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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 뒤라스의 글
마르그리트 뒤라스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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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의 사생활
박찬용 지음 / 세이지(世利知)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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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행 회화- 어느 여행자의 북한어 공부
김준연 지음, 채유담 그림, 허서진 감수 / 온다프레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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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지기 쉬운 삶- 상처 주는 세상을 살아가는 법
토드 메이 지음, 변진경 옮김 / 돌베개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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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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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얘기하려고 하면 한 없이 길어질 것 같을 때 “이걸로 책 한 권을 쓰고도 남을 정도에요.”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사내 메신저나 pc 카카오톡의 메세지 입력창에는 대신 이런 문장을 작성했을 수도 있다. “옥상에서 만나요.” 왜? 말하자면 길고. 지금 책을 쓸 수는 없으니까. 우리는 이따가 긴히 옥상에서 만나서 얘기를 좀 해야해요. 이렇듯, 회사원이라면 그 언젠가 사용해보았을 회사 버전의 관용어인 <옥상에서 만나요>를 제목으로 둔 소설을 만나서…

나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거나, 엘레베이터를 타고도 남은 한 층 정도는 애매하게 계단을 터벅터벅 올라야 했던 지난 회사들의 옥상들을 떠올렸다. “63빌딩과 남산타워와 한강이 한 눈에 보이는 멋진 삼각형의 꼭짓점”(2쪽)을 보유하지는 않았지만 남산타워가 보였던 뷰포인트는 한 번 쯤 있었던 것도 같고, 대개 오래 머무를 수 있을만한 구석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자주 찾다가 정이 들어버렸던 곳들.

<옥상에서 만나요>의 옥상에서 주인공은 간절하게 무언가를 빌기로 결심하는데 그 대목에서 나는 의문을 가진다. 가져볼 수도 있었을 것을 가지지 않은 상태라고 해서, 그걸 가져야 겠다는 마음이 (높은 확률로 늦은 타이밍에) 들어버린다면 그는 반드시 간절해져야 하는건가. 소설 바깥 세상의 내가 진정성에 진저리를 치는동안, 다행히 주인공도 반문 비슷한 걸 한다. 정말 당신도 이렇게까지 간절했던 적이 있었던건가요. 나만 몰랐나요. 내가 먼저 물어보지 않았으면 영영 나는 모르고 지내게 되었을까요.

정세랑 작가는 달밤 아래 이토록 믿기 힘든 간곡한 샤머니즘의 세계를 구현해놓고, 알라딘의 지니램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진 소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인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진정성이 통했으나 거기서 끝나는게 아니고 그 이후에 댓가가 따르며 어느새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 누군가의 단점을 지금보다 더 많이 발견해낼 것인가 아니면 장점을 정말 장점으로서 인정해주는 일에 더 많은 힘을 쏟을 것인가. 나라면, 숨 쉬듯이 할 수 있는 일은 이 중 전자인가 후자인가? 이야기는 주인공이 끊임없이 선택해야 할 운명이라는 댓가와 함께 이어져간다.

‘<피프티 피플>을 쓴 작가가 맞구나!’ 하는 건 ‘아토피가 심한 헤어디자이너’와 ‘20년 넘게 키운 앵무새가 죽은 사람’이 지면에 초대되었다는 걸 확인할 때 즈음 짜릿하게 재확인할 수 있다. 통속적인 사극도, 근거없는 SF도 아닌데 장르를 정의하려다 아직 나는 답을 찾지 못한 소설 <옥상에서 만나요>.

“얼굴이면서 얼굴 아닌 것”(22쪽)을 만나서는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이를 향해 나아가는 이 이야기는 옥상에서 무표정을 지어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읽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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