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를 으깨며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은 처음 읽었는데, 시니컬한 에세이와 달리 담백하면서도 일본 소설다운 섬세함이 좋았다. 남자 독자들에게도 어필할 지는 모르겠으나 연애나 결혼을 하면서 상대에 맞추느라 힘든 생활을 겪어본 여자라면(아무리 사랑할 지라도), 그리고 그 후 혼자 힘으로 자신있게 살아본 여자라면 공감가고 슬며시 웃게 되는 장면이 많다.

 

연애나 결혼을 하면 나라는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고 도와주려는 존재로 인해 삶이 든든해지고 행복해진다. 해보지 못한 생활도 해보며 인생도 넓어지고....하지만 혼자 지내는 것이 약해진달까..

 

 평범하지 않은 사람과 결혼을 하고 (매력은 넘치지만 돈도 자만심도 질투도 넘치는 드라마속 캐릭터 같은 남편) 길지 않은 3년간 인형의 집의 노라처럼 살았던 주인공. 이 이야기는 전작인 "아주 사적인 시간"이라는 소설로 나와있고 딸기를 으깨며는 그 후속작인 셈이다. 그걸 모르고 후속작만 읽어서 결혼상황시 자세한 스토리는 아직 모르겠다.

 아무튼 개성강하고 능력있는 여자지만 20대 이쁜 여자의 대부분 마음처럼 빨리 결혼하여 안정을 찾고 싶고 힘든 일에서도 도망가고 싶고 한참 이쁠 때 결혼하고 싶은 마음으로 인간관계에서 남자와의 설레는 감정놀이를 즐기며 살았던 결혼 전 시절. 그리고 결혼 생활 후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가는 즐거움, 혼자 살아가는 자유, 나이와 상관없이 아름답고 능력있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발견해가며 즐거워 하는 주인공을 따라가는 과정이 즐겁다.

 

다만...소설을 읽은 후에도 머릿속에 많이 남는 의문은 이 작가 특유의 성격인지 일본 사람들, 특히 일본 여성들의 보편적인 감성인지...우리 나라에서는 정말 성희롱으로 난리가 날 상황이나 대화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상대에게 무례하지 않게 나름 즐거운 입담으로 밀당을 하는 성희롱 가득한 이야기는 오히려 즐겁게 받아들이는게...19세기 서양문학에서 나오는 인종차별을 당연시 하던 분위기에서 보여지는 분위기가 난다.

 

다른 일본소설에서는 이렇게까지 여성을 성적인 존재, 하위존재로 보는 분위기를 많이 못느꼈는데, 다른 소설들이 그런 표현을 많이 안한건지 이 작가 특유의 기법이나 성격인건지...

 

읽기 쉽고, 섬세한 감정을 잘 다루고 있고 즐거운 소설이다. 당분간 이 작가의 책들을 많이 찾아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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