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 어떤 위로보다 여행이 필요한 순간
이애경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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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 있으면 당연히 언젠가는 헤어진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알고 있는 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것 또한 쉬울 줄 알았는데..​.....

나이를 먹어도 이별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것 같다.

한동안 마음이 텅 빈 것처럼 공허하고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순간에

이 책을 만났다.

 

생각해보면 책에 쓰인 말처럼

어떤 위로보다 여행이 필요한 순간... 또는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순간들이 인생이란 긴 여정에서 제법 있었던 것 같다.

무언가에서 벗어나고 싶고 도망치고 싶은 순간도 있었고

소소한 일탈을 꿈꾸기도 했었고

답답한 마음을 툭 털어내고 산뜻한 기분으로 일상을 맞이하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고..

 

<떠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이 책을 읽으며

지난날 젊었던 그 시기.

청춘이라 불리며 아파했던 그때가 떠올랐다.

첫사랑이 떠나간 빈자리가 너무 커서

그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몰라

나 홀로 무작정 찾았던 겨울 바다.

아무도 없는 그곳에 쓸쓸하고 아픈 마음을 던지고 돌아왔던 첫 여행.

그 후로 삶이 지치고 힘들 때면 훌쩍 떠나길 여러 번..

처음엔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은 마음에 떠난 여행이었는데..

여행을 하다 보니 나를 들여다보게 되고

생각을 정리할 수도 있었고

힘든 상황도 적극적으로 이겨내고자 하는 마음까지 생겼다.

그리고 차츰 여행의 즐거움도 깨닫게 되었고...

 

 어른이 된다는 건

몸만 뻣뻣하게 굳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흘러가는 길까지 굳어지게 되는 것.

중요한 건

끝까지 유연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마음도, 생각도, 몸도.

 -p. 39 고집과 유연성의 사이 中에서-

 

우리는 늘 쳇바퀴 돌듯

비슷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고.. 그래서 때론 지겹고 지루하고

그러다 감정까지 메말라가곤 하는데...

여행은 가봤던 곳을 가더라도 설렘과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희망이 있다.

낯선 곳으로 갈 때는 살짝 두렵기도 하지만..

그것마저도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여행을 준비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삶의 즐거움이 된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지에서 일어난 일들,

여행지에서 향유하는 순간들.

여행이 가져다주는 깨달음으로

우리의 일상은 넉넉해진다.

  - p.64 여행 예찬 中에서-

 

책을 읽으며 그동안 잊고 지냈던 여행의 즐거움과 설렘,

여행을 통해서 많이 성장했던 지난날과

낯선 곳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한동안 힘들었던 마음이 어느 순간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너와의 만남도 어쩌면

내게 여행과 같았는지 모른다.

너는 내게로 걸어왔고

나는 너에게 머물렀고

우리는 서로 스쳐 지나갔다.

  - p140 여행의 흔적 中에서 -


인생의 어느 지점에 놓아버렸던 누군가는

그렇게 멀어지다 결국 사라져버리는 건지.

  - p169 역방향 中에서-

 

마음을 터놓았던 소중한 친구가 떠나고...

지금 안녕하는 게.. 잠시만 안녕일지.. 아니면 영원한 안녕일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좋았던 추억을 가슴에 묻고 다시 오늘을 그리고 내일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전히 헤어지는 것이 아쉽고 그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도 가득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추억을 모두 간직하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한 건

나의 오만이자 착각이었다.

그 추억들은 그 시간에 존재했던 나에게 놓아두고

나는 현재의 시간을 살았어야 했다.

그것이 현재를 사는 나에 대한 예의였다.

여전히 무거운 마음이 지난 시간 속에서 머뭇거렸지만

비로소 방법을 찾은 듯했다.

  -p.172-

 

책을 읽으며 그녀의 생각들이 내 마음을 잔잔히 위로해주는 것 같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대해서 조금은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동시에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내가 외로울 때

누군가는 외롭지 않을 것이고,

누군가 외로워할 때

외롭지 않은 내가

위로해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

  -p, 191 다행이다 中에서 -

 

그녀의 따뜻한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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