에서

"100년 전에 제조업 분야에 일어났던 것과 비교할 만한 대량 생산 혁명이 음식에도 일어났다." 쉽게 말해 지금 우리는 공장에서 만든 고열량 스낵을 더 많이 먹는다. 이런 경향은 경제학자들이 ‘시간 비용’이라고 부르는 것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간단한 주문으로 높은 열량을 섭취하기가 어려웠다.
-「10월: 침묵」중에서

그럴수록 지난 몇 달 동안 내가 정말로 행복했다는 사실이 더욱 확실해졌다. 딸기를 따고, 자그마한 채소밭에서 재배한 채소들로 첫 샐러드를 만들어 먹고, 자전거를 타고 농민 장터에 가고, 기적 같았던 밀가루 반죽에 감탄하고…… 모두 굉장히 단순한 순간들이라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12월 : 감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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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여왕
김주연 지음 / 박하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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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현수는 대치동에 살고 있고 집 근처 입시 학원에서 논술을 가르친다.

외모도 출중하고 강사로서의 능력도 인정받은 커리어 우먼.

아들 지오도 살뜰하게 챙기려고 노력한다.

남편은 지방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주말부부인 상태..

현수의 친구 려.. 대학 친구.. 얼마 전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고 어린 딸을 혼자 키우고 있다.

또 다른 친구 혜린.. 돈 많은 남자와 결혼 후에 '뇌'빼고 모든 것을 고쳤다.. 아이는 없는 상태..

그리고 민.. 현수의 강의를 듣는 학생. 상위 1%의 성적의 학생이지만.. 잦은 조퇴와 결석을 한다..


주말부부로 지내는 남편은 식탁에 앉아 아이 반찬만 있고 자신이 먹을 것은 없다고 반찬투정을 하면서..

자신이 위염으로 고생 중이라고 말한다. 현수는 어쩔 수 없이 친정엄마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고..

엄마는 새벽 늦게까지 반찬을 만들어 가져다준다.

입주 육아도우미 아줌마의 비위도 맞춰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남편도 챙겨야 하고..

친정엄마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은데..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학원에서도 민..이라는 학생이 마음에 걸린다. 성적은 우수하지만.. 다른 아이들과는 무언가 다른 것 같은 느낌..

결석을 한 이후로.. 학부모 면담을 진행한다.. 그리고 민의 아버지 수호가 학원에 찾아오고..

아버지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젊은 수호의 모습에 놀라고.. 그의 엉뚱한 질문에 당황한 현수..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그를

바리스타 학원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한편... 아들 지오는.. 응급수술을 받게 되고.. 남편에게 연락했으나.. 전화 연결도 되지 않고 급기야는 전화기가 꺼져있다는 메시지만 듣게 된다.

늦은 시간.. 수술실 앞에서 불안했던 그녀는.. 수호에게 연락을 하고.. 그는 경황이 없는 현수를 대신해 이것저것 알아보며 현수를 진정시킨다.

다음날 남편과 연락이 닿았고.. 병원에 온 그를 보며 웃음 짓는 아들 지오의 모습을 보며 안도감을 느끼는 현수...

그러나 남편 핸드폰은 예전과 달리 잠겨있고.. 겨우겨우 잠금 상태를 풀었지만..

"선배, 아이는 좀 어때요? 지금 병원? 언제 내려올지 연락 줘요."라는 문자를 보게 된다.

낯선 이름의 여자.. 그저 단순한 문자라고 생각하지만... 느낌이 이상하다..

남편의 살고 있는 오피스텔.. 회사 바로 앞이라 맛있는 요리를 준비하면서 창문을 통해 퇴근하는 그의 모습을 확인하지만..

그의 옆에는 낯선 여인이 팔짱을 끼고 있다.. 집으로 향하는 그들을 보며.. 서둘러 집을 빠져나오지만.. 결국 그들과 마주친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육아서로 오해할지도 모르지만.. 육아서는 아니다.

<키스 후에 남겨진 것들>을 쓴 김주연 작가의 장편소설.

전작을 재밌게 보아서.. 이번 책도 기대를 했는데..

앞부분은 그나마 현실적인 부분들이 많아서 공감을 하기도 했다.

물론 모든 엄마들이 다 저렇게 책에 나온 대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육아 블로거나 엄마들이 많이 모인 카페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아이를 맡긴 입장에서.. 육아도우미든 어린이집이든.. 학교든.. 엄마는 그들의 눈치를 보며 아쉬운 소리도 할 수 없는 입장이 되는 것..

초보 엄마의 힘든 점.. 그리고 아이가 아플 때.. 그때 엄마가 느끼는 고통...

자신이 힘들 때 기댈 곳은 친정엄마 밖에 없다는 것 등..

다만 아쉬운 것은.. 남녀 사이가 너무 뻔한 드라마처럼 전개된다는 것...

일과 육아.. 둘 다 병행하느라 힘들어하는 여자 앞에 잘생기고 능력 좋은 남자가 나타나고 때마침 남편의 외도까지 목격하게 되면서..

남편과 이혼을 하려고 한다. 아직 이혼 전이지만.. 마음은 이미 잘생긴 남자 쪽으로 기울어져 썸을 타고.. 그 사실을 안 남편은 불같이 화를 내고..

나중에는 자신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사실 자신도 현수가 겪었던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다며..

현수가 산후우울증으로 죽으려고 했던 그때부터.. 매일 밤 악몽을 꾸게 됐고.. 치료도 받고 의사의 조언에 따라 잠시 떨어져 있었던 것인데..

후배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된 것을 용서해달라고.. 자신에게 기회를 한 번만 더 달라고 말하는 것..

그런 말을 듣고.. 불륜을 저지른 남편을 받아들이고 둘째를 갖게 된다는....

예전에 본 드라마 내용 같은 전개에.. 이거랑 육아랑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 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불륜으로 부부 사이가 깨졌는데.. 아무렇지 않게 다시 행복한 가정을 일군다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남자도 입덧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깐.. 주인공 남편처럼.. 산모처럼 산후우울증을 앓을 수도 있겠지만.. (아내의 자살시도는 큰 상처가 됐을 테니깐...)

치료를 위해 가족과 떨어진 상태였으면서.. 아내를 위하는 마음도 없고..

급기야 어린 후배와 불륜.. 아내를 속이고 만남을 갖고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고.. 용서를 해달라고 하는 모습..

아이가 아파서 위급한 상황에서 여자랑 있느라 연락도 안 된 남자..

이런 남자를 다시 받아들이는 여자.. 쉽게 공감할 수는 없는 내용이었다.

차라리 여자가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는 과정만큼이나.. 남자가 남편에서 아버지가 된다는 것.. 그 과정을 그렸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물론 남자들은 이 책을 읽고 아내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육아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과..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워킹맘들의 힘든 점들을...

그러나 내가 보기에 좀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기대하고 봤던 게 그 이유일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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