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보, 지옥으로부터의 자유
삐에르 쁘띠필 지음, 장정애 옮김 / 홍익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랭보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늦은 밤 ocn에서 해주던 선정적인 영화에서였다. 랭보의 삶을 영화화한 ‘토탈 이글립스’라는 영화였다. 그때만 해도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그것은 무척이나 선정적이고 독특한 기억으로 내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특히나 영화 속에서 그가 지평선을 향해 내뱉던 ‘영원은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 ...’ 이라는 시구는 잊혀지지가 않았다.

  시간이 좀더 흐른 후에야 그가 꽤 유명한 시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목적 없이 찾았던 도서관에서 그의 시집을 빌린 후 뜻도 모르고 읽었었지만 제대로 읽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모든 문학에 해당되는 말이겠지만 작품이 써졌던 시대에 영향을 받는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시도 아닌 것을 무작정 읽어대기만 했으니 제대로 읽힐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것도 좋다고 열심히 읽었지만 나에게 너무 난해했기 때문에 금세 손에서 놓아버렸다.


  그리고 최근에 와서 또 다시 그를 찾게 되었을 때 가장 많은 것을 알 수 있는 책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의 태생부터 삶 그리고 절필 그 후의 삶에 이르기까지. 그의 마지막까지 읽고 싶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두꺼웠다. 물론 다른 얇은 책들과 안의 내용을 비교도 해보았다. 두껍다는 것은 그만큼 글 쓴 사람이 많은 것을 가지고 할말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신용해 보기로 했다. 책에는 방대한 그러나 어떻게 보면 모자른 부분도 있는 랭보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두꺼운 만큼 방대하게 랭보에 관한 아주 사소한 것까지도 뿌리부터 조사해서 밝혀 두었다. 그 점은 정말 놀라워 할 점이다. 생각지도 못한? 어떻게 보면 관심이 없는 그의 조상부터 밝히기 시작하니까 말이다. 흥미로웠던 것은 역시 그의 학창시절부터 시를 쓰던 시기 이였다. 그에 대해 남아있는 최대한의 자료를 끌어 모아 친철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만족스러웠다. 덕분에 조금 지루한 부분도 있었다. 별로 궁금하지 않은 점 같은 것 말이다.

  많은 분량이지만 역시나 궁금한 것을 모두 파헤쳐 주지는 못했다. 이건 아마 랭보 본인을 만나지 않는 이상 충족되지 못할 궁금증일 테니 따로 이야기 하지 않겠다.


  읽는 내내 랭보의 삶을 뒤 쫓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다 읽고 난 후에는 그에 대한 감정이 쌓여 어찌할 줄을 모를 정도였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와 이야기 하지 못하는 시대에 태어난 것이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었다. 이런 종류의 책의 역할로 치차면 훌륭하지 않을까. 그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만족한 책이다. 앞으로도 좀더 많은 것을 다룬 랭보에 관련된 책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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