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브라더
코리 닥터로우 지음, 최세진 옮김 / 아작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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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는 17살 소년이지만 그는 이미 인터넷 상에서 다양한 시스템들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다 알고 있다. 'W1N5TON'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며 인터넷 시스템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그의 똑똑한 재능을 활용하여 거슬리는 학교의 감시 시스템에서 벗어나곤 했었다. 그리고 그의 놀라운 재능은 세상을 완전히 뒤엎어버리게 된다.

 

그 날도 학교의 감시 시스템에서 무사히 빠져 나와 베이교를 거닐고 있는 평범한 하루였다. 그러다 마커스와 그의 친구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갑자기 일어난 거대한 테러에 연루되게 된다. 그들은 국토의 보안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되어 비밀 감옥으로 끌려가 며칠 동안 무자비한 고문을 당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풀려나던 때, 마커스는 그가 살아 있는 도시가 모든 시민들을 아주 위험한 테러리스트처럼 다루는 경찰 관할 도시가 되어있음을 깨닫고 그로 인해 발생할 사생활 침해 문제와 더불어 국토 안보부의 국가 보안 시스템과 맞서기로 다짐했다. 국토안보부에게 쫓기며 새로운 모험을 시도했던 그는 용감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17살 어린 소년이 국토안보부의 보안 시스템을 뚫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ㄱ러나 마커스는 해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마커스의 재능이 얼마나 뛰어난가'가 아닌 국토의 보안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가'라고 생각한다. 영리한 소년 하나에 국토안보부의 대테러 기술이 뚤렸다면, 그 기술이 진짜 테러리스트에 맞서 잘 작동할 리가 없다. 말만 거창하지 속은 비어있는 빈 수레 같은 국가 보호 시스템인 것이다. 이것이 소설 속 내용이 아니라 현실 상황이라고 가정해보면, 만약 대한민국의 국토안보부 보안 시스템이 이처럼 허술했다면, 우리는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사생활과 보안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다. 그러나 덧붙인 글에 쓰인 내용처럼 사생활과 보안을 맞바꾸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지금껏 계속 인간의 기본권에 대해 주장했던 마커스처엄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 테러를 막겠다고 수많은 사람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국가는 국민의 기본 권리를 지켜줄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해킹'이 나쁜 일을 하는 사람으로만 낙인 되어 있었지만 최근에는 화이트 해커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로 다양한 해킹 기술을 활용하며 불의에 맞서려고 했던 마커스의 행위가 정당하지 못하다는 판단은 쉽게 내릴 수 없을 것이다. 오히려 나는 그의 용감한 행동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는 누군가가 우리를 자유롭게 만들어줄 것이라 기대하면 안 된다'라는 구절을 보고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그 동안 나는 틀 속에 갇힌 삶을 살고 있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룰을 따라 행동하는 내 모습은 로봇과 다를 바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줄 마이키를 기다릴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마이키는 단순히 소설 속 인물이 아니라 내 안에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살기 위한 용기와 노력을 보여줬던 마이키처럼 그러한 행위를 통해서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음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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