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 주제가 넓고 깊을수록 서로를 알아가고 자신을 재발견하게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와 여유롭게 대화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게으름의 아름다움은 편안함과 함께’ 라는 저자의 말처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한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한량처럼 게을러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고의 지평을 넓히며 더 나은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교양’ 있는 삶을 위함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행위이기에 끊임없이 자신을 표출하고 대화상대를 찾으며 이야깃거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리라.

하지만 ‘지적 대화를 위한 지식’ 은 대화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아무리 훌륭하고 빛나는 담론일지라도 그것이 실제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작용하지 못한다면 탁상공론이라는 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가장 빠른 일은 직접 나서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실천의 의무가 있고, 실천하는 사람들에 대한 짐이 있다.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더 나은 세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그러나 개인만의 행복이 항상 사회문제보다 앞설 수는 없다. 지금 한국사회에 대두되는 문제들도 개인이 지고 나가야 할 것으로 치부했던 것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림으로써 조금씩 바뀌어 나가고 있으니까.

헌법 10조의 행복추구권이 생각해야 할 바를 짚어주고 있다. ‘모든 국민’ 이라는 단어를 볼 때 우리는 추상화된 일반적인 사람들의 집합체를 떠올리지 차별받는 개별적이고 명확한 이미지는 떠올리지 않는다. 그것이 제도적으로 말소되고 일반의 기준이 자신에게로 국한되어 있는 한 진정한 행복추구는 요원한 일이다.

또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알고 있다면 사회에 눈을 돌리고 그것을 자신에게만 적용할 수 있을까.

그런 위선적인 행복은 원하지 않을 뿐더러, 모두의 행복을 위해 나를 깎아가는 것도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나 자신도 행복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용보다 나 자신에 아쉬움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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