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우다, 공식 한국어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양희승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왜 이제서야 읽었나 싶다.

이 책을 사게 된 이유는 아마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나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서

읽기자료로 인용이 되어서 였던 것 같다.

그리고 구입해놓고 읽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그래도 책 읽을 시간이 많아서

책장에서 책을 빼보았다.

아.. 왜 이제서야 읽게 되었을까?

이 책의 주요 내용은

파편화된 현대 사회의 문제를 티벳 근처의 작은 지역인 라다크에서 해결책을 찾자는 것이다.

1부에서는 전통적인 모습으로 1000년 이상을 살아온 라다크를 다룬다.

2부에서는 라다크까지 덮친 산업화(개발)의 바람, 그리고 그 후 변화

현대식 교육은 지역의 자원들을 무시한 것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자기 자신과 자신들의 고유 문화에 대한 열등감을 갖게 만든다. 그들은 자존심을 빼앗겨버렸다. 학교의 모든 교육 내용은 서양의 것들이 우월한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으며, 그 직접적인 결과로 어린 학생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전통을 부끄러워 하게 되었다.

- 위 책 p.216

3부는 미래를 향하여, 라고 저자가 바라는 개발의 방향

(저자는 반개발이라고 주장하지만, 지속가능한 개발을 뜻하는 듯 싶다.)

산업화가 가져다 준 수많은 혜택이 있지만,

개발이라는 이미지가 너무나 멋지게는 보이지만,

그 이면에 감추어진 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

게다가 가정 공동체의 모습

예를 들면, 가정에서의 여성의 위치나 할머니, 할아버지의 위치, 자녀 교육 등까지도

이야기하고 있다.

라다크의 아이들은 자신을 둘러사고 있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무한정의 그리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다. 그런 것이 서양 사람들에게는 어린 아이를 '버리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라다크의 아이들은 다섯 살만 정도만 되어도 다른 사람에 대한 책임 의식을 배운다. ... 다시 말해 라다크의 아이들은 사람들 사이의 주고받는 관계의 사슬 속에서 자신이 그 한 부분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 위 책 p.145

라다크의 노인들은 생활의 모든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이 할 일이 없어 허공을 멍하게 바라본다거나 소외되거나 외로워하는 일은 없다. 노인들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공동에 있어 중요한 구성원이 된다. 라다크에서는 나이가 들었다는 것이 곧 값진 경험과 지혜를 가졌다는 의미를 지닌다. .. 노인들은 그렇게 활발함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그들이 지속적으로 젊은 사람과 접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아저비, 할머니와 손자, 손녀의 관계는 분명 부모, 자녀와의 관계와는 다른 것이다. 가장 높은 연령대의 사람들과 가장 낮은 연령대의 아이들은 아주 특별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데 그들은 정말 좋은 친구가 된다.

- 위 책p.147~148

우리가 이제서야 페미니즘을 연구하는 것 이전에,

이미 이 곳에서의 여성의 권리는 상당했다.

개발 전후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더 이해하기가 쉬울 듯 해서 옮겨본다.

<개발 전>

서양에서 사용하는 대명사에서는 'He'나 'She'와 같이 성을 구분하지만, 라다크에서는 '코(kho)'라는 대명사 하나로 남녀 모두를 통칭한다.

- 위 책 p.150

라다크 사회에서의 여성의 지위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여성의 지위는 형식적인 영역에서보다 비형식적인 일상에서 더욱 폭넓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여성이다. 경제 구조의 초점을 이루는 것은 가정이며 구성원들의 기본적인 필요 충족과 관련된 중요한 결정들은 대부분 가정 경제의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여성들이 아이를 돌보며 가정에 머무르는 것과 사회 일선에 나서서 경제 생활을 해야 하는 것 가운데 꼭 하나만 택하라는 식의 강요를 받는 일은 없다.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공동의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상황은 거의없기 때문에 산업화된 사회와 비교해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남성 주도 성향의 공정 영역은 그다지 큰 중요성을 갖지 않는다.

- 위 책p.151

<개발 후>

분열 양상의 원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은 남성과 여성의 직무 구분이 더욱 뚜렷해짐에 따라 그들 사이의 역할 차이가 점점 더 양극화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세계 전역에 나타난 공통적인 현상은 남성들이 돈을 벌기 위해 고향인 농촌 지역을 떠나 도시로 몰려든가는 것인데, 라다크 역시 예외는 아니다. 가정의 외부에서 기술에 기반을 둔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남성들만이 가족 구성원 중 유일하게 생산력을 갖춘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

여성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갇혀 보이지 않는 그림자와 같은 존재가 되고 만다. 일을 하고는 있지만 그것으로 돈을 버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생산적인' 존재로 비춰지지는 않는다. 여성들이 하는 일은 국민 총생산으로 환산되지도 않는다.

- 위 책p.235~236

이 책은,

교육을 하는 모든 사람,

세계화와 산업화에 지친 사람,

가정을 가진 아빠, 엄마, 그리고 예비 엄마, 아빠

친환경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관심이 있는 사람,

건강한 사회를 꿈꾸는 사람,

지리를 전공하는 사람 전체가

읽었으면 한다.

너무나 인상적인 구절이 많아서 다 옮겨적을 수는 없고,

내 마음에 콱 새겨진 한 구절만 옮겨본다.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대지와 분리되고 이웃들과 분리되고 결국 자신으로부터도 분리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지리라는 학문에서 철학을 세운다면 반드시 이 내용은 들어가야만 할 것 같다.

아... 지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보너스가 있다.

티벳 인근이 고산기후 지역과 건조 지역 기후의 생활상에 대해서도 (자연환경과 인문환경)

볼 수 있어, 세계지리를 수업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고산지역에서의 동물의 이용

그들의 가옥 건축

티벳 불교의 모습 등

그건 이 책에 보너스에 불과하다.. 그저 덤!!!!

마지막으로,

책을 읽다가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겼다.

그 곳을 그렇게 개발의 바람을 막는 것(돌리는 것)이 정당하냐?

그들도 기술 혁신의 이익을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냐?

친절하게도 저자는 그 의문에도 대답을 하고 있다.

제 3세계 사람들도 스스로 배워야 하며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제 3세계 문제에 관심과 우려를 가진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나는 수없이 들어왔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제3세계 사람들을 어린아이 같이 다루는 것이고 아무리 아이에게 주의를 준다 해도 그 주의만으로 아이가 뜨거운 불에 손가락을 넣으려 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그러한 태도는 고의가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개발의 속임수를 영구적으로 지속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스스로 헤쳐간다'는 것은 반복할 수 없는 개발의 모델을 따라가야 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동일한 자원이 없는 상태에서 그것을 따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 위 책 p.291

이런, 저런 면에 시사하는 바가 많고,

나에게도 물론 그러했다.

이 책을 읽게 되어 참으로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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