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처음 알게되었을 때, 많이 고민했다. 읽어야할까, 말아야할까...
간호조무사가 된 시인이 1246일 동안 기록한 생의 마지막풍경이란다. 나는 아직도 생의 마지막인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걸까. <숨결이 바람 될때> 책도 사놓고는 죽음이라는 이름을 이겨내지 못해 결국 읽지 못하고 책장에 고스란히 두었던 과거가 있다. 몇번이고 망설이다 결국 읽어 보기로 한다. 내가 극복해야 할 결국엔 언젠간 받아들여야 할 자연의 순리이니까.
시인이자 작가이며 강연도 다니던 작가는 16년간 병중에 계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그 해에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딴다. 책을 읽다가 깜짝놀랐던것은 그때 작가의 나이는 적어도 50대 중 후반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어머니가 병중에 계시는 동안 외롭고 무서웠던 시간을 함께 해줬던 건 병원식구들이었다고 한다. 어머니를 함께 지켜주고 걱정해주던 그들을 보며 작가도 누군가에게 '식구'기 되어 외로운 시간의 귀퉁이라도 데워주고 싶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과연 누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50을 넘긴 나이에 이토록 아름다운 이유로 간호조무사가 되어 요양병원에 들어가는 쉽지 않은 결정을 한 작가!
삶의 마지막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적은 없지만 아무래도 다니는 병원에서 소중한 이와 이별하는 장면들을 볼 때가 있었다. 엄마는 내가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을 싫어해서 관찰실 앞에 입원을 하게 되면 항상 방을 바꿔달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괜찮았다. 이상하게 책으로는 마주할 수 없는 그 이별이 현실로는 이해가 되었다. 내가 그사람의 삶의 일부를 나누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저 멀리서 그 분이 더 편안하고 좋고 아름다운 세상에서 편히 쉬시길 기도했다.
책에는 총 48분의 이별의 이야기가 기록되어있다. 눈물나도록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도, 책을 읽다가 베개를 팡팡칠만큼 화나는 이야기들도 있었다. 삶의 마지막 정도는 모두에게 조금 더 너그러워도 되지 않을까. 마지막까지 상처를 안고 가게 한 하느님이 처음으로 미웠다. 책을 읽다보면 DNR(소생술포기. 종말기 의료에서 본인 또는 가족의 의사결정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는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생의 마지막 정거장을 향애 달려가는 버스를 탄 부인을 둔 할아버지. 의료진들이 알려준 DNR이라는 제도에 대해 엄청나게 화를 내신다. 하지만 삶을 다하고 가시는 분께 무리한 심폐소생술은 몸을 망가뜨리고 고통을 줄 뿐이라는 설명에 받아들이시진 못하지만 결국 동의를 하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가 만약 그 상황에 처한다면 나는 어떤 결정을 해야할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지금에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는 편하게 가고 싶다.' 라고 생각하지만 그 ˖의 나는 다른 결정을 하게 될까? 적어도 그런 부담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지 않기 위해 내가 미리 결정을 해두어야 겠다고 다짐한다.
작가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