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다시 사랑하다 - 사랑의 거품이 빠진 사람들을 위한 관계 테라피
린다 캐럴 지음, 정미나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사랑과 심리에 관한 책을 읽었다.

베테랑 커플 심리 치료사 린다 캐럴.

30년 넘게 활동한 그녀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상담했고..

자신이 살펴보니.. 얼마 전에 사랑에 빠진 사람이나 수십 년간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나.. 사랑의 단계는 거의 다르지 않았다며...

일명 '러브 사이클'이란 이름의 다섯 단계를 이 책에서 논리 정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러브 사이클...

첫 단계는 결합 - 사랑의 로맨스가 시작되는 단계를 말한다.

여기서는 서로를 속속들이 마음에 드는 솔메이트로 느끼며 심지어 완벽한 이상형으로까지 여긴다고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의심과 부정의 단계로 사랑의 미약이 주는 효과가 점점 약해지고 파트너와의 일상이 뻔해지는 상태로 접어드는 순간이 찾아오게 되고..

연인을 이전보다 덜 호의적인 관점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특히 여기서는.. 갈등에 대해서.. 파트너에 대한 자신의 이상과 파트너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씨름하는 요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다음 장에서는 이른바 여섯 가지 필수 스킬을 이야기하며 교제 중에 피할 수 없는 문제점인 실망감과 차이에 직면했을 때 관계를 순조롭게 유지시키는 요령을 알려준다.

세 번째 단계는 환멸이다. 갈등이 점점 깊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심각해져서 관계가 아슬아슬해진 순간에 그녀를 찾아온 몇 커플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문제와 해결에 대해 쉽게 풀이하고 있다.

네 번째 단계는 결단.

여기서는 일명 '벽'이라고 지칭할만한 위기에 이르고.. 어떤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속에서..

몇 가지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선택에 따르는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정리도 해준다.

다섯 번째 단계는 진심을 다하는 사랑.

갈등과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잘 되지 않았더라도.. 혼자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요령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지금 나는 러브 사이클 중에서 어떤 단계에 있는지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는 퀴즈가 실려 있다.


책에 나온 말처럼 우리는 흔히 사랑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나의 삶이 바뀌고 혼자서는 할 수 없었던 것도..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사랑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 같다.

그리고 사랑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사랑만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또한 어렵긴 하지만.. 평생을 서로만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러브 사이클의 다섯 단계 중에서 나는 지금 어디쯤에 있을까..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진심을 다하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해서 결혼을 하지만.. 그 사랑이 일상이 되면.. 사랑의 모양이 변하는 것 같다.

질량은 그대로인데.. 모양이 결혼 전과는 많이 다른 것 같은 느낌..

주변을 살펴보면.. 결혼 괜히 했다면서 신세 한탄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나 역시도 상대방에게 실망할 때면..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라면서.. 그땐 그랬지.. 이런 생각을 하곤 하는데..

그럴 때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실망하고 회의감이 들 때.. 나는 왜 이런 것일까.. 생각할 수 있고 또 해결책도 알 수 있기에..


책을 읽으며 결혼은 도대체 무엇일까..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했다.

예전에는 사랑의 완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생각해보니...

결혼은 미성숙한 내가 또 다른 미성숙한 인간을 감싸 안고 보듬어 주는 일 같다.

감싸 안고 보듬어 주는 과정이 다소 힘들기도 하지만.. 나 자신도 어쩌지 못해 안절부절못하고 끙끙거리는데..

이런 상황에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끌어안는다는 것은 당연히 힘든 일일 것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위로가 되고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연애 초기의 그런 열정적인 두근거림은 아니지만.. 여전히 나는 그를 보면서 두근거림을 느낀다.

그리고 동시에 편안함과 예전보다 더 깊어진 친근함을 느낀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

콩깍지가 벗겨지면.. 그땐 무엇으로 살아갈까? 부모님은 어떻게 수십 년을 함께 할 수 있는 걸까?

그 대답이 이 책 안에 있었다.

사랑과 결혼, 인간의 심리까지.. 모든 것을 잘 설명해주는 책이라..

지금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지고.. 권태기에 접어든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부부, 다시 사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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