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푸어 - 왜 일할수록 가난해지는가
NHK <워킹푸어> 촬영팀 지음 / 열음사 / 2010년 4월
품절


일본 서점에 가면 사회과학만 한 크기로 '빈곤'이라는 도서분야가 있다. 바로 '워킹 푸어'라는 말에서 온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빈곤' 분야에 해당하는 책들이 한구겡서는 주로 경제경영 부문에 해당되고, 일부는 self-help라는 미국식 분류로는 자기계발서에 해당한다.

최근 일본에서 이야기하는 빈곤 분야의 도서든 한국의 경제경영서든, 그 책들을 읽게 만드는 힘은 위상학적으로는 마찬가지다. 토건과 신자유주의가 대책 없는 사람들을 만들어냈는데, 이 사람들에 관한 책을 일본은 빈곤으로 분류하고, 이 사람들이 읽는 책들이 지금의 경제경영서인 셈이다.

똑같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지만, 한쪽에서는 "우리가 해결하자"라고 말하고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하자"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경영서는 그 대부분이 자기계발서와 재테크 유형의 책이다. 기술적으로는 전혀 다른 이야기인 것 같지만 이데올로기적으로는 같은 이야기들이다.-214~215쪽

한국에서는 경제학자들이 국민경제나 기업경제에 관한 책을 쓰면 사회학으로 분류된다. 그 대신 재테크로 대표되는 증권 투자방식이나 부동산 투기에 관한 책들의 일반적인 경제경영서로 들어가게 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하자"라고 이야기하지 않는 책은 현재를 지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를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아주 간단하게 사회학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참, 신기하다.

'워킹 푸어' 현상은 이런 나라들에서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경제학적으로 그 근본 이유를 따지자면 여러 복잡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그 기본 내용은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하자"라는 이데올로기가 냉전 이데올로기의 뒤를 이은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잘사는 나라 만들기'라는 부국강병 이데올로기가 강했던 나라, 즉 극우파의 쇼비니즘이 강했던 나라, 그런 나라들은 결국 '잘 사는 개인 만들기'로 갔는데, 그런 나라들에서 새롭게 빈곤 현상들이 생겨났다. 우리는 지금 신 빈곤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214~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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