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pimg_72696619380317.jpg)
동남아 지진 해일을 겪고 나서 영화를 봐서 그런지 진짜 실감났다. 영화관에서 봤으면 무서웠겠다. 소현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덜덜 떨면서 내 품을 파고 들었다.
영화가 끝나자 "엄마, 우리 앞으로 이런 공포영화 보지 말자" 이런다. "소현아, 이건 공포영화가 아니고 재난영화라고 해" 엄마가 잘난 척하고 이렇게 설명해주자 소현이 단호하게 이렇게 말한다. "나한테는 공포영화야!"
애는 무심코 한 말이지만 나는 뜨끔했다. 그렇지, 너희 세대는 우리보다 이런 재난을 훨씬 더 피부로 느낄 것이다. 우리는 후손에게 도대체 무슨 못할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소현이가 너무 무서워하자 해송이가 옆에서 은근히 장난질을 친다. "너 50몇살 쯤 되면 진짜로 저렇게 돼" 그말을 듣자마자 악을 쓰고 울어대기 시작해서 나는 달래느라고 진땀 뺐다. "아니야, 절대 안그래, 소현이 살아있을 때는 절대 그런 일 없어" 그러나 누가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영화에서처럼 며칠만에 온 지구가 빙하시대가 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나(영화는 긴박감을 조성해야 하니 천천히 진행되는 일도 며칠 안에 완성되는 것으로 설정해야 하겠지 이렇게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무시해 버릴 수 있을만큼 지구의 상황은 태평하지가 못하다. 지금도 세계 곳곳이 이상기후가 아닌가. 올 겨울 대한민국 날씨도 수상하고.
헐리우드 영화답게 가족애가 문제를 해결하긴 하나 구태의연하다든가 하는 흠집을 잡을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 이 영화의 상황은 앞으로 실제상황이 되어 우리 앞에 언제 닥칠지 모르는 무시무시하고 심각한 상황이다. 공포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