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람들 그렇잖아요. 텃밭 하나 가꾸고 싶다라고. 그래서 화분에다가 스티로폴 박스에다가 나무판자 사과궤짝에다가 하다못해 깨진 고무다라에다가도. 거기다 상추 고추도 몇 포기 심고 가지 토마토도 달리게 하고 좀 경험이 쌓이고 재미가 붙으면 부추도 뿌리얻어다 심고 딸기모종도 구해심고 치커리나 샐러리같은 쌈채소도 심어보기도 합니다. 농원이나 주말농장같은데 가보면 근처에 이런저런 농자재나 씨앗 퇴비 비료같은거 팔지요. 작은 책자같은것도 있는 곳이 있긴 하대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채소를 어찌 가꿔야 하는지 종류는 얼마나 있는지 자세히 가르쳐주는 곳은 드물었어요. 책방에 가서 텃밭가꾸기나 주말농장 관련 책을 뒤적거려보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뒤져보기도 하고... 코드가 맞는 친구들에게 물어보며 나만의 텃밭을 가꿔갑니다. 그렇게 해서 한해 두해 조그만 텃밭 가꾸면서 이런저런 갈증같은 것이 치밀어 올라오지 않던가요? 전 선인장도 제대로 못 가꾸고 죽이는 기맥힌 능력???을 갖고 있었던지라... 배움이 절실했지요. 맞는 책이 없다는 거. 딱히 내가 알고 싶은 것들... 꼭 내게 필요한 정보들.. 이런 것은 애써 머리 싸매고 찾아나서지 않으면 구해지지 않더라고요. 간단한 책자들은 너무 단순하고 누구나 알고있는 간단한 정보들만 싣고 있고 두꺼운 책들은 전문용어들만 가득하고 머리 깨지고. 누가 논문 쓸 것도 아닌데 싶어 집어던지게 마련이지요. 지금 소개하는 이 책은 그야말로 텃밭 <백과>네요. 이거 한권 들고살면 텃밭은 무난히 평정하겠습니다. 안그래도 텃밭에 심을만한 이런저런 야채며 곡물이며 어찌해야 할런지 가르쳐주는 곳은 별로 없었어요. 그저 눈으로 눈팅하고 말로 배우고 책이나 인터넷에서 찾아봐도 단순복잡한 이론적인 것만 나와있고요. 이렇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질적인 체험담은 거의 없었지요. 요즘들어 인터넷의 위력에 힘입어 개인 사이트나 블로그 귀농관련 카페등에 간간이 체험글들이 올라오곤 하지만 그건 일일이 검색을 해가며 아니면 눌러붙어 앉아 읽어야만 하는 그런 정보들이었어요. 저도 귀농7년차~ 아니 이젠 8년차로 접어드네요. 농사를 배운 적은 한번도 없었고 강의를 들은 적도 따로 공부를 한 적도 없었지요. 다만 칠순 할매를 따라댕기며 실전에서 익힌 것 뿐. 해서 누굴 가르쳐 줄 수도 정보를 나눠줄 수도 없는... 그런 몸에만 익숙한... 그런 농사였지요. 이 책에는 실지로 필요로 하는 정보만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텃밭농사짓는 분이 직접적으로 몸에 익히는 것이 수순이지요. 이 책을 이틀여 손에서 놓지 않고 읽어냈어요. 군더더기없는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더욱더 놀랜 것은 그 사진들... 밭 장만하고 씨를 구하고 파종한 모습 싹 트는 모습 2주 후 모습 4주 후 모습... 1개월 후 모습... 다 자란 모습등등등... 헐... 놀래버렸네요. 또 거기다 병든 모습... 벌레가 지나간 모습~ ㅎㅎㅎ 생생한 사진들이었습니다. 보기좋으라고 찍어낸 사진들이 아니고 그야말로 자연스러운... 텃밭의 모습이었지요. 이정도의 정성으로 만들어낸 책은 없다 봅니다. 이 책을 읽고 보면서 텃밭재배 경험을 쌓을 초보자분들이 무척 부럽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농사경력자인 분들도 봐야할 꼼꼼한 책입니다. 실전에 강하다 해도 이론에 약하면 농사가 힘들거든요. 일반 책들은 너무 이론에 치우쳐 몇페이지 넘기기가 힘든 반면에 이 책은 그냥 술술 넘어가네요... 이런 책이 제일 좋지요. 저에겐 확인사살 할 수 있는 아주 적절한 책이었습니다. 저자가 10년간 공력을 들여 텃밭농사를 지으시며 기록하신 이 자료들... 두고두고 볼만한 엄청 가치가 있습니다. 책읽는 즐거움과 텃밭가꾸기가 주는 즐거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님들께서도 이 책 한번 읽어보세요... 집 한켠에 상추 몇포기 고추 몇포기 키우시거나... 아니면 주말농장이나 작은 텃밭 하나 가지고 계시다면... 또는 앞으로 농사를 지을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 책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