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한 장 한 장에는 선인의 지혜, 동세대의 꿈과 고통, 나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 깃들어 있습니다. 자신과 타인과 세상에 대한 회의가 들 때 책을 집어 듭니다. 책은 나를 위로해주고 격려해주고 다시 일어서게 합니다. 조그만 성취와 알량한 허명에 들뜨게 되면 책을 잡습니다. 책은 내 정수리에 죽비를 내리치며 나의 한계와 편향을 알려줍니다. 책의 나의 스승이자 동지이며 친구이자 연인이고, 훌륭한 적입니다.    
   

사기열전 / 사마천

고대나 현대나 사람의 본성과 행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인물의 이야기와 그들에 대한 사마천의 평가는 마치 지금 여기 이야기처럼 들린다. 중국 고전을 단지 ‘처세술’이나 ‘집권론’ 차원에서 접근하려는 사람은 이 책을 보지 마라.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성와 합리와 도덕의 간판을 건 현대 콘크리트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뱃속 깊이 묻혀 있는 그 무엇을 불러일으킨다.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는 쉽지 않지만, 이를 꿈꾸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1984년 <노동의 새벽>이 전(全)지구차원으로 확장되었다. 권력과 자본에 대한 비판은 더욱 날카롭게 빛나고, 인간과 노동과 자연에 대한 사랑은 더욱 뜨거워 데일 것 같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 노르베르토 보비오

몰락한 ‘소비에트 사회주의’의 이데올로기와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한 얼치기 좌파가 읽어야 할 필독서. 사회주의와 민주주의와 관계, 사회주의와 자유주의의 관계에 대한 냉정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서라벌 사람들 / 심윤경

‘신국’(神國) 신라의 사회상과 서라벌 사람들의 삶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복원한다. 책을 잡고 그 자리에서 바로 독파했을 만큼 재미와 긴장을 준다.





추천인 : 조국



1965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1982년 3월, 만 16세 11개월의 나이로 서울대 법대에 최연소 입학을 하였고, 1980년대 하반기 대학원을 다니며 이수성 서울대 총장(이후 국무총리)의 조교로 일하였다. 대학원 재학 기간 동안 이진경(현 서울산업대 교수), 진중권(현 중앙대 겸임교수) 등과 함께 주체사상 비판작업을 수행하고, 필명으로 <주체사상 비판>(벼리출판사)를 출간하였다. 1992년에는 만 26세 11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울산대 교수로 임용되어 화제거리가 되었다. 1993년 고향 및 대학 선배인 백태웅씨(현재 카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로스쿨 교수)가 이끄는 <사회주의노동자동맹>을 도운 혐의로 반년간 옥고를 치렀고,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에 의한 '양심수'로 지정되었다. 재판 당시 천정배 변호사(이후 법무부장관)가 그의 변호팀을 이끌었다.

2001년 12월 이후로 서울대학교에서 법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2000년 이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으로 시민운동에 참여하였고, 2007년 12월 대법원장 지명으로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으로 임명되어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한 조사와 구제에 일조하고 있다.

전공인 법학연구를 삶의 중심에 놓으면서도, 여력이 되는 대로 전공 밖의 세상일에 관여하고 있다. 법의 제정.해석.집행의 문제, 그리고 인권의 보장과 신장의 문제가 애초부터 세상 일과 따로 떨어져 있을 수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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