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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1
생 텍쥐페리 지음, 김미성 옮김, 김민지 그림 / 인디고(글담) / 2017년 8월
평점 :
한번 이상 읽어본 책은 극히 드물다.
두번 이상 읽은책은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이다.
그 중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어린 왕자"
이번에 인디고에서 리커버북이 나왔다고 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물론 인디고에서 나온 어린왕자 두가지 버전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왠지 리커버북이라하면 꼭 가져야만 할것같았다.
어린 왕자는 너무 유명한 책이라...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 어느시점에 읽느냐에 따라 느낌은 매번 새롭다.
이번에도 역시 몇년전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면,
/그가 어디에서 왔는지 이해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린 왕자는 내게 많은 질문을 쏟아 냈지만, 내 질문은 하나도 귀담아듣는 것 같지 않았다.
조금씩 모든 걸 알게 된 건 그가 우연히 말한 것들 덕분이었다./ p.33
예전엔 위 문장을 읽으면 그냥 지나갔거나, 어린 왕자는 매우 호기심이 많구나! 라고 생각을 했었겠지만,
지금은 어린 왕자는 이기적이구나! 라는 생각, 그리고 작은 별에 혼자 살아서 대화하는 방법이 서투를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어린 왕자의 발목 근처에서 노란빛이 반짝였다.
그는 한순간 움직이지 않았다.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다.
그는 마치 나무가 쓰러지듯이 부드럽게 쓰러졌다.
모래 때문에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p.155
어린 왕자가 자기 별로 돌아가는 모습.
이 장면에선 눈물까지 났으니...
예전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낄 수 있게 되어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이런 감정들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건 책 속의 삽화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동화책을 읽는 느낌이랄까.
장면 곳곳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시각화 해서 보여주니 몰입 또한 더 잘되는것도 같다.

/"뭐라고? 그럼 하늘에서 떨어졌다는 거야?"
"그래." 나는 겸손한 말투로 대답했다.
"정말 이상한 일이야!"
말을 마친 어린 왕자가 큰 소리를 내며 귀엽게 웃어는데, 그게 나를 아주 화나게 했다.
나는 사람들이 내 불행을 심각하게 여겨 주기를 원한다. 게다가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럼 아저씨도 하늘에서 온 거네? 아저씨는 어느 별에서 왔어?"/ p.35

/"밤에 하늘을 바라볼 때, 그 별들 중 한 곳에 내가 살고 있을 테니까.
내가 어느 한 별에서 웃고 있을 테니까, 아저씨에게는 모든 별들이 소리 내어 웃는 것 같이 보일 거야."
그리고 어린 왕자는 다시 한 번 웃었다.
"그리고 슬픔이 가라 앉으면 아저씨는 나를 만난 걸 기쁘게 생각할 거야.
아저씨는 언제나 내 친구일 거야. 아저씨는 나와 함께 웃고 싶어질 거고, 그럴 때면 이따금 창문을 열겠지./

/"내 삶은 단조로워. 나는 닭을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지.
닭은 모두 비슷하게 생겼고, 사람도 모두 비슷하게 생겼어. 그래서... 말하자면 좀 따분해.
하지만 네가 날 길들인다면 내 삶은 햇볕이 든 것처럼 환해질 거야.
난 네 발소리가 다른 어떤 발소리와도 다르다는 걸 알게 될 거야.
다른 발소리는 날 땅속으로 숨게 만들어.
하지만 네 발소리는 음악처럼 날 밖으로 불러 낼 거야. 그리고 저길 봐! 밀밭이 보여? 난 빵을 먹지 않아.
밀은 내게 아무 소용이 없어. 밀밭을 봐도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아.
그건 서글픈 일이야! 하지만 네 머리카락은 금빛이구나.
네가 날 길들이게 되면 멋지겠는걸! 황금색 밀을 볼 때마다 네가 떠오늘 테니까.
그럼 난 밀밭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도 좋아하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